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이라는 것

2020.02.01 13:00

어디로갈까 조회 수:1144

0. 대통령을 보좌했던 이가 30일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포토라인에서 한 발언을 이제야 보고 들었어요.  공개소환을 전면 폐지함에 따라 그간 다른 이들은 ‘깜깜이 출석’을 했는데, 이 분은  이례적으로 공개 출석을 했군요.
이런저런 루트로 그가 얼마나 정직하지 않은 사람인지 눈동냥 귀동냥한 저로서는 그의 발언에 실소할 수밖에 없었는데, 응원의 말들이 많아서 놀랐...

1. 사람들이 정직에 대해 가지고 있는 열망이 크다는 것 외에는 제가 정직이란 개념에 대해 확실하게 알고 있는 건 없는 것 같습니다. 
근데 정직하기 위해서는 수다스러울 수도 또는 침묵할 수 있지만, 어느 쪽이든 정확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죠.  
삶/사회는 정확한 것이니까요. 삶도 사회도 일종의 사물이기 때문입니다.

2. 상대에게서 정직을 느낄 때, 저는 그가 뭔가를 포기하는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포기를 결의하는 그 얼굴을 아름답다고 느낍니다.
정직은 진실의 대체물이죠.  당자가 설명/주장한다고 우리가 진실을 알고 인정할 수 있을까요?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겸손한 자세를 취할 때,  정직은 드러나는 것 아닌지.  
간절히 정직을 고수하는 이들은 의식의 배면에 항상 죽음의 문제까지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닐지.

3. 정직함의 내부에는 정직함이 초래할 수도 있는 부끄러움을 상쇄할 무엇이 들어 있습니다.  삶의 유일한 형식은 정직함이어야 해요. 그러므로 저도 저 자신이 정직하기를 소망하노니,  삶과 닿고 싶기 때문입니다.

4.  이 세상에 정직하지 않은 사태는 결코 일어나지 않아야 하죠. 그런데 무엇으로, 무엇 때문에 제가 그것을 가리려 할까요? 뒤집어 생각하면 거짓조차 한없이 정직한 것인데 말이죠. 사람들마다 정직을 나타내는 방식들이 다른 것인데 말이죠  - -

5. 제가 정직했던 순간들을 되짚어보면, 이 세상에 정직하지 않은 것은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아침마다 제 집 베란다에 와서 꿱꿱 소리쳐대는 직박구리처럼요. 
(뻘덧: 새벽마다 직박구리+ 이름 모를 새들이 A4  용지 크기 만한 베란타 턱 (침실과 거실을 나누는)에 와 너무 울어댐. 알곡과 채소들을 접시에 담아 놓아줬음.  근데 얘들이 식사하면서 엄청 응가를 쌈. 아랫집에 피해가 가서 관리실에 청원을 넣어 이제 밥 못줌. 적잖이 속상함. -_-)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93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99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2412
111446 30초동안 손 씻는 법 [3] 예정수 2020.02.21 674
111445 [코로나19] 오리무중이었던 29번 환자의 감염원이 드디어 밝혀졌습니다! [8] ssoboo 2020.02.21 1645
111444 후덜덜~~질본 "대구 신천지교회 신도 4475명중 544명 '증상' 발현"(종합) [8] 왜냐하면 2020.02.21 1207
111443 [코로나19] 퍼즐이 풀리는거 같은데 - 청도 신천지 교주 형님 장례식 [4] ssoboo 2020.02.21 1223
111442 안철수 선거연대는 거부, 반문연대는 긍정 [2] 가라 2020.02.21 509
111441 [코로나19] 시골 교회 다니시는 여사님 ssoboo 2020.02.21 735
111440 다음 검색순위가 없어져서 조금 불편하네요. 왜냐하면 2020.02.21 694
111439 [게임바낭] 최근에 한 게임들, 하고 있는 게임들 [4] 로이배티 2020.02.21 478
111438 환란의 시대 [2] 어제부터익명 2020.02.21 567
111437 코로나, 손혜원, 텍사스 [21] 칼리토 2020.02.21 1140
111436 명예로운 죽음을 당한 경제, 방역 [5] eltee 2020.02.21 747
111435 어머니 다니시는 교회... 좀 화나네요. [7] 가라 2020.02.21 1126
111434 오늘의 미국 엽서(5) 알바 뛰는 듀토끼 포함 [1] 스누피커피 2020.02.21 291
111433 신천지 위치 알림 APP glannex 2020.02.21 533
111432 [코로나19] 비관과 낙관 사이 혹은 절망과 희망 사이 [1] ssoboo 2020.02.21 701
111431 영화 감상 동호회에 경험있으세요? [1] 산호초2010 2020.02.21 521
111430 듀나님이 거의 만점을 준 house 1977 가끔영화 2020.02.20 704
111429 마스크 안 쓴 사람 보면 감염될까 불안합니다 [3] 예정수 2020.02.20 1265
111428 일본크루즈 2명 사망자 발생했네요 ㅜㅜ [2] 크림카라멜 2020.02.20 953
111427 오늘의 미국 엽서(4) [2] 스누피커피 2020.02.20 31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