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작과 마찬가지로 에피소드당 시간은 25~30분 정도입니다만. 에피소드 갯수가 7개로 줄었습니다. 이걸로 완결되는 이야기구요. 스포일러 없이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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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수 위에 쪽배가 하나 떠 있고 거기에 핸드폰을 손에 쥔 여성이 잠들어 있습니다. 여성이 눈을 뜨는 순간 핸드폰이 울리고 깜짝 놀란 이 양반은 그걸 놓쳐서 물에 빠뜨려버리고 말아요. 이게 뭐지? 하고 물가를 쳐다보니 수상한 남자의 그림자가 후닥닥 사라지고. 어찌저찌 물가에 도착은 했지만... 결국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의 상태라는 걸 깨닫습니다. 아무 것도 기억이 안 나네요. 내가 누구인지조차.

 하지만 시즌 1을 다 본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 분이 어떤 일을 겪은 것일지 금방 알 수 있죠. 다만 도대체 뭣 때문에 그렇게 되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이 사람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가 문제입니다.



 - 제가 바로 전에 적은 글에서 '시즌 2는 시즌 1과 같은 세계관의 다른 이야기'인 것 같다고 적었죠. 제가 틀렸습니다. 이건 그냥 후일담이에요.

 이야기는 계속해서 시즌 1의 클라이막스 바로 며칠 전과 며칠 후를 오가며 전개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겹치는 캐릭터는 거의 없어요. 넷 정도 되긴 하는데 그 중 둘은 잠깐 출연이구요. 근데 시즌 1을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그 시기에 뭔가 다른 사건이 거하게 일어날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당최 무슨 얘길 하려는 거지? 하면서 보다 보면 중반 이후쯤부터 깨닫게 됩니다. 이건 일종의 팬서비스 시즌입니다. 시즌 1의 결말이 성에 안 찼던 사람들을 위해 확실하고 화끈한 마무리를 제공해주는 역할인 거죠.



 - 장점과 단점이 있습니다.


 일단 장점은, 바로 전에 적었듯이 '확실하고 화끈한 마무리'를 선사해준다는 겁니다. 장르물과 진지한 드라마 사이에 서 있던 시즌 1에 비해 시즌 2는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장르물에 가깝습니다. 미스테리와 스릴이 있고, 반전이 있고, 화려한 클라이막스가 있고, 깔끔한 마무리가 있죠. 그리고 이게 대체로 잘 구성이 되어 있어요. 이게 맘에 들든 들지 않든 '재미 없다'고 말하긴 좀 어려울 거라는 느낌.


 반면에 단점도 확실합니다.

 우선 이게 마무리용 시즌이다 보니 새 시즌의 주인공이 갖는 무게감이 떨어집니다. 처음엔 안 그래요. 꽤 괜찮게 시작해서 줄곧 그렇게 흘러가는데, 결말까지 보고 나면 뭔가 주인공이 주인공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스포일러를 피하다 보니 되게 말장난 같은 소리를 하게 되는데, 암튼 뭐 그렇습니다.

 안타까운 건 이 주인공의 캐릭터 자체는 꽤 괜찮다는 거에요. 입체적으로 잘 빚어진 인물이고 지켜보는 재미도 충분하고 그런데... 막판에 가서 그게 그만. ㅋㅋㅋ


 또 한가지는 '확실한 마무리'라는 표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좀 많이 환타지 엔딩입니다. 시즌 1도 어차피 같은 기본 설정을 깔고 가는 이야기였던지라 현실성을 따지고 들면 트집 잡힐 데가 많은 작품이었지만 그래도 결말은 꽤 무게감있게 와닿도록 잘 타협했다는 느낌이었거든요. 근데 시즌 2가 이런 식으로 붙어 있으니 뭔가 좀 깹니다. 시즌 1의 좋았던 점을 조금은 잡아 먹어 버리는 후속이에요.



 - 대충 빨리 마무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시즌 1을 재밌게 봤는데 결말이 확실하지 않은 게 영 맘에 걸렸다... 는 분이라면 보세요. 시즌 3은 생각지도 않게될 정도로 단호하게(?) 끝내줍니다.

 하지만 시즌 1을 재밌게 봤으면서 결말도 참 좋았다... 라는 경우라면 안 보셔도 돼요. 재미가 없는 건 아닌데, 여러모로 좀 당황스러운 기분이 들게 하네요.

 다시 말하지만 시즌 2만 독립적으로 놓고 본다면 완성도는 괜찮습니다. 기술적으로도 좋고 배우들도 좋고 이야기도 재미 있어요. 하지만... ㅋㅋ 네. 좀 그렇네요.




 + 시즌 2 전용 네임드 배우 둘이 있습니다. 조안 쿠잭이랑 크리스 쿠퍼요. 둘 다 상당히 비현실적이지만 재밌는 캐릭터를 맡아서 좋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특히 크리스 쿠퍼가 좋았어요. 정말 말도 안 되는 캐릭터인데 설득력이 팍팍 부여되는 기분.

 그리고 줄리아 로버츠는 안 나와요. 회상 식으로 전 시즌 내용 재활용해서 얼굴 살짝 비추는 장면조차 없습니다. 제작자로서는 다시 참여했구요. 당연하겠죠 애초에 본인이 만든 시리즈인데.

 주인공 역할을 맡으신 분은 목소리가 참 차분하고 좋다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원래 본업은 가수였나 보더군요. 연기는... 괜찮았는데, 좀 밋밋한 느낌도 있습니다. 그런데 애초에 그 캐릭터가 그렇게 무덤덤한 성격이라 괜찮았어요.



 ++ 사실은 이걸 보면서 에피소드 갯수를 확인 안 하고 보다가 당황했어요. 당연히 시즌 1처럼 열 개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7번째 에피소드 중반쯤 들어가니 이건 엔딩 분위기입니다? 아니 이후에 세 개나 남은 걸 어떻게 끌어가려고 그러지? 라는 걸 궁금해하다가 문득 깨달음을 얻었죠. 아 그냥 일곱개로 끝인가보다... ㅋㅋㅋㅋ



 +++ 시즌 1 얘기할 때 깜빡했는데, 이 드라마가 빌런을 표현하는 방식이 맘에 들었습니다. 뭐랄까... '인간적인 면이 있는 빌런'이라고 하면 워낙 흔하지만 그게 조금 달랐어요. 알고 보면 상처 하나쯤 있고 알고 보면 착한 구석도 있는데... 이런 식이 아니라 그냥 확실히, 분명하게, 이론의 여지가 없이 나쁜 놈인데 그래도 사람이긴 하네. 뭐 이 정도로 묘사가 되는데 그 '사람이긴 하네' 부분이 오묘하게 잘 표현되었다는 느낌이었거든요.

 시즌 2는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서 그냥 캐릭터들의 선악을 지워버리는데... 위에서 말 했듯 결말이 그런(?) 식이라 그게 그냥 다 의미 없어지는 게 아쉽더라구요.



 ++++ 아마존 계정을 다시 만들면서 생각 없이 한국 계정으로 만들어 버렸더니 볼 수 있는 컨텐츠가 아주 극단적으로 줄어드네요. 일단은 더 보이즈 시즌 2를 볼 생각이고, 마벨러스 미세스 메이즐은 좀 생각해봐야겠구요. (제가 본 내용들 기준으로 점점 이야기가 산으로 갈 기미가 보였거든요) 음... 암튼 이 부분은 좀 실망스럽네요. 덩치를 더 키워서 넷플릭스랑 본격적으로 맞짱 뜰 생각은 없나봐요 아마존은.



 +++++ 전혀 중요한 건 아니지만, 어떤 등장 인물이 '에어울프'를 시청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빰 빠바바밤~ 빠바바밤~ 하는 테마 음악을 티비로 다시 들으니 참 반갑고 좋더군요. ㅋㅋㅋㅋㅋ



 역시 쌩뚱맞지만, 국딩 시절 프랑스 살다 귀국한 애가 있었는데 다들 우루루 몰려가서 프랑스 이야기를 묻던 중에 '거기도 에어울프가 하니?'라고 물어본 놈이 있었습니다. 첨엔 모르겠다고 그러다가 '아, 수퍼 헬리? 그건 알아' 라고 답을 하던 모습이 기억나... 는데 지금 검색을 해 보니 '수퍼 콥터' 였던 모양이네요. 뭐 이거나 저거나 마찬가지이긴 하죠. 제 기억이 썩었을 수도 있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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