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기...(앓는 소리)

2020.01.22 10:16

안유미 조회 수:573


  1.예전에는 그랬어요. 한 3년 전만 해도요. 감기에 걸려도 타이레놀이나 아스피린을 먹고 잠들면 다음 날 아침에는 스스로도 신기할 정도로 이미 나아 있곤 했죠. 그러면 '이겼다! 감기끝!'하고 다시 밖으로 뛰어나간 거죠.


 한데 최근엔 감기에 걸린 후 약을 먹고, 몸이 좀 나아졌다 싶어서 놀러나가면 또다시 감기가 역습하는 거예요. 아직 완전히 나은 게 아니라 증상이 완화된 것일 뿐이었던 거죠. 이렇게 몸이 약해졌다는 걸 새삼 깨달아가고 있어요.


 그야 이건 감기나 독감이 매번 강해지고 있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죠. 사람들이 '이번 감기는 독하다'라고 말하는 건 이번 감기는 평소의 감기보다는 세다...라는 뜻일 거니까요.



 2.하여간 너무 죽겠어서 누워있다가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술집이나 호텔에서 술게임을 할 때도 목청을 높여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거나 욕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상하게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이예요.(물론 방음이 잘 된 곳에서만) 테니스 플레이어들도 남의 눈을 의식 안하고 매우 쪽팔린 기합소리를 내곤 하고요. 그래서 인위적인 발성이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거 아닐까 하고 생각하던 참이었죠.


 그래서 한번 '의식적으로'앓는 소리를 내봤는데 이게 의외로 효과가 있더라고요. 너무 아파서 어쩔 수 없이 내는 앓는소리는 아니고, 그냥 좀 오버하면서 앓는 소리를 내는 거였지만 이상하게 통증이 좀 사그러드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앓는 소리를 내다보니 신기한 게, 의외로 점점 '아이고 아이고'라는 소리가 나오는 거예요. 옛날 동화책에서 꼭 '아이고...'라는 앓는 소리가 나오던데 그게 말도 안 되는 의성어라고 생각했거든요. 한데 자연스럽게 앓는 소리를 내다보니 정말로 점점 '아이고'라는 작위적인 소리와 점점 닮아가더라고요. 이런 걸 보면 의외로 조상들의 센스는 엄청났던 거 아닐까...라고 주억거렸어요.



 3.어렸을 때는 '한숨 쉬지 마라'라는 말을 듣거나, 무려 tv 광고에서 '죽겠다'라고 엄살부리는 어른을 나쁘게 묘사하며 '죽겠다라는 말 하지 마라'라는 광고를 보기도 했었죠. 하지만 생각해 보면 '죽겠다'라고 앓는소리를 내는 게 꼭 나쁜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렇게 엄살을 한 번 부리거나 한숨을 푹 쉬면 뭔가 기분이 나아지는 것 같기도 하잖아요. 요즘은 습관적으로 한숨을 내쉬곤 해요.


 그래서 요즘은 사람을 만났을 때 왜 그렇게 한숨을 쉬냐고 핀잔을 주면 이렇게 대답해요. 


 '아 이건 한숨이 아니라 복식 호흡이야. 요가 강사가 가르쳐 줬어. 복식 호흡이 몸에 좋다는데 너도 한번 해봐.'라고요. 물론 헛소리지만 반박할 수 없는 헛소리죠! 복식 호흡 하는 거라는데 누가 딴지를 걸겠어요?



 4.휴.



 5.어쨌든 몸이 좀 약해지니 느낀 건데 이제부턴 근력 운동보다 유산소운동으로 메뉴를 좀 바꿔야겠어요. 아무래도 몸을 좀 몰아붙여야 방전-회복-체력 레벨업의 순환을 탈 수 있으니까요. 근력 운동을 해봐야 몸만 좀 쑤시지 '지친다'라거나 '운동을 제대로 했다'라는 느낌은 별로 없거든요. 어쨌든 미친듯이 운동을 해야겠어요.


 휴...감기에 걸리니 심심하네요. 물론 감기에 안걸렸어도 심심하겠지만요. 설마 오늘 저녁까지도 낫지 않을 리는 없겠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24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805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8248
111175 [듀나인] 밀레니엄에서 다니엘 크레이그가 입고 나오는 패딩 어디껀 줄 아시나요? [4] 수줍은저격자 2012.01.12 3869
111174 (스포일러)레미제라블 완역본, 어느 출판사가 좋을까요+영화이야기 [28] 낭랑 2012.12.27 3869
111173 손미나 아나운서 책 읽어보신 분 계세요? [11] dewy 2011.07.23 3869
111172 회사의 이선균씨 팬/ 모던패밀리 명대사/ 야옹이 밥 [10] loving_rabbit 2010.12.24 3869
111171 미셸 윌리엄스 & 라이언 고슬링 W 매거진 10월호 커버 [5] 보쿠리코 2010.09.11 3869
111170 아줌마만의 머리스타일이 있나요 [5] 가끔영화 2010.06.29 3869
111169 한국의 알바생들이 타국보다 더 힘든 이유 [25] 프레데릭 2016.03.12 3868
111168 여성스런 말투에 대한 조언 [15] 달콤바닐라 2015.01.17 3868
111167 아...상어 이거 정말 뭔가요...(스포) [3] 메피스토 2013.07.30 3868
111166 나는 당신과 다른 사람입니다. [22] a.앨리스 2013.01.17 3868
111165 오전에 편의점 운영 설명을 듣고... [14] 무비스타 2012.10.24 3868
111164 [바낭] 빅뱅 컴백 무대 + 기타 등등 아이돌 잡담 [13] 로이배티 2012.03.12 3868
111163 심심한가, 툭하고 말 걸어 오는 구남친의 문자. 그런 관계. [11] Paul. 2011.11.22 3868
111162 [듀게일상] 축하 짤방.jpg [4] EEH86 2011.09.02 3868
111161 그것이 알고 싶다_애나편_저는 아무래도... [4] 사팍 2011.07.31 3868
111160 [2ch] 살면서 느끼는 이상한 느낌의 순간들 [14] Johndoe 2011.05.06 3868
111159 고문전문가 이근안씨가 X소리를 했습니다 [16] amenic 2010.12.17 3868
111158 현실의 인물이 아닌 사람이 이상형... [15] 스위트블랙 2010.09.20 3868
111157 하루키 세계와 저의 어긋남. (스포일러 有) [17] catgotmy 2010.06.21 3868
111156 '죽고싶다'는 감정은 일반적이지 않은 것인지요 [39] 안수상한사람 2015.09.04 386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