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와이파이 얘기...

2019.12.21 02:52

메피스토 조회 수:1423

* 딱히 저격글은 아닙니다만


http://www.djuna.kr/xe/index.php?mid=board&page=6&document_srl=13689609


저어기 이 스레드 맨아래 리플에 대한 답변을 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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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작업자가 숙련되어 있으면 동영상 보면서 조립해도 매뉴얼 대로 꼼꼼히 조립할 수 있다고 하시는 건가요. 조립이라는 건 눈과 손으로 하는 건데 이게 숙련도에 따라서 동영상 보면서 할 수 있어요? 노동자들이 숙련되면 두뇌가 두 개가 되어서 듀얼프로세싱이 가능하고 눈이 네 개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바로 이렇게 딴짓을 하기 위해서 컨베이어벨트 속도를 늦춘 거예요.


이건 현대자동차에서 생산현장 관리를 전혀 안하고 있다는 증거로 보기는 어려워요. 현대자동차에서는 최소한 노동자들이 이정도는 한다고 가정하고 조립현장을 짰겠죠. 그런데 동영상을 보면서 조립할 정도로 태만할 거라고 상상하지 못한 게 현대차 경영자들의 실책이었죠. 태만한 노동에도 바닥 아래 또 바닥이 있다는 걸 보여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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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작업에 따라 동영상을 보는지, 작업을 하면서 동영상을 보는지, 본문에서 언급하신 '올려치기' '내려치기' 이후 동영상을 보는지....아니. 다 떠나서 정말 동영상을 보는게 기사화될만큼 일반적이고 당연히 벌어지는 일인지 조차 우린 알길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덧붙여 생산공정에 따라 딴짓하면서 조립하는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조립이란건 눈과 손으로 한다"라는 전제부터가 오류입니다. 작업이나 공정의 천재들이 겨자님표현처럼 두뇌가 두개가 되고 듀얼프로세싱이 가능하고........이런 수준도 아닙니다. TV에 나오는 생활의 달인에나 나올법한 수준조차도 아니더라도, 뭔가를 하면서 딴짓을 하는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공정에 따라 일반화가 불가능할 만큼 천차만별이긴하지만, 거꾸로 천차만별인만큼 무언가를 하면서;눈은 다른걸보고 손은 조립하고..........이건 대단한 일이 아니란거죠. 왼손에 세모그리고 오른손에 네모 그리고...이런것보다 쉬워요. 다떠나서 이런 형태의 작업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현장에선 베테랑 직원들이 신입들을 가르치며 이렇게 얘기하죠. "하다보면 됩니다". 그리고 정말 하다보면 됩니다.


물론 겨자님의 말이 일방적으로 틀렸다는건 아닙니다. 당연히 눈으로 보고 손으로 꼼꼼히 조립해야하는 일들도 있지요. 그런데 대상이 된 일이 그 카테고리에 해당하는지 아닌지에 대해선 겨자님 역시 자세히 아시는것 같진 않군요.  저 역시도 자세히 모릅니다.


허나 모르는 입장이라도 이런 얘긴 할 수 있습니다. 어떤 공장이건 근로자를 그냥 내버려두고 작업을 하게 한 뒤 퇴근시간 떙하면 생산량만 체크하고 유독 튀는 성과에 대한칭찬이나 질책이 없는 공장은......글쎄요. 일단 제 짧은 경험내에선 없습니다. 공정이 라인식이건 수작업식이건 전자동화식이건 현장관리자;흔히 작업반장이란 사람들이 공정별로 돌아다니면서 상황을 체크하고, 생산에 문제가 있다면 사무실에 보고하거나 그 자리에서 해결합니다. 어느 공정에서 유독 불량률이 높다면 그 공정에 가서 작업자를 닦달하건 어떤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건 어쨌든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하려는 시도를 합니다. 그게 관리자의 일이고 당연히 일련의 상황은 사무실에 보고가 되죠. 여기서 '문제'에는 자재 불량 문제부터 생산량을 비롯, 근로자의 근태도 당연히 포함됩니다. 시간당 생산량을 말그대로 시간(심지어 10분 단위로)당 체크하는 타이트한 현장들도 있고, 거꾸로 시간을 체크해서 지난 동일 생산량대비 얼만큼 걸렸는지 체크하는 현장도 있고 형태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핵심은 어떤 형태로건 관리를 한다는것입니다. 현대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몇몇 대기업 생산라인-자동화와 전산화가 어느정도 되어있고 그것이 관리자 쪽과 연결되어 있다면 오히려 더 쉽지요. 실시간 생산량이나 불량률이 체크되는 모니터 바라보다가 문제가 생기면 거길 가면되니까요.   


겨자님의 말이 맞다면, 사기업이 근로자에게 돈을 주면서 일을 시키는데 현장 관리자를 비롯한 직원들이 동영상을 보기위해 벨트속도까지 늦출정도로 근무를 태만하게 하는데도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몇몇분들의 지적;근로자가 그렇게까지 일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논의는 차지하고서라도, 그냥 평범한 근로자-직장-일터 개념으로 생각해봐도 기사의 결과들은 관리의 소홀....아니...애초에 관리란 개념이 아예 없는게 아니라면 나올 수 없는 결과라는겁니다. 단기적이거나 단편적인 사건이라면 충분히 있을법한 얘기지만, 기사가 사실이라는 전제 자체가 이미 관리의 부재를 증명하는거라고요. 


인사부 직원들이 폰게임에 미쳐서 급여업무를 소홀히 한덕에 월급날짜가 미뤄지거나 액수가 바뀌었다...같은 일들이 어쩌다 한번이 아니라 비일비재하다고 기사가 뜨는것과 크게 다를게 없습니다. 정말 인사부 직원들이 정신나갔을수도 있지만, 보통 회사생활을 한 사람들이라면 "저렇게 될 수가 있음? 될 수 있고 없고는 둘째치고 일이 그지경이 될때까지 관리자는 뭐한거임?"이라고 생각하는게 자연스럽지 않겠습니까. 저같은 경우 저런 기사를 접했다면 '정말 폰게임하느라 일을 태만히 한걸까?'부터 떠올리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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