2020.12.28 06:45
가족 중 한명이 조현병입니다.
지금은 매달 주사맞으면서 생활하고 있고요.
직업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냥 보기엔 뭐 조금 수줍음 많고 하찮은, 평범한 사람이지만 사실 많은게 바뀌었습니다.
여러가지 좀 그렇습니다.
사실 글을 전공했던 사람이라 글을 쓰면서 생활하면 좋을것 같은데
병때문인지 뭔지 글을 못씁니다.
글을 보는 직관은 아직 살아있는데, 스스로 글을 못써요.
쓴 글들을 읽어보면 도무지 정리된 맥락이라는게 없고, 너무 단순합니다.
원래 그랬나 생각해보면 원래 안이랬던것 같은데..
병때문일까요?
이 병이 복잡한 것들을 하기 어려워 한다고 하던데..
아무튼 우리는 꿈이 있었어요.
일하면서도 서로 공부해서 나중에 꼭 글 같이 쓰자고.
그래서 글로 먹고 살자고. 그 글로 만화도 만들고, 영상도 만들고 하자고
그랬거든요.
근데, 지금 글 쓰는거 보면
깝깝해요
이게 나아질수 있는건지, 아니면 포기해야하는건지.
본인 스스로는 반쯤 포기한것 같은데
그래도 주말마다 글쓰기 강좌도 듣고 매일 글도 쓰고 그렇긴 한데
글이 너무 엉망진창이라
이제 글이란건 그 사람에게 취미생활 이상의 무엇을 기대하긴 어려운걸까요?
2020.12.28 11:16
2020.12.28 21:40
약의 문제도 있고..원래 이게 뇌에 물리적인 변형이 오는 병이라고 하더라고요.
2020.12.28 12:11
아는 사람의 남편이 정신분열인데, 증상이 발현될 때마다(뭐라고 번역이 되는지 잘 모르겠는데 싸이카틱 에피소드라고 하고 갑자기 증세가 심해져서 폭력적이 되거나 조절이 안되는 그런 상태인 것 같아요.) 두뇌 조직이 손상된다고 해요. 그래서 점점 사회성과 그 외의 기능이 쇠퇴한다고 합니다. 지인의 남편은 청소년 때부터 증상이 있었지만 30대가 넘어서야 정식으로 치료를 받게 된 케이스라 아마 더 병세가 더 많이 진행된 상황이라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2020.12.28 21:41
저희쪽은 오히려 폭력성은 거세되고 죄책감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그래도 나이들어 발병하면 운이 좋은거라고 하더라고요. 어느정도 학벌을 갖춘상태라 일을 할수가 있어서요.
2020.12.28 14:42
2020.12.28 21:42
의사는 언제나 직업 갖는건 좋되 나머지는 그냥 다 하지 말라. 무리하지말라.입니다.
사실 저희 가족의 경우엔 조현병중에서도 나름 성공적으로 생활하는 케이스라고는 합니다...
그래도 뭔가 상실감이 크네요...
2021.01.0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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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부작용이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제가 정신분열은 아닌데 그쪽 약도 먹고 있긴 해요. 워낙 정신쪽 약들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걸이인지라..
한치 앞도 안보이고 내가 과연 정상적 생활을 할 수 있을까 두려웠는데
저같은 경우 시간이 지나니 정상에 가까워지긴 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