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온지 1년 조금 지났을 무렵이니 대략 14년전이네요. 

 저녁 무렵 퇴근하던 중이었고 아파트 단지내 보행로에서 목줄 안한 시커먼 중형견이 그렁거리는 소리도 없이 킁킁거리며 다가오다 기습적으로 종아리 부분을 물더군요.  다행히 청바지 차림이어서 가벼운 찰과상 정도로 끝났습니다. 맨살에 물렸으면 감염돼서 골치 아픈 일을 당했을 수도 있겠군요.

 

 당시 물린것도 기분 더러웠지만 더 충격적이었던건 목줄 없이 개를 데리고 산책에 나선 견주들의 태도였습니다.

 물린걸 보고도 태연하게 별 대수로운 아니라며 미안하다는 사과 한마디 없이 지들 갈 길 가던 장면은 지금도 무슨 사패스릴러의 한장면처럼 생생해요.

 아마 개인적으로 먼훗날 ‘중국’하면 연상되는 불멸의 장면 중에 하나가 될듯 합니다.

 

 중국본토에서 나름 모든 면에서 선진적이고 특히 시민의식이 가장 나은 편이라는 상해에서 견주들의 개매너는 제가 개에게 물린 이후 지난 14년간

 별로 나아진거 같지 않아요.  아직도 진돗개보다 더 큰 개를 목줄도 안하고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공공장소(예를 들어 타임스퀘어 정문앞 광장이라던가...;)

 에 개자랑질 하려고 모여들고 입마개를 한 개는 거의 본적이 없군요.

 다만 목줄을 한 견주들이 점점 늘어가는 추세?


 한국은 이번 사고덕에 혁명적으로 견주들의 싸가지가 개량될거 같아 보이긴 한데....

 결국 제도적인 강제력이 미흡하면 언제고 재발할 수 밖에 없을 거에요.

 지금은 목줄 안하고 입마개 안해도 몇만원 벌금이면 땡이구 그나마 단속도 거의 안하죠. 개가 사람 물어도 견주가 입게될 피해는 매우 경미합니다.


 전에도 말했지만 일시적으로 애견산업이 붕괴수준의 타격을 입는 한이 있더라도 견주 자격증 제도 도입이 필요합니다.

 (유럽 몇몇 나라에서는 실제 자격증이 있으며, 일부 견종의 경우 자격증 +의무 교육이수 가 필수)


 진정한 애견?인이라면 먼저 나서서 이런 시스템을 입법화 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봐요.


 측근이 오랫동안 살았던 유럽의 어떤 도시에선 이웃집 개가 사흘 넘게 바깥으로 나오는 것을 보지 못하면 신고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견주는 동물학대죄로 끌려간다고...;

 그래서 그 도시 시민들은  세수도 못한채 눈을 비벼가며 개를 산책 시킨다고 하네요.  너무도 당연한 일상

 물론 목줄과 입마개는 상식


 여하간 유럽 - 한국 - 중국의 견주들 수준을 보면 그 나라 시스템의 수준이 언듯 비교되요.

 저런 사소한? 문제에도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다면 뭐 다른건 볼 것도 없지...랄까?


 한편 견주들 수준 역시 시스템의 결과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아무리 후안무치하고 쓰레기 같은 소양의 견주라도 목줄, 입마개 안하는거 적발시마다 500만원 이상의 벌금에 3회 초과 적발시 해당 개 몰수 및

 견주 자격 박탈 등등이 되면 저절로 다들 개념 견주가 될테니까요.


 

 여하간 전 개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조금만 큰 개를 봐도 초긴장 상태가 되고 작은 개도 목줄 없이 돌아 다니면 눈길을 떼지 않고 경계합니다.

 개를 참 좋아하고 개들도 잘 따르는 편이었는데 .... 개트라우마가 생겼어요.   

 절 문 개 때문인지 그 개의 주인 때문인지 그 주인이 중국 국적에 중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어서인지? 를 따지는건 사실 저에겐 별 의미가 없는 일입니다.

 개부터 견주 그리고 국가시스템까지 모두 개에 물였던 저한텐 다 ‘똥’ 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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