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18 20:33
이번에도 좀 뒷북인가요.
처음 그 광고를 봤을 때 착잡했습니다. 저 어린이는 자신이 성적 대상물이 되는 연기를 했다는 걸 자각하게 되면 어떻게 느낄까. 그런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보면서 자라는 다른 어린이들은?
그나마 하루만에 항의로 내려진 것이 다행스러운 대목인가요. 그런데 그에 대한 백래시가 자못 충격적이었습니다. 남초에 가면 엄청 많이 볼 수 있고, 여기 듀게에서도 봤는데 지운 것 같네요.
'예쁜 여자를 좋아하는 게 무슨 문제냐.'
'페미쿵쾅이들이 그 어린이 모델이 예쁘다고 질투한다.'
'그 광고가 음란하다고 비판하는 너희들의 눈이 문제다. 내 눈에는 그냥 예쁘기만 하다'
'역시 여자는 예뻐야 맛이다. 그 모델 예뻐서 좋더라. 페미들이 뭐라고 해서 더 좋아할 거다. 메롱'
'여자애들도 화장하고 어른처럼 꾸미는 거 좋아한다. 그걸 왜 막냐?'
1. <못생긴 페미들이 예쁜 어린이모델을 질투한다>
성인여성이 어린이를 질투해서 광고를 문제삼는다는 망상은, 그런 망상을 하는 남성들에 대해 많은 걸을 알려줍니다. 우선 그 남성들은 어린 소녀를 성인여성과 동일선상에서 성적 대상으로 보고 있어요. 그 남성들의 머리 속에는, 어린 소녀들을 성적 대상화하지 않는 사람들도 세상에 많이 있다는 생각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남들도 자신들처럼 당연히 어린 소녀를 성적 대상으로 보고 있을 거라고 가정합니다. '성인 남성들은 어린 소녀들을 탐닉하고 싶어할 것이다. 성인 여성들은 어린 소녀들과 성적 매력을 두고 경쟁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가정이 머리 속에 단단히 자리잡고 있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어떤 성인 여성들이 예쁜 소녀가 나오는 광고를 문제삼는다? 빙고! 정답! 질투하는 거다!
네. 정말 역겹습니다. 자신들의 망상을 투사하니 저런 말도 안 되는 비난을 하기에 이르렀네요. 그리고 그 비난은 도리어 자신들의 뒤틀린 욕망을 그대로 적시합니다.
(비슷한 예가 떠오릅니다. '창녀들은 넘치는 성욕을 주체 못 해서 몸을 판다'라는 황당한 소리도 역시 본인들의 망상을 투사한 결과죠.)
2. <페미들이 쿵쾅거리니까 웃긴다. 나는 예쁜 어린이 모델 좋다. 어쩔래? 페미들 열받으라고 더 티내야지. 여자는 예뻐야 맛이지.>
소아성애는 죄악입니다. 그래서 그 광고가 문제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섹슈얼리티가 강조되긴 했지만 소아성애까지는 아니다' 또는 '전혀 성적이지 않고 당연히 소아성애적이지 않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서 동시에 '엘라 그로스 예쁘기만 하던데. 페미들이 싫다니까 난 더 좋다. 어때, 쿵쾅이들? 분하지?'라는 흐름들이 있더군요.
그러니까, 페미니스트를 조롱하기 위해서 소아성애자-되기를 자처하는 것입니다. 페미니스트를 조롱하는 포지션에 설 수 있다면 소아성애자와의 동일시조차도 불사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들에게는 소아성애자보다도 페미니스트가 더 멀리하고 싶은 존재. 네. 미쳤다고밖에 할 수가 없네요.
세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첫번째, 페미니스트를 너무너무 혐오해서 자신을 불사르고 똥구덩이에 다이빙하면서까지도 페미니스트를 조롱하고 싶다. 두번째, 소아성애가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번째, 사실 소아성애 경향을 가지고 있다.
세 가지가 결합되었을 수도 있죠. 이런 종자들이 한국 사회에 있다고 생각하니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얼얼하네요. 그동안 많이 놀랐는데 아직도 놀랄 게 남아있었네요.
3. <여자애들이 좋아해서 어른같이 꾸미고 섹시해지려고 하는데 왜 막냐. 자유의 침해다.>
어린 소녀들이 자신을 성적 대상으로 인식하고 성적 매력을 돋보이게 하려는 경향은 당연히 어른들의 세계를 모방한 데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을 스스로 성적 대상으로 인식하면 자아의 성장과 전인격적 발전에 크나큰 저해를 가져옵니다. 어린 시절의 경험은 중차대한 차이를 낳고요. 그래서 아동 대상 성범죄는 특별히 가중 처벌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내용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야 마땅한데, 한국 사회는 아직 멀었나 봅니다. 모든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보고 물건처럼 대하는 데 워낙 익숙해진 남자들이 많아서요. 어린 소녀가 스스로를 성적 대상화하는 것이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고, 오히려 반기는 거죠...
며칠 전 본 모습이 잊히지 않아요. 10살 정도 된 어린이가 히잡을 쓰고 있더군요. 그런데 그 안에는 또 귀여운 곰돌이 무늬가 있는 바지를 입었어요. 자기 오빠와 장난치며 놀고 있는 모습이 개구장이처럼 보였습니다. 저 아이에게 왜 '성적인 코드를 가리는' 히잡을 씌움으로써 다시 성적 대상화하는 것인지. 아이에게 히잡을 씌우는 사회나 화장을 시키는 사회나 그 바닥은 같아 보입니다.
2019.07.18 21:19
2019.07.18 21:30
지금 이 글 아래서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지 않는게 누구지요...? It's YOU....
2019.07.18 21:34
너 얘기하는거야.....
2019.07.18 21:47
2019.07.18 21:56
다른 글의 댓글에선 반말이 흔하게 보이던데요? 사과는 커녕 지속적으로 반말을 하던데. 아무튼 좀 갸우뚱하군요.
2019.07.18 22:19
2019.07.18 22:20
누가? 소부가? 빅캣이?
+ 님은 글에서 병아리 감별하듯 성별 찾는 짓거리 좀 그만 했으면 좋겠네요.
2019.07.18 22:24
2019.07.18 22:51
2019.07.18 22:56
2019.07.18 23:10
2019.07.18 23:14
2019.07.19 07:06
2019.07.19 07:40
제발 너두 좀 찔렸으면 좋겠네요.
2019.07.19 01:45
2019.07.19 07:27
그래서 '다들' 그렇다고 했지요. 님인들 다른가요?
2019.07.18 21:28
곱씹을수록 역겹고 상종못할 한국 남자들 참 많다 이런 생각만 들어요. 특히 그 '질투' 부분이요. 아동을 성적으로 바라본다는 거잖아요.
그리고 그게 잘못됐는지도 모른다는게 정말 좌절스럽습니다. 도저히 동료시민으로 삼을 수 없는 인간 무리와 부대끼고 살아가고 있네요. 흑흑.
2019.07.21 19:48
그냥 시대의 물결에 밀려나가길 기대할 뿐입니다. 이미 그렇게 되어가고 있고요.
2019.07.18 22:38
너에게 똥을 묻힐 수 있다면, 내가 똥이 되어도 좋다. 어차피 진짜 나(인터넷 밖의)는 똥이 아니니까.
이런 식의 반응은 인터넷에 일반화된 코드 아닌가요?
2019.07.19 06:07
2019.07.19 07:35
아동출연 광고에서 아동의 목소리로 직접적인 홍보를 말하거나 노래하는게 금지되어 있기는 합니다. 그걸 피하기 위한 방법인데 결국 더 이상해졌죠.
2019.07.19 10:34
2019.07.19 15:42
2019.07.19 21:21
반말은 못참지만 빅캣님과는 대화가 가능한 이 기괴한 간극을 가진 님의 정신세계가 두려워요....
2019.07.20 13:34
2019.07.19 11:08
혐오적인 표현을 끌어다가 자극적인 문장으로 써내려간 이 게시물의 목적은 결국 '나 화났어. 내 편 좀 들어서 같이 욕해줄래?'인데 어차피 본질보다는 욕하지마, 반말하지마, 넌 잘났냐?로 투닥거리며 댓글 수가 늘어날 뿐이죠.
왜 글을 본 남초게시판에서 싸우지 않으시고 여기다 이러시는지 뭐 이해는 합니다만 좀 피곤하긴 하네요.
2019.07.19 20:23
2019.07.21 19:49
동감입니다. 더 많이 피곤해지길!!!!
2019.07.19 12:24
2019.07.21 19:50
범죄가 싹트는 토양은 그대로고, 범죄에 대한 처벌도 솜방망이니 가해자들이 맘 편하게 살겠죠.
2019.07.19 18:00
나탈리 포트만이 레옹을 찍고 성적 대상화가 되는 끔찍함을 느끼며 자랐다고 했죠.저 아동모델 부모의 무지는 비난받을만 하고요.
어린 여자애를 성적 대상화하는 것들은 그냥 쓰레기 소각장으로 던졌으면 좋겠어요
2019.07.21 19:52
예전부터 그 영화 되게 찜찜했는데, 감독 소아성애, 성범죄드러나는 거 보고 역시나 했어요.
2019.07.20 08:24
이 광고 제대로 보니 말나올만 하더군요 아슬아슬한 정도를 넘어선듯.
2019.07.21 19:52
광고 만드는 사람들은 백퍼 알고 만든 거죠. 백퍼 노리고 만들었죠..
2019.07.20 14:13
2019.07.21 19:53
죄책감 1도 없을 거라는 데 한숨이 나옵니다.
2019.07.20 21:19
2019.07.20 21:44
글삭튀할거면 아예 안쓰는게 좋지 않을까요?
2019.07.21 19:55
풋. 사람들이 페미니스트들에게 반발한 게 아니라 광고에 크게 반발해서 하루만에 광고 내린 것임. 뇌내망상도 작작 하슈.
2019.07.21 10:59
광고컨셉자체도 모델의 톡톡튀는 상큼한 이미지를 어필하여 동년배의 10대여성소비자를 겨냥한 것 같은데, 무슨 성적대상화인가요. 그런 광고에도 항의하는 사람들 보면 진짜 일상생활 가능한지 의심스럽습니다. 예전에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소녀 아기나오는 광고도 있었는데, 그것도 그들 기준엔 소름끼치는 성적대상화 광고겠군요. 어린 소녀가 길거리에 나와 매매를 하는 설정이라니..ㄷㄷ 최근에 꽃미남 배우 머리를 아이스크림처럼 2층으로 쌓아놓고 여자소비자가 어느것을 먼저먹을까? 하는건 전혀 논의도 되지않았는데..ㅋ 그러니 이번 일도 못생긴 여자들이 10대꼬마에게 시기어린 질투를 하는걸로 보이는거죠.
2019.07.21 20:03
와. 다 자기 바닥 박박 긁어서 보여주고 있음. 와... 이렇게 기어나와서 자기인증을 할 줄은 몰랐음.
어떤 열살 어린이가 자신의 입술을 클로우즈업해서 아이스크림 핥는 모습으로 자기 스스로를 이미지화하겠음? 어떤 열살 어린이가 같은 동년배 소녀를 그런 눈으로 바라보겠음?
2019.07.22 15:39
2019.07.22 19:41
2019.07.22 22:58
아이스크림 숟가락을 입에 넣는게 오럴섹스처럼 보이고, 우유가 쏟아져나오니 그게 정액처럼 보이고, 아이고 어린애가 왜 아이스크림을 입에 묻히고 다녀. 그건 또 야릇한 상상이 되시는거죠? 하나하나 따지고 들면 끝이 없는 그런 시선으로만 보지말고 광고구성이나 플롯을 분석하는 전문가들의 글도 읽어보세요. 님이 광고제작자라 생각해보세요. 제품이 딸기+우유의 톡톡튀는 맛이고 광고 분위기도 그렇게 가고 소비계층을 젊은 여성층으로 잡아서 그 이미지에 최대한 어울리는 모델로 찍었는데, 왜 님들이 얘기하는 개저씨들의 환타지를 채워주려고 발악을 하겠습니까? 비아냥대셔도 소용없습니다. 전 님이 생각하는 그런 비정상적인 사회에서 비정상적으로 살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