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씨가 뭡니까?"

2017.05.15 15:44

머핀탑 조회 수:3563

선거 끝나고 정치 글은 안 쓸려고 했는데
한 친문 커뮤니티에서는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는 이유 때문에 오마이뉴스 폐간운동을 하겠다는 글이 베스트 게시물로 올라와 있습니다.
손병관 기자가 대통령 부인을 김정숙 여사가 아닌 김정숙 씨로 호칭했고, 항의가 들어오자 원래 정책이 그렇다고 대답했지만,
네티즌들은 오마이뉴스 여기저기서 여사 호칭을 쓴 각종 기사를 가져다가 내밀며 '팩트폭격'을 하고 있죠.

그런데 사실 똑같은 논쟁이 2007년에 있었습니다.

[편집국에서] “권양숙씨가 뭡니까?” / 박찬수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241230.html

...
<한겨레>는 1988년 창간 이래 역대 대통령 부인들을 모두 ‘○○○ 대통령 부인 ○○○씨’라고 표기해 왔습니다.
...
한겨레가 나름의 표기 원칙을 세운 데엔, 용어에서 나오는 권위주의적 색채를 지우려는 뜻이 있었습니다. 남의 아내를 높여 부르는 보통명사인 ‘영부인’(令夫人)은 3공화국 시절 대통령 부인만을 부르는 말로 승격됐습니다.
...
<한겨레>가 호칭 표기에서 ‘여사’란 표현을 쓰지 않기로 한 데엔,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는 호칭을 가급적 배제하자는 뜻도 담겨 있습니다. 창간 무렵엔 모든 언론이 여성을 ‘○○○양’이라고 표기하거나 또는 괄호 안에 ‘여’라는 단어를 넣어 남녀를 구분했습니다. <한겨레>는 창간 초기부터 여성이나 남성 모두를 ‘○○○씨’로 표기했습니다. 호칭에서부터 남녀를 구별하는 시각을 피하자는 뜻이었습니다. 여성의 사회활동이 드문 시절에 ‘저명한 여류인사’를 지칭하는 단어였던 ‘여사’라는 표현을 <한겨레>가 사용하지 않기로 한 데에도 비슷한 뜻이 담겨 있습니다.
...

물론 한겨례에서도 이희호 여사 권양숙 여사 김옥윤 여사 등으로 검색하면 글이 우르르 나옵니다. 
그런데 이희호 씨나 권양숙 씨 김옥윤 씨로 표기된 글이 훨씬 더 많지요.
원칙은 있으나 편집의 이유든 기자의 실수든 아직까진 완벽히 지켜지진 않고 있는 원칙이란 거겠죠.
한겨례에서도 이런 상황인데, 시민기자를 사용하는 오마이뉴스는 말할 것도 없겠지요.
원칙을 일관성 있게 지키지 못하여 여지를 준 면은 인정하지만, 이게 무슨 폐간 운동할 일일까요.

권위주의 타파를 제1업적으로 삼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겨우 호칭 때문에 저러는 걸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옷을 벗고 음식도 '손수 덜어 드셨다'고 찬양하면서, 한편으로는 영부인께 감히 일반 호칭을 쓴다며 화내는 꼴이라니.

물론 그들은 언론사들이 노무현 취임 이후부터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으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이로 인해 노무현과 노무현 지지자들이 얼마나 상처를 입었는지 등을 열심히 이야기하며 항변하겠죠. 에휴.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는 것과 여기저기 깽판치고 다니는 건 좀 구분했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그냥 '우리 이니' 지켜줄 언론을 하나 만들든지요. 그나마 하나 만든 국민TV도 지금 저 모양인데 말이죠.
자신들이 가장 신뢰하는 프로그램인 김어준의 파파이스가 바로 한겨례에서 제작하고 있다니 큰 문제 아닌가요!
한경오 기사들 욕할 힘으로, 빨리 모금해서 언론사도 차리고 파파이스도 한겨례에서 독립시키고 그러길 바랍니다.


이 모든 것과 별개로 문재인 정부는 지금까지 저도 95점 주고 싶습니다. 흐뭇하네요.
오늘 쯤은 안보실장이 임명되길 바랐는데, 아직까지 소식이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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