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듀나 게시판에 <기생충>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때와 <기생충>이 오스카에 6개 부문 후보 지명이 되었을 때 글을 올린 적이 있어요. 그때 듀게분들이 제 글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했었죠.


<기생충>이 작품상을 포함 오스카 4관왕을 한 마당에 너무 기뻐서 간단하게라도 제 마음을 나누고자 글을 올리게 되었어요. 


어제는 제 생일이었고 작년에 두 편의 영화가 개인적인 이유로 큰 계기가 되어서 올해 정말 새롭게 출발하기로 마음 먹었고 상징적인 의미로 생일날을 출발점으로 삼기 위해 저의 다짐을 담은 선언적인 글을 sns에 올리려던 중이었어요. 위에 언급한 두 편 중의 한 편이 <기생충>이에요. 위에 링크한 글에 내용을 적었지만 개인적인 사연으로 인해 <기생충>은 저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어요. 아카데미 시상식과 제 생일이 겹친 건 올해가 처음이었는데요. 어제 <기생충>이 작품상을 비롯해서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받아 한국영화사에 길이 남는 쾌거를 이뤘죠. 세계영화사를 다시 썼어요. 어렸을 때 가족 이벤트였던 아카데미 시상식인데다가 부모님이 다 돌아가시고 낙이라고는 "영화"밖에 없는 저에게 어제의 수상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어요. 아카데미 작품상이라니. ㅠㅠ 수상을 기대했으나 막상 수상을 하니 믿기지가 않고 정말 놀랍고 제 일 같이 기쁘더라구요. 그리고 올해는 신기하게도 무수히 많은 축하 문자와 선물들이 날라왔어요. 뭔가 새출발을 하려는 저를 하나님이 축복해주신다는 생각마저 들어서 감격적이었어요. 흥미롭게도 시사회에서 어제 마이크 니콜스의 <졸업>을 보고 왔어요. 저에게 최고의 생일 선물을 주신 봉준호 감독님을 비롯한 <기생충>의 배우, 스태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아카데미 4관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제 삶은 2020년 이전과 이후로 나뉠 거라고 생각해요. 늘 과거에 붙잡혀 살아왔던 저인데 이제 저는 결코 과거로 돌아가지 않기로 마음 먹었어요. 이런 가운데 아카데미 시상식을 비롯한 여러가지 일들로 인해 어제가 생애 최고의 생일이 되었네요.


이제 이전 삶을 "졸업"하고 새출발을 할 예정인데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이 그런 제 삶을 축복해줬다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기뻤어요. 다른 분들에게도 어제의 일이 각자의 의미로 소중하게 남았으면 좋겠네요. ^^


P.S: 제가 위의 글에서 제기했던 <기생충>의 수석 모노리스설은 어제의 결과로 보자면 맞는 것 같네요.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17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86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8056
111365 이번 총선 죽 쒀서 개 주게 생겼네요 [29] ssoboo 2020.02.14 1965
111364 뮤지컬 보디가드 [5] 스위트블랙 2020.02.13 479
111363 인셉션 질문 [8] mindystclaire 2020.02.13 1268
111362 [바낭] 모두들 해피 발렌타인! [2] skelington 2020.02.13 366
111361 "문신을 한 신부님"이 개봉했네요 산호초2010 2020.02.13 551
111360 봉준호 생가(生家)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28] ssoboo 2020.02.13 1746
111359 정직한 후보 를 봤어요. (스포일 수 있어요) [5] 티미리 2020.02.13 763
111358 웨스 앤더슨 감독 신작 [프렌치 디스패치] 예고편과 포스터 [4] oldies 2020.02.13 907
111357 다른 회사 상사들도 이런 얘기 자주 할까요? [5] 가라 2020.02.13 745
111356 [넷플릭스바낭] 80년대 B급 코미디의 전설(?) '폴리스 아카데미'를 봤습니다 [16] 로이배티 2020.02.13 901
111355 [회사바낭] 긴 휴가 [14] 가라 2020.02.13 863
111354 정직한 후보..감상 [3] 라인하르트012 2020.02.13 688
111353 새벽의 기다림 [4] 어디로갈까 2020.02.13 594
111352 리차드 주얼 한국에 릴리즈 된다고 합니다 - 산호초님께 [2] McGuffin 2020.02.12 514
111351 봉준호와 한국적인 어떤 정체성 [26] 어제부터익명 2020.02.12 1898
111350 "패인 앤 글로리" 짧은 감상 [3] 산호초2010 2020.02.12 666
111349 지브리 스트리밍, 과거가 되기 전에 [2] 예정수 2020.02.12 531
111348 작은 아씨들 [4] Kaffesaurus 2020.02.12 946
111347 [넷플릭스바낭] 일본 드라마이자 또 하나의 루프물, '나만이 없는 거리'를 봤습니다 [18] 로이배티 2020.02.12 981
111346 오늘의 미국 엽서(1) [2] 스누피커피 2020.02.12 27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