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노래를 들으면서 대낮부터 소주를 마시고 있어요. 겨우 세 잔 밖에 안마셨는데

한 때는 술 잘마신다는 소리를,,, 하하하,,,그게 얼마나 옛날 옛날 그 옛날 일인지.

내가 20대라는게 있었구나.


글쎄요, 이 노래만큼이나 신념을 위해 같이 싸우던 동지들이 있던 것은 아니지만

젊음을 함께 했던 술잔을 함께 기울이며 밤새 이야기하던 사람들도 있었고


한 때는 신앙에 열정을 다 바쳤고

한 때는 정치 신념에도 열정을 바쳤고,,,,

아,,,, 영화를 위해서도 치열하게 함께 밤새도록 이야기하던 사람들도 있었었죠.

밤새고 영화를 같이 보고 토론도 하고,,,, 뭐 그런 흔하디 흔한 일이지만.


그리고 무엇보다 내 성공을 위해서 앞을 향해서 돌진하느라 모든 에너지를

다썼고,,,,


쓸데없는 짝사랑일망정 어떤 남자에 대해서 사랑했다는 거대한 환상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던 날들도 있었는데


그모든게 재가 되버리고


신경안정제로 멍해진 두뇌로 게임화면에서 클릭질이나 하는 걸로 소일거리하는....


신경안정제로 간신히 잠이 들었다가 커피를 들이부어서 깨어나서 일을 하면서 사는 날들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죠.


그리고 원하던 성공은 커녕 생계를 이정도로 이어온 것도 얼마나 감사해야할일인지

파리목숨인 계약직으로 연명하는 것도 감지덕지한 일인걸요.


그러나,,,,,그 무엇보다 그 무엇보다 사랑하는 모든걸 다 잃어버렸다는걸

나한테는 이제는 바칠 열정이란게 마음에 재도 남아있지 않다는걸 알았어요.


그냥 내 마음에는 뻥뚤린 구멍 밖에는 아무 것도 없고

살아갈 더이상의 이유도 없는데 난 왜 여기에 구차한 인생을 계속 이어가려고

발버둥치는지,,,, 사실은 추억할 과거도 그다지 없는거 아닐까,,,


나는 지금 아무것도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아요.

아무 것도 내 마음을 붙들어두지 않는걸요.


그나마 마음붙이고 보던 프로그램마저 폐지되었을 때

나한테 그나마 있던 마지막 한조각마저 빼앗기는 기분이 들었어요.



내가 한 때 목숨처럼 사랑했던 것들은 재가 되서 부서져 버린걸.



그 떄 그 때 시간만 때우면 되고 그 날 그날 살면서 난 모든걸 다 잃었다는걸


사랑했던 사람들은 모두 다 하나 둘 떠나버렸고,

결국 거울 속에는 그저 외롭게 늙어가는 여자가 있을 뿐인데

왜 여기서 살아있을까요?


하루하루 늙어가는건 끔찍해요. 그게 누구든 친구든 누구든 함께할 사람도 없이

그냥 홀로 외로움에 질식이 되면서 늙어가는거.


그게 내가 선택한 거라는걸 알지만.



열정을 다해서 살고 싶다고 하루를 살아도 열정을 다해서 살고 싶다고

늘 꿈꾸고 행동하고 그렇게 살기 위해서 살았다고 믿었는데


무기력한 늙은 여자만 여기에 있다는걸 심장을 도려내고 싶네요.



* 술 반병은 마셨는데 미친듯이 울어봐야 술기운이 30분 밖에 안가네요.

  요즘 소주 도수가 순한 맛을 강조하면서 퍽 약해졌나요? 싱겁게 급속도로 술이 깨는군요.

  취하는것도 마음대로 안되네요. 원래 소주 잘마시는 사람은 아닌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72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26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440
112280 길이 좀 이상하면 한번 더 살펴보자 [5] 가끔영화 2020.05.06 547
112279 구게시판은 2010년 까지 있군요 가끔영화 2020.05.06 296
112278 새 국산 SF 영화 <승리호> 영상이 공개되었습니다 [17] 부기우기 2020.05.06 1503
112277 "플로리다 프로젝트" (깊은(???) 감상글, 스포 가득) [4] 산호초2010 2020.05.06 625
112276 하루 25분 운동 [9] underground 2020.05.06 944
112275 경마장 가는 길 [5] 가끔영화 2020.05.06 475
112274 야구나 다시 볼까요 + 그 외 [11] 노리 2020.05.06 617
112273 [넷플릭스바낭] 나름 포크 호러 '복수의 사도'를 봤습니다 [3] 로이배티 2020.05.06 760
112272 질문입니다. 트윈픽스3시즌을 [3] kurtgirl 2020.05.06 387
112271 날씨, 외출 짧은 바낭 [2] 산호초2010 2020.05.06 302
112270 에어컨 사실 분들은 겨울에 꼭 사셔야 하겠네요. [6] 산호초2010 2020.05.06 841
112269 스티커로 만들고 싶은 유툽 썸네일(스압)(1) 스누피커피 2020.05.06 243
112268 커피가 두통과 근육통을 없애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신기해요 [8] 산호초2010 2020.05.06 1046
112267 이런저런 일기...(삶의 사이클) [1] 안유미 2020.05.06 352
112266 오드리 헵번의 최고작인 윌리엄 와일러의 <로마의 휴일>에 관한 단상 [2] crumley 2020.05.06 572
112265 [EBS2] EBS 마스터 [1] underground 2020.05.06 655
112264 우연히 우결 보다가 화가 납니다... [2] Sonny 2020.05.05 1261
112263 "로마의 휴일"은 여전히 관객들에게 유효한 감동이군요 [7] 산호초2010 2020.05.05 740
112262 이게 아직 유효하군요 가끔영화 2020.05.05 356
112261 이런저런 잡담...(결혼과 기회, 젊음) [2] 안유미 2020.05.05 56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