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 이야기 혹은 사진

2020.03.04 11:12

ssoboo 조회 수:1236

공식 일정은 어제로 다 끝냈고 오늘은 혹시 몰라 남겨둔 하루, 이런 날은 잘 쉬는게 젤 좋죠. 


Fitzroy Gard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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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멜번을 떠 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를 거 같은 시간과 공간이었습니다.

구시가 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멜번이란 도시의 탄생부터 지끔까지 같이한 아주 오래된 공원이에요. 그래봤자 200년도 채 안되었다는게 함정;

너무 좋아서 휴일과 짜투리 시간 날 때마다 두 번이나 다녀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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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보이는 나무 그늘 아래에 앉아서 멍때리던 시간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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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무그늘 아래와 잔디위에서 뒹굴 뒹굴

휴일에도 가봤지만 유명 관광지와 좀 떨어져서 인지 한적하고 조용하니 참 좋더군요. 



National Gallery of Victo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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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 유리벽에 거대한 Keith Haring 의 작업이 붙어 있고 그 안쪽에는 KAWS 월드




구시가 늦은 밤에 숙소로 돌아가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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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만하면 멜버른을 검색했을때 나올만한 사진은 올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요 Yarra riverside 풍경은 꼭 올리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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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ridge Bridge 라는 보행전용교 한쪽(사진에서 왼편)에 보이는 glass wall 이 눈에 띕니다.

이민자의 나라 호주를 기념하는 오브제라고 볼 수 있을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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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수의 인구가 들어와 있는 출신국별 이민의 역사와 현재의 인구수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거의 매일 보던 풍경을 빼 놓을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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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rra Riverside 를 따라 걷다 보면 사람 수보다 더 많은 새들이 돌아 다닙니다 (날아 다니는게 아니고!)

비둘기가 1000마리정도면 갈매기는 10마리 정도?  눈에 잘 띄는 장소, 즉 사람들이 먹다 버린 빵 부스러기라도 챙기기 쉬운 장소는

비둘기와 갈매기 차지이고 참새처럼 작은 새들은 좀 더 구석진 곳이나 강변의 카페 안까지 들어옵니다;



이것도 매일 보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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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보이는 풍경이라;

공기가 맑아서 그런지 건물들 때깔이 참 이쁘더라는, 야경은 더할 나위 없이 반짝 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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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bank , 오른쪽에 보이는 아직 짓고 있는 빌딩은 올해 준공 예정이고 멜번에서 

제일 높을 예정이래요. 108층



아래에서 보면 요런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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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자만 관심 있을 멜버른 건축의 특징인데 

저층부에는 옛건물의 파사드를 그대로 보존합니다.  

그리고 주차장이 지하보다는 지상층에 있는 경우가 많이 보이더군요. 

사진에서 대략 3층~8층 식재가 되어 있는 곳이 주차장입니다.


한국이라면 지하10층 넘게 파 들어가서 주차장을 전부 때려 박아 넣었을텐데?

아무래도 바다와 강이 만나는 땅이라 지하 개발보다는 지상을 선택하는게 시간이나 비용면에서

경제적이긴 할거 같네요. 



흠....

시드니는 공항 구경만 했을 뿐이고 다른 도시는 가본적도 없고 책?에서 읽은 적도 없어서

체류기간은 길었지만 멜번, 그것도 시 중심 반경 3km 를 거의 벗어난 적이 없어서

어디가서 호주 가봤다, 멜번 가봤다 말도 못 꺼낼거 같아요. 틀에서 

자유시간이 제법 있었지만 시국이 시국이니 만큼 극히 조신하게 있다 갈려고 하다보니;;


그냥 제 눈에 인상적이었던 몇 가지들


공기가 너무 좋고 햇살이 살갗을 파고 들듯이 쨍쨍해요. 

왜 멜번이 살기 좋은 도시 상위권인지 이것 하나만으로도 설명이 될거 같습니다. 

현대적인 글로벌 스탠다드를 갖추고 다양한 인종이 뒤 섞여 영어소통이 가능한 대도시 중에 이렇게 공기 좋고 공원 많고 

역사적인 운치도 적당히 가미되어 널널한 느낌 주는 도시가 얼마나 더 있을까 싶어요. 


호주는 흡연자의 지옥이라는 말이 있어요. 담뱃값이 한국돈으로 보통 한갑에 한국돈으로 3만원이 넘습니다. 

게다가 외국에서 들어오며 휴대할 수 있는 담배의 수량은 25개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25갑이 아니라 25개피요;;;

그래서 담배 피는 사람을 보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웬걸?  말도 마세요. 길빵 천국입니다.   

(물론 멜번에만 국한된 이야기 일수도 있어요)

그나마 한국은 길가에 쓰레기통 찾아 보기도 어렵지만 멜번은  인도를 따라 30여미터 마다 쓰레기통이 있고 

그 쓰레기통에는 친절하게도 재털이까지 있더군요.  

남녀노소 인종 불문 어딜 가나 길빵 길빵;  즉, 비흡연자에게는 지옥! 흡연자에게는 돈만 있다면 천국!


물가는 그냥 지극히 유럽스러워요. 그냥 다 떠나서 F&B 외식 가성비가 뭔가 최악이라는 느낌;   

이 금액에 이런 구린걸 먹고 마실바에야 맥도날드, KFC, 스타벅스에 가는게 남는 장사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마트에서 장을 봐서 직접 해먹는 것은 그럭저럭, 

다른건 몰라도 유럽처럼 야채 진열대에 못난거 깔끔한거 구분 없이 쌓아 놓고 싸게 파는건 한국도 빨리 정착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쁜 놈만 골라내서 등급별로 판매하는 한국에서는 엄청난 양의 야채와 과일이 바로 쓰레기가 되고 있는데 

언제즘이나 이런 이상한 문화가 사라질지;


숙박비는 의외로 비싸지 않은 느낌 (싼게 아니라 비싸지 않다)

숙소가 중장기 투숙자용 레지던스라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객실 물품에 ‘슬리퍼’가 없더군요;

슬리퍼 살려고 짜투리 시간이 날때마다 여러군데를 찾아 돌아다니다 터키계 아줌마가 하는 침구-바스 패브릭 용품 가게에서 겨우 발견


시내 중심구역 (서울로 치면 4대문 안) 트램 무료 <—- 이거 정말 좋더라는!!! 

어마어마하게 비싼 택시와 우버



언제 다시 또 오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멜번은  다음에 오더라도 여행보다는 이번처럼 일반 놀반으로 오면 좋겠어요.

일-생활-여가의 균형이 도시가 처한 자연환경과 구조로부터 보장되는 느낌이랄까?

일을 마치고 퇴근을 해도 두 시간(여름에만?) 더 넘게 해가 떠 있고 길을 가다 강변이고 공원이고 털썩 주저 앉아서 멍때리기만 해도

그냥 좋은 도시라니....  

이렇게 쓰고 보니 정말 매력적인 도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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