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28 17:37
내용 누설이 좀 있어요.
DEVS.
엑스 마키나의 알렉스 가랜드 감독의 드라마에요.
저는 엑스 마키나를 정말 좋아했기 때문에 꽤 기대를 했었어요.
새로운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살펴보면 새롭지는 않은 드라마에요.
결정론적 세계관, 자유의지 따위는 없다, 그런류의 얘기들.
그렇다고 해서 나쁜 구석이 많으냐 하면 그렇지는 않고,
뭔가 확 좋은게 떠오르지는 않는달까.
테크 기업 어마야에 다니는 릴리의 이야기인데,
같이 사는 남자친구이자 직장 동료인 세르게이의 의문사로 이야기를 시작해요.
여러 장르의 특징들을 적당히 필요한 곳에 가져다 썼는데 딱 그만큼만 하는 것 같아요.
시각적 표현에 대한 고민도 꽤 있어 보였어요.
식상한 타입의 캐릭터들이 정말 많이 나오지만 그렇게 거슬리지는 않아요, 연기들도 괜찮고.
저는 주인공인 릴리에게는 크게 감정 이입이 안됐어요.
대신 전 남자 친구였던 제이미 캐릭터가 정말 좋았어요.
찌질해 보이는 전 남친에서 섬세한 남자로 느껴지게 됐어요.
중국인 3세 쯤으로 생각하고 있다가, 중간에 가족과 통화하는 장면에서 어눌한 한국말을 해서 조금 놀랐어요.
알리슨 필이 나와서, 딱 자기 만큼 해줍니다.
굿 와이프의 데이비드 리 역을 했던 배우가 아주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줘요, 근데 그 사람 맞나 아무튼.
8편으로 끝나는 짧은 드라마긴 해도, 단숨에 봐버렸으니 저한테는 꽤 괜찮은 드라마 라고 정정.
2020.09.28 17:49
2020.09.28 17:58
저는 왓챠는 최근에 시작했는데, 의외의 드라마들이 꽤 있더라고요. 박찬욱의 리틀 드러머 걸이라든가 미셸 공드리의 키딩 같은.
2020.09.28 19:48
2020.09.29 12:33
왓챠가 참 장사 잘 하는 것 같아요.
어차피 넷플릭스와 덩치 싸움이 안 되니 나름 컨텐츠들을 알짜로 잘 골라와서 계속 활로를 찾는 느낌.
저 아는 분은 중국 드라마 매니아인데 왓챠에 제일 볼만한 게 많다며 화질 등등으로 투덜거리면서도 왓챠를 넷플릭스보다 더 많이 쓰더라구요.
2020.09.29 12:53
그러니까요. 서비스 질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계정을 유지할 수 밖에 없게 만들어요..ㅋㅋ 라이브러리가 한국인 맞춤형입니다. "예전에 그거 꽤 인기있었지 왓플에 있나?" 해서 검색해보면 거의 나옵니다 ㅎㅎ
FX/훌루 작품이라 생각치도 않았는데, 이걸 왓챠에서 들여왔더라고요. 저도 엑스마키나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꼭 추천하고 싶네요.
SF적으로는 뻔한 아이디어이고, 지나치게 폼잡는 감도 있지만, 저도 푹 빠져서 단숨에 봤어요.
팍엔레의 닉오퍼맨도 주연으로 나옵니다. 진지한 연기도 잘 어울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