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28 11:37
한국에서는 스타워즈에 비하면 듣보잡인 스타트렉인데...
개인적으로는, 스타워즈 7-9가 망한 이유는 다른 분들도 말씀하셨지만 열혈 팬덤의 인터넷 화력에 겁먹어서 우왕좌왕 했기 때문에 아닐까 싶어요.
(비슷하게, 우리나라에서는, 미통당이 태극기와 유튜브 보수를 믿었다가 총선에 패배했고, 열린민주당은 인터넷에서 목소리가 큰 열혈 민주당 지지층을 믿고 10번까지 가능하다 어쩐다 설레발치다가 달랑 3명 당선되었죠.)
다행히 스타트렉은 인터넷에서 시끄러운 아저씨들의 의견에 마구 휩쓸리지는 않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미 스타트렉은 여러 종류의 팬들이 나뉘어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팬심이 하나로 몰리지 않아요.
(아시겠지만, 스타트렉 팬들은 트레키 or 트레커라고 불리는데 이 둘의 차이가 있지만 어차피 외부에서는 Geek 취급 받는건 똑같...)
60년대 오리지날만이 진짜 이며 나머지는 다 스핀오프, 리메이크에 불과하다고 하는 TOS 원리주의자들이 있고...
TOS는 인정하지만 진 로든베리가 직접 간여하고 TOS를 현대적으로 리메이크했으며, 그 인기로 DS9, VGR 등의 후속작들을 만들게 해줄만큼 인가를 끌었던 TNG야 말로 핵심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고...
야, 아무리 24세기라고 해도 너무 유토피아 아니야? 현실은 현실이야.. 라면서 스타트렉 세계의 어두운 면을 그렸던 DS9 이 최고라고 하는 '나이너'들이 있고..
또, 미지의 세계를 탐험한다는 스타트렉의 정통을 이어 받은 VGR 팬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ENT가 최고라는 사람들은 아직 못 봤습니다... ㅋㅋㅋ)
이 다양한 팬층이 간만에 대동단결한게 2009년에 쌍제이가 '난 원래 스타워즈팬이라 스타트렉 잘 모름' 이라는 광역 어그로를 끌었을때였고 각본가인 Orci 가 '여러분, 제가 찐 트레키니까 걱정 마세요' 라고 진화해야만 했습니다.
스타트렉의 기본 모토는 'to boldly go where no one has gone before' 이기 때문에.. 항상 다루는 이야기가 진보적이었습니다.
디스커버리나 피카드가 PC 함이 묻었네 어쩌네 스타트렉 스럽지가 않네, 하는 불만이 나오면 '아니, PC 라는 단어가 나오기도 전인 TOS 때부터 그랬는데 뭔 멍청한 소리임? ' 이라는 말로 바로 반박이 가능하죠.
아무런 철학적 메세지 없이 신나는 액션활극을 찍은 스타트렉 더 비기닝이 그래서 트레키들한테 '부활시켜준건 좋은데, 이건 좀...' 이라는 얘기를 들었고...
과거 시리즈의 캐릭터를 재해석한 인 투 다크니스는 찬반이 갈렸지만 커크의 '우리 워프중이야. 이제 괜찮아' 라는 대사에는 대동단결로 욕함...
손익분기점 못 넘은 비욘드는 그럭저럭 신극장판 세편중에는 그나마 스타트렉스럽다는 평이었습니다.
그래서 스타트렉의 문제점이 뭐냐고요..?
TOS, TNG, DS9, VGR... 등 600편이 넘는 TV 시리즈들을 만들어 오면서 할 얘기를 거진 다 해버린거에요.
그리고 90년 전후에 나온 TNG에서 다루는 이야기들이, 30년이 지난 지금도 먹힐 정도로 사회가 아직 변화하려면 멀었다는 거고요.
소설이나 코믹스 빼고도...
이미 영상물로 할만한 이야기를 다 해버린거...
그게 문제이자 한계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DIS는 TNG 에서 줄곧 다루던 이야기에 DS9 스러운 분위기를 첨가해서 리메이크 한것에 불과(?)할뿐.... (...)
2020.07.28 11:56
2020.07.28 12:38
쌍제이가 스타워즈 한다고 떠났을때 환영하는 트레키들도 있긴 했습니다. ㅋㅋ
2020.07.28 12:51
2020.07.28 12:58
흠.. 설마 2편보다도 별로라고 보셨나요ㅎㅎ
전 이번 스타워즈에피9으로 돌아서긴 했지만
그래도 시리즈 때깔나게 심폐소생술하는 능력은 알아줘야하지 않나 싶어요.
스타트랙도 기존 팬층에서는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영리한 방식으로 리부트한 시리즈가 또 있나 싶고요ㅎ
미임파도 1,2는 무시하고 3부터 지금까지 시리즈로 이어오잖아요ㅎ
2020.07.28 13:00
2020.07.28 13:06
에고, 저는 오우삼의 관성이 늘어지는 시리즈라고 생각 ^^; 페이스 오프는 괜찮았는데 말이죠. 미임파 시리즈 엄청 좋아해서 간헐적으로 전편 복습하는데 그 중에 유일하게 안보는 편이 2편입니다.
2020.07.28 13:18
2020.07.28 13:00
쌍제이보다는 찐팬을 자처하는 작가들이 갈피를 못잡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TNG에서 단일 에피소드로 풀어낼 수 있는 소재들은 거의 다 나왔죠. DS9이나 VOY도 거기에서 캐릭터와 배경에 변주를 준 것일뿐. TOS는 아직도 손을 못대고 있고, TNG와 DS9의 열렬한 팬입니다. TNG와 DS9이 이상주의와 현실주의를 그렸다곤 하지만 프라임 디텍티브 등 TNG에서 본격화한 연방의 가치, 그 세계관의 문제를 DS9에서 심화시켜 잘 보여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두 시리즈가 그렇게 대립하는 건가 싶긴 해요. TNG에도 관료주의적이고 멍청한 제독들이 등장하긴 했으니까요.
TNG나 DS9에서 뛰어났던 부분은 연방의 가치를 둘러싼 선장들의 선택과 고뇌에 있다고 봅니다. 일례로 DS9에서 시스코가 로뮬란을 전쟁에 끌어들이려고 책략을 부리는 에피는 참 좋았죠. (다만 VOY는 외딴 분면에 혼자 뚝 떨어진 상황도 상황이고 강한 여성 선장을 부각시키려 했다보니 그런 부분이 좀 터프하게 처리된 것 같아요), 디스커버리는 그 점에서 좀 아쉬워요. 화려한 액션은 있지만 묵직한 한 방이나 여운이 없달까. 캐릭터 쇼라는 부분에서도 양자경말고는 솔직히 주연인 번햄조차도 별로 매력이 없더군요.
새로운 시리즈인 피카드는 저야 반갑게 봤지만 꼭 피카드여만 했을까란 생각이 들죠. 그 외 캐릭터들은 디스커버리보다 조금더 나았다고 보지만요. 새로운 설정과 살을 갖다 붙이지 않아도 여전히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다고 믿습니다. 문제는 초점을 어디에 두느냐 인데 뉴미디어 환경에서 한 시즌당 많지 않은 에피소드로 간보고 빠지는 형식이다보니 빠르게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대신 옛날처럼 캐릭터 소개하고 다지고 하는 것들이 어려워진 때문도 있지 않은가 해요. (DS9 시즌1만 해도 재미없..;) 근데 기존 외계종족들은 이상하게 리뉴얼 좀 안하면 좋겠어요.
DS9은 50년대 펄프작가들을 끌어 들여 이야기를 펼친 점도 재밌었고 참 여러모로 반짝거리는 시리즈였네요.
2020.07.28 17:46
2020.07.30 01:18
쌍제이는 이래저래 스타트렉, 스타워즈 양쪽에서 공공의 적이 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