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플레이 기종은 엑스박스 원 엑스.





 - 저번에 이 게임 저 게임 싸잡아 이야기하면서 언급한 적 있으니 좀 간단하게 적어볼게요.


 1. 그래픽 :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되게 좋지도 않습니다. 기술적으론 그래요. 그리고 극장판 반지의 제왕을 그럴싸하게 베끼고 흉내낸 미술 디자인은... 반지의 제왕 스타일의 비주얼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아주 좋을 것이고, 제겐 그냥 나쁘지 않았습니다. 제가 이런 사극스런 느낌의 환타지 디자인을 그렇게 좋아진 않아서요.


 2. 게임 플레이 : 저번에 했던 얘기의 반복인데... 조작 스트레스 없는 판정 관대한 조작이란 면에서 장점이 크지만, 그러다보니 오히려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움직일 때도 많습니다. 특히 벽 타고 지붕 위로 달리고 이럴 때 종종 뻘짓을 해서 답답했던.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양호한 조작감에 액션도 즐길만 합니다. 다만 1편에 비해 호쾌한 전투 스킬이 줄어들었고, 게임 시스템 면에선 오크 대장 길들이기의 비중이 너무 커져서 노가다 기분이 드는 건 마이너스.


 3. 챕터당 분량 배분도 좀 이상합니다. 전체 네 개 챕터인데... 첫 번째는 기본적인 전투와 시스템의 튜토리얼이고 두 번째는 공성전, 수성전의 튜토리얼로 시작해서 게임 속 지역을 모두 공략해서 정복할 때까지 아주 오래오래 진행됩니다. 그리고 스토리상으론 여기까지가 딱 '최종 결전 직전!' 이에요.  그리고 챕터 3은 일직선으로 달려서 보스 물리치는 게 전부라 아주 짧고 스토리도 보스 클리어 후 컷씬을 빼면 뭐가 들어갈 틈도 없구요. 마지막 챕터이자 에필로그인 챕터 4는... 역시 별 의미 없이 주인공이 수성전을 다섯 번 벌여서 다 승리하면 끝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느낌이냐면,

 << 1, 1, 1, 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 33, 444444444444444444444 >> 이런 비중이랄까요.


 챕터 2가 워낙 압도적으로 긴 것도 있지만 챕터 4는 또 에필로그 주제에, 그리고 스토리 전개는 아예 없는 ("주인공은 오랜 세월 사우론에 맞서 싸웠다!"로 끝입니다) 주제에 너무 길어요. 그나마 이게 패치로 플레이 타임을 절반 이상 줄인 거라던데 패치 전에 엔딩 보신 분들은 아마 참을성이 대단하신...;


 4. 그런데 스토리는 의외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전반적으로 게임 템포가 좀 늘어지고 널뛰기 해서 그렇지 이야기 자체는 게임 스토리 치고는 상급이었네요. 다들 아는 그 유명한 극장판 반지의 제왕 이야기랑 약하게나마 이어지도록 마무리한 것도 센스 있었구요. (이 게임 시리즈 두 편이 극장판 '반지의 제왕'의 프리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또 1편부터 이어지던 이야기가 아예 완결이 되기 때문에 나름 여운도 있습니다. 

 


 - 종합하자면...

 엔딩까지 보고 나니 플레이 도중에 제작진의 과욕이자 실책이라고 생각했던 게임 시스템들에 대해 조금은 납득이 가는 기분입니다. 오크 길들이기, 공성전, 수성전 시스템 모두 이 게임의 '스토리'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어요. 어찌보면 스토리와 시스템을 이렇게 유기적으로 엮어냈다는 점에서 참신하고 성실한 게임이었다... 고 봐 줄 수도 있겠구요.

 하지만 쉽고 가벼운 '반지의 제왕 크리드 무쌍'이었던 1편과 게임 성격이 많이 달라져 버리다 보니 난감한 부분도 분명 있었고. 또 '그래도 이 보다는 덜 피곤하고 덜 지겹게 만들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여전히 아쉽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1편을 재밌게 하셨으면서 반복 노가다성 게임에 거부감이 없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1편의 네메시스 시스템이 맘에 들어서 맨날맨날 오크 사냥만 다니면서 놀았다, 이런 분이라면 즐겁게 하실 거에요. 저는 그냥 스토리 위주로 달렸던 사람이라 좀 힘들었습니다. ㅋㅋㅋ




 + 이 게임의 대표적 설정 오류 중 하나가 1편에 (배경 시대상 나올 수가 없는) 골룸이 나왔다는 건데요. 2편에는 안 나오... 던가? ㅋㅋㅋ 도입부를 아주 오래 전에 플레이했다가 묵혀두고 최근에 달려서 엔딩 본 거라 기억이 확실하게 안 나네요. 암튼 극초반 이후에는 안 나왔던 게 확실합니다. 그래서 반지의 제왕 영화와 이름&비주얼까지 그대로 연결되는 캐릭터는 사우론과 나즈굴들 뿐이에요. 영화의 셋트, 미술 디자인은 재활용해도 배우들 얼굴은 갖다 쓸 수 없었던 제작진의 사정 때문이겠죠.



 + 모르도르가 원래 그런 동네인 건지 스토리상 그런 건진 모르겠지만 역시 극초반 이후로는 주인공 외엔 죄다 오크들 뿐이어서 나중엔 좀 지겹더라구요. 인간을 보여줘!!! 



 + 근래 해 본 게임들 중에 잡다한 스킬과 게임 시스템이 가장 많은 게임이었던 동시에 또 그걸 대부분 강제로 활용해야만 하는 흔치 않은 게임이었습니다. 제작진이 자기들 의도대로 플레이하라고 무쌍 플레이가 아예 불가능하게 게임 디자인을 해놨어요. 예를 들어 본인 캐릭터 레벨과 준비 상탱태에 안 맞는 공성전에 무리하게 뛰어들면 거의 100% 실패합니다. '환상의 컨트롤' 따위가 전혀 먹히지 않도록 꾸며놨더라구요. 반면에 시스템을 잘 활용하면 액션 게임 잘 못 해도 어렵잖게 진행 가능하구요.

 전 요즘 늙어서 그런지 게임 시스템 복잡한 걸 플레이하면 시스템 익히기가 싫어서 걍 무대뽀 액션으로 다 해결해버리고 그랬는데, 간만에 강제로 시스템 공부해가며 플레이하니 짜증이 나는 가운데 또 재미도 있더라구요.



 + 엔딩까지 36시간 걸렸습니다. 켜놓고 밥 먹고 이랬던 시간을 감안하면 아마 30시간 정도 플레이했겠죠. 이 시간이면 미드 세 시즌을 보고 듀게에 잉여질 할 수 있었는데!!! ㅠㅜ 그래도 어쨌거나 엔딩을 보니 홀가분하네요. ㅋㅋㅋ 그럼 이제 또 무슨 드라마를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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