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16 12:49
제대를 몇달 앞두고, 신병이 들어왔어요.
행정병 경험이 있으신 분들만 알 수 있겠지만, 저는 작전병이었습니다.
원래 주특기는 정훈병.. 땡보직이었지요.
하지만 정훈업무는 해본적이 없고 작전업무만 했어요.
왜냐하면, 저희 연대는 작전과장 아래 작전장교랑 정훈장교가 있었는데, 이름만으로도 대충 알수 있지만 작전장교는 뭔가 있어보이고 중요할 것 같고, 정훈장교는 아니잖아요. 저희 부대 정훈장교는 장기신청 하지 않는 대위가 말년에 있다 가는 보직이었습니다.
그나마 후반에는 정훈장교가 아에 없었고요.
일단 제가 정훈주특기를 가지고 있으니 제가 제대하기 3개월인가 앞두고 정훈병이 배속된거죠.
그런데, 그 친구는 발음이 좀 이상했어요. 알고보니 고등학교때 조기유학가서 미국서 대학을 다니다가 군대 때문에 귀국해서 온거라고...
하지만, 신병이니까 내무반 다른 후임들이 장난을 치는 겁니다.
야, 너 가병장님 후임으로 왔구나. 작전과 힘든데, 죽어 나겠네... 가병장님 맨날 야근하는거 알지? 우리 정훈병 같은거 없어... 넌 꼬였다 꼬였어..
솔직히 저는 그때도 야근하느라 신병이고 후임이고 데리고 장난칠 시간도 없었고...
그리고 며칠뒤.. 그 친구는 갑자기 연대장 당번병으로 재배치 됩니다. 저는 제대할때까지 후임을 못 받았고요.
어차피 저 제대해도 다른 작전계원들이 있었으니까 큰 문제는 없었을 겁니다.
그 당시 조기유학이면 돈 없는 집은 아니었겠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뒷백이길래 이미 배치받고 며칠만에 다시 재배치를 할 수 있었던 건지 궁금하네요. (그래봐야 연대 본부중대내에서 보직만 바꾼거지만..)
P.S)
이 친구 생각나니 인성 쓰레기 였던 후임도 생각 나네요.. 어디든 똘아이는 있지만.
2020.09.16 12:58
2020.09.16 13:33
약간 부끄러운 얘기지만 제 어머니와 고향에서부터 절친인 아주머니(저도 어릴 때부터 이모 이모 했던)의 남동생분이 해군 대령이셨는데 그래서 저는 당연히(?) 해군으로 입대했고 인천 방어 사령부에서 편한 보직으로 군생활을 했습니다. 돈이고 뭐고 그냥 인맥이 최고인가봐요... 지연, 학연 등
2020.09.16 14:13
ㅈ나게 갈구던가 인사계 동기에게 캐물으면 결국 다 이유가 나와요 사실은 고모부가 헌병대 중령, 큰아버지가 kbs기자 ㅋㅋㅋ
2020.09.16 14:17
군대행정은 주먹구구식이란거 다들 알잖아요. 그러니 현역 전역한 대다수가 이 사안에 대해서 상식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뤄진 일이구나라고 수긍하겠냐고요.
2020.09.16 14:18
2020.09.16 14:22
하하하 저도 작전과였습니다. 저희 분대 선임이 살짝 진지하게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너가 이 부대 이 과에 배속을 받은 건, 그냥 우연은 아닐 거다... 나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고, 여기 작전과가 절대 편한 분대는 아니지만 그냥 배치되지는 않는 분대야, 너희 부모님께서 어떤 연줄이 있는 건 아닌지 한번 생각은 해봐...
알고 보니 저희 아버지가 그쪽 인맥이 있긴 하더군요.
2020.09.16 18:14
친구가 공군 지원한다고 해서 생각없이 같이 지원했는데요. 나중에 알았습니다. 그 친구가 왜 공군에 지원했는지. 꿀보직과 고향 근처 배속이 보장된 상황이었더군요. 그땐 그랬지.. 싶었는데 요즘도 그러려나요.
현장+관리직 도합 직원수 20명채 안되는 회사 사장님 아들이 부친의 군대내 연줄을 통해 '꿀보직'으로 배치된 사례는 당사자에게 직접 들은적 있습니다.
남들과 '비교해서' 풍족하긴 하지만 뒷백이라고 불릴만한 어마어마한 권력을 가진 집안환경은 아니었거든요. 이게 생각보다 많은 권력이 필요한건 아닌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