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02 15:16
듀게에 불판 깔리는 드라마 취향을 도통 모르겠어요. 혼자 봤다면 아마 제가 불판을 깔았을테지만, 혼자라면 봤을지 모를 드라마입니다.
다들 어떻게 보고 있으신지 궁금해서 글을 써봐요. 원작을 안 봐서 모르겠지만, 최근 시사 이슈들도 여럿 엮여 있어서 더 보게 됩니다. 유리천장, 데이트폭력, 미혼/이혼 평가 등등등.
지난 화 말미가 꽤 실망스러워서, 이번 화 진행 상황으로 평가가 많이 갈리게 될 것 같아요.
픽션에서도 일 잘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일이 잘 처리되는 과정을 보는게 즐겁거든요. 일이 더 어려워질수록 어떻게 해결하는가 궁금해지고.
그렇기에 지선우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보는데 (SF였다면 과학적 문제해결을 즐기는 것처럼) 남이 알아서 발이 꼬여 문제가 해결되는건 납득하기 어려워집니다.
[비밀의 숲]에서도, [스카이 캐슬]에서도 여성 캐릭터들의 말끔한 일처리가 갈수록 상상의 벽에 부딪히며 바스라지는걸 봐왔기 때문에 갈수록 걱정이 되는군요.
[비밀은 없다]와 [소공녀]가 해답을 잘 내었던 편이라고 생각하고. 요즘 [델마와 루이스] 같은 해답을 내기엔 시대가 그래도 많이 변했잖아요?
모성이 일을 그르치는걸 언제쯤 안 볼 수 있죠. 아이가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캐릭터 동인의 너무 큰 부분에 자식애를 넣으면 따라가기 힘들더군요.
P.S. 생각하고 보니 외화에서도 여성 캐릭터의 성장 및 문제해결에서는 맥을 못 추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벤져스: 엔드 게임]을 생각하면 이가 갈리고, [스타 워즈 9: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를 생각하면 이렇게까지 밖에 못하나 하는 말이 나옵니다.)
P.S.2. 생각해보니 [정직한 후보]도 떠오르네요. 특히 아들!..
2020.05.02 17:21
2020.05.02 19:19
2020.05.03 00:29
아... 별 고민 없이 가볍게 댓글 적었다가 추천 말씀을 들으니 머리가 하얗게... ㅋㅋㅋㅋ
일단 제 기준이 아주 널럴할 거라는 걸 감안해주셔야 하구요.
블렛츨리 서클, 믿을 수 없는 이야기 정도가 제 기준에선 말씀하신 그런 드라마가 아닌가... 싶구요. 제럴드의 게임도 나름 그런 쪽으론 괜찮은 작품이었다는 기억이고.
내용상으론 크게 상관 없는 듯 하지만 러시아 인형처럼에서 주인공을 묘사하고 다루는 태도가 마음에 들었었네요.
2020.05.03 01:50
추천작들 파일럿은 봐볼께요. [러시아 인형처럼]은 머릿속 리스트에도 있는데, 더 봐보고 싶네요.
2020.05.02 19:48
저는 개인적으로 재밌게 잘 보고 있습니다. 뭔가 특유의 미학이 있어요. 촬영, 편집, 음악 등등에서 절대 퀄리티 떨어지는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영드 닥터 포스터와 다른 면이 많지만 영드는 영드대로 부부의 세계는 그 나름대로 다른 드라마니까 더 재미나고요.
이 드라마는 지선우가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나가는가를 보여주고 싶은 드라마는 아닌 것 같아요.
아주 극단적인 캐릭터들이긴 해서 현실감은 좀 떨어질지 몰라도 '부부'란 인간관계, 더 나아가 이혼이라는 짐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 속물근성이 어떻게 드러나는지 등등 진부하지만 늘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내용을 적당히 드라마틱하게 잘 표현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갑자기 추리물로 변형이 된 감도 있는데...내 가족의 범죄가 의심될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잘 보여줄지 말지가 오늘 드러나겠죠.
다만 이 드라마 특성상 듀게에서 언급되고 불판이 깔릴 드라마 같진 않아요.
2020.05.03 01:54
저도 촬영, 편집, 음향 등이 좋더군요. 사소한 부분까지 잘 재현하는게 좋아요. (단순하게는 상처가 서서히 낫는다거나, 괜찮은 컷으로 돌려도 위치나 동세가 크게 어긋나지 않는 다거나 등) 말씀하신 것처럼 사실 우물에서 숭늉맛을 계속 찾아 알아서 맛보는 상황인데, 장르에 충실한 이번 화로 아무래도 기대를 접게 되네요. (외국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그 패턴이라니.) 그래도 범죄 드라마로 분량을 채우지 않은 절제력은 칭찬해주고 싶네요. (한계인지도.) '부부'에 관한 명제 대사들이 어쩔 때는 너무 대사 쓰기 같긴 한데, 그래도 어쨌든 곱씹어보면서 제목에 충실한 부분도 생각해보고 있답니다.
2020.05.03 08:08
원작이랑 다르게 가기 시작하면서부터 플롯이 별로인 것 같아요
물론 영국인 정서를 그대로 가져오기는 무리가 있겠지만ㅎ
오리지널 스토리를 짜는 부분에 있어서 고민을 한건가 싶을 정도로 (제 생각엔) 식상한 전개랑 캐릭터묘사라..
유리천장 데이트폭력 미혼/이혼 관련 이슈는 원작보다 더 다루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 주제를 다루고 싶은 욕심이 플롯을 먹어버리는 느낌도 지울수는 없네요ㅠ
(원작 너무 재밌게 봐서 편향된 의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ㅎㅎ)
2020.05.03 10:03
2020.05.03 12:36
사실 막장 장르(?) 뉴비기 때문에 글을 쓰려니 머뭇거려지더라구요. 뉴비가 신선함과 식상함을 구별하기 어렵잖아요.
블라디미르 프로브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쪽에서도 구조나 전개에 대한 비평이 활발했으면 좋을텐데.
[밀회]가 듀게에서 크게 유행했던게 아직도 기억에 선명한데, 그건 클래식과 엮여서 인기가 있었나 보나보더군요. (당시엔 거의 드라마는 안 봤으니.)
2020.05.03 18:02
김희애가 관리를 잘 한 의사가 아니고 두루뭉실한 몸매를 가진 가정주부로 나왔으면 어땠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본방은 안보는데 짤들을 안보고싶어도 보게 되더군요.
2020.05.03 21:05
제가 최근에 본 김희애 이전작이 [윤희에게]라서 아직까지도 그 이미지가 계속 남아있어요.
두루뭉실한 가정주부면 이야기가 어떻게 되려나요.
2020.05.03 21:45
2020.05.05 14:48
남편이 제대로 아이들 양육비도 한푼 안주고 외도를 해서 처자식 버리고 아예 도망가다시피 이혼하고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아이들 기르는 케이스를 알고 있어요.
사실은 경제권이 있는 여자라도 남편이 외도한다는 이유로 이혼하는게 쉬운 일이 절대 아니죠. 그 사람한테 경제권이 거의 달려있다면,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거라고 여겨지는군요. 현실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복수의 환타지와 대리 쾌감을 느끼게 해주는거겠죠.
2020.05.05 14:46
이야기 듣는 것만으로도 어지럽고 스트레스가 와서 시작도 안했지만 막장의 소용돌이에 몰려서 몰입한다면 인기작이 될만한 가치가 있었겠죠.
역시나 김희애의 복수극인가 싶고. 김희애라면 어떤 식으로든 우아한 면모로 세련되고 노련한 복수가 가능한 캐릭터잖아요.
남편이 거의 감정몰입이 불가할 정도로 쓰레기라는게 철저하게 욕하면서 보라는 의도인지. 네, 그저 줄거리만 들었지만.
2020.05.05 17:23
결말 나오고 보실 지를 결정하셔도 좋겠어요. 사람들이 '으아아악!'하면 안 보셔도 되고, '휴우우우'하면 보셔요.
지금까지는 '으아아악'이에요.
여성 캐릭터의 성장 및 문제 해결... 이라고 하면 영화보단 넷플릭스 드라마들 쪽이 좀 나은 것 같기도 해요. 시대의 흐름에 따르는 건지 유독 여성 위주의 작품들이 많이 나오는 편이고 또 그렇게 물량이 받쳐주다 보니 괜찮은 작품들도 종종 보이구요.
'부부의 세계'는 한 편도 안 봤지만 같이 사시는 분이 본방 사수를 하셔서 소리와 리액션(...)으로 감상을 하고 있는데. 최근 전개를 보면 갑자기 분위기는 스카이캐슬 시즌 2랄까... 뭐 그런 느낌이더군요. 그 분께서 막장 쓰레기(...)라고 욕하면서도 계속 보시는 걸 보면 뭔가 매력은 있는갑다... 라고 생각하고 맙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