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요즘 정치 바낭

2017.05.16 11:25

로이배티 조회 수:1262

1.

대선 끝난 후에 적는 첫 글이네요.

대선 얘긴 패스하려구요. 다 끝난 게임 가지고 뭘 아는 척하면서 중얼중얼하려니 재미도 없고...;



2.

문재인 정권의 한 주에 대해 사방팔방에서 극찬성 반응들이 쏟아지고 있죠.

보수 언론이고 진보 언론이고 할 것 없이 일단은 거의 칭찬 위주의 반응들이고 인터넷 말고 주변 사람들 반응도 그러합니다.


뭐 일단은 저번 대통령과의 상대 평가가 큰 요인인데, 전임자가 바닥 점수도 아니고 지하 점수(...)권의 사람이었다 보니 좀 날로 먹는 부분도 있죠.

그냥 예전에 당연한 일이었던 것 정도만 해도 '신선한 소통!!!' 이라면서 대서특필될 정도니까요. ㅋㅋㅋ

사실 전 이번 대통령은 누가 되든 무조건 폭탄 안고 자폭하게될 비극적 운명이 예정 되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상대 평가로 오히려 버프 받고 있는 걸 보니 신선하네요. 뭐 오래갈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런데 '상대 평가'에 덧붙여서, 그냥 상당히 잘 하고 있는 부분들도 제 기대보다 훨씬 많이 눈에 띕니다.

어차피 여당이 과반이 아니고. 국회 선진화법도 있고. 또 총선은 한오백년 남았고. 야당이 여당에게 우호적일 리도 없고.

그래서 대략 2~3년은 거의 대통령이 혼자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아니면 큰 개혁은 어렵겠다... 싶었고.

그래서 '이번 기회에 대통령 혼자 권한으로 할 수 있는 개혁의 범위와 한계를 구경하게 되겠군' 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일단 굉장히 스피디합니다? ㅋㅋㅋㅋㅋ

전 당연히 여기저기 눈치 보고 신경 쓰면서 아주아주 신중하게 하나씩 하나씩 할 거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근데 지난 1주일간 진행 속도를 보면 거의 하루에 한 건씩 후닥닥닥 해치워 나가는데 정말 대통령 당선용 버킷리스트를 수백가지 정도 쌓아 놓고 있는 사람이 아닌가 싶을 정돕니다.


게다가 그렇게 하루에 하나씩 내놓는 개혁 아이템들이 다 묘하게 적절하죠. 하나하나 다 공약이랑 연결되고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을 상징하는 성격이 있구요. 그냥 무작정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치밀하게 기획해서 홍보 효과까지 계산해 내놓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어제의 세월호 순직 교사들 순직 인정 건만해도 보세요. 지시 내용과 지시 날짜, 그리고 지시 전후로 보여지는 대통령의 모습 등 거의 완벽한 시나리오 아닙니까. 그냥 좋은 일, 하고 싶었던 일을 막 하는 게 아니라 굉장히 프로답게 그걸 현 정권의 이미지 상승으로 활용해내고 있는... '듯' 해서 갑자기 투표할 때도 없던 기대감이 막 생기고 있습니다. ㅋㅋ


암튼 뭐 그 와중에 북한은 미사일을 쏴 대고. 홍준표는 '돌아가서 복수할 거야!' 라고 외치고 있고. 아직 인사 검증 청문회 시작도 안 했구요.

험난한 여정이 앞으로 4년 11개월치가 대기하고 있지만. 지금 이렇게 국민들에게 잘 보이고 홍보해 놓은 것들은 앞으로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3.

현 정권 지지자들 떡밥이 게시판에 뜨겁네요.

워낙 뜨거운 떡밥이라 그냥 간단하게만 아님 말고식으로 제 느낌을 말해보자면.


요즘 문재인 열성 지지자들의 전략은 너무 공격적이에요. 그게 옳고 그르고를 떠나 일단 전략적으로 에러라고 봅니다.

다들 싫어하시는 아이돌 비유를 굳이 또 하자면 난생 처음 덕질한 그룹이 성공해서 과도하게 흥에 취한 초짜 덕후들이 떠오른달까(...)


그냥 문재인 홍보하고 현 정권 업무 수행 홍보하고 부당한 공격이 있을 땐 반격하고. 이 정도면 덕후 지지자들이 할 일로 충분합니다.

나서서 누굴 무찌르고 그럴 필요 없어요. 이제부턴 공성이 아니라 수성 모드로 가야죠.

앞으로 5년간 지키고 싶은 것을 열심히 지키는 일에 전념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입니다.


요즘 지지자들이 여기저기 글 올리면서 페이스북 인기 페이지들에 올라오는 문재인과 현정권 관련 글에 팩트 위주로 좋은 댓글 달고 서로 추천 찍어서 (일베 성향의) 부정적인 여론 전파를 막아 보자... 뭐 그러던데. 이런 건 할만한 일이고 심지어 참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만. 


다시 말하지만 요즘같은 상황에까지 그렇게 능동적으로 공격성을 보일 필요가 없습니다.

다 떠나서 결과적으로 정작 현 정권에 별 보탬이 안 될 거다... 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 이와는 별개로 요즘 몇몇 언론사 '사람'들은 왜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언론 종사자들 sns 금지라도 시켜야 하나(...)



4. 

안철수는 아무 근거 없었던 제 느낌과는 다르게 정계 은퇴는 커녕 매우 빠르게 재수(그렇죠. 사실은 삼수가 아닙니다) 선언을 했더군요.

개인적으로 안철수에게 크게 나쁜 느낌을 받았던 건 없고 오히려 제대로 빡세게 준비 하면 의외로 괜찮을 수도 있겠다... 라고 생각했던 터라.

그리고 국민의당의 존재가 한국 정치 지형도에 나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확실히 있다고 생각하는지라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만.


대선을 기점으로 전라도의 지지가 민주당쪽으로 거의 넘어가 버렸고.

당에서도 안철수가 앞으로 해 줄 수 있는 역할에 대해 매우 큰 의구심을 대놓고 내보이는데다가.

안철수가 잘 나갔던 지금까지도 안철수가 당에 대해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 하는 모습을 쭉 보여왔으니 별로 큰 기대는 안 생깁니다.


가능하면 남은 5년 동안 모자란 정치력을 어디서 꾸어 와서라도 당권을 장악하고 국민의당을 좀 더 안철수 본인의 생각과 개성이 확실하게 드러나는 당으로 변화시켰으면... 합니다만.


흠. 뭐 지켜 봐야죠. 

5년은 긴 시간이니까요.



5.

위에서 이미 한 얘기지만 어제 문재인의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 지시는 여러모로 참 뭉클했습니다.

지시 내리고, 유가족과 통화해서 위로하고.

어찌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고 자연스러운 모습이겠지만, 뭐 그딴 것 따질 필요 없이 너무 잘 했어요. 괜히 제가 다 고마울 지경이었네요.


근데...


그냥 청와대에서 출퇴근하면 안 되나요. ㅋㅋㅋ

아무리 생각해봐도 광화문 집무실은 여러가지로 별로인 것 같은데 말입니다. 일단 괜히 번거롭잖아요. 

굳이 경호원들 극한직업 만들고 여러 사람 5년간 노심초사하게 만들만한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6.

그동안 줄기차게 써대긴 했지만 사실 정치글은 늘 쓸 때마다 부담스럽습니다.

이제 당분간 자제하려구요. ㅋㅋ


근데 요즘 게임도 많이 못 하고 티비는 아예 못 보고 영화도 많이 보지 못 하는 등등 취미 생활 제대로 하는 게 없어서 글 쓸 일 자체가 없어지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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