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21 23:39
박근혜 하야 집회에서 민변 김종보 변호사의 발언인데
"이게 말이 됩니까?" 후렴구가 은근 호소력 있네요.
이대생들 시위 이후로 운동권 혐오 포섭 전략이 대세가 됐지만
운동권 문화도 나름의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취할 건 취하고 버릴 건 버렸으면 좋겠네요..
발언 중에도 나오는 재벌들의 피해자 코스프레에 실소가 나옵니다.
마침 오늘 "이재용 지원하느라 국민연금 5900억원 날렸다?"는 기사가 떴더군요.
http://v.media.daum.net/v/20161121162333327
재벌은 길라임 정부와 딜을 해서 한 몫 크게 챙긴 공범이지 결코 피해자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최근 시위가 비폭력 프레임에 스스로 갇혔다는 지적도 나오더군요.
누군가 비폭력 시위가 성공하려면 조건이 있다고 그러더군요.
상대가 양심이 있어야 한다고..
아래는 창원에서 고3학생이 한 발언인데
현재 국면에서 두 가지 중요한 포인트를 지적하고 있네요.
1. 비폭력 프레임에 갇혀선 안된다.
2. 퇴진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
자칭타칭 세월호 세대라고 하는 학생들에게서 절망 가운데 희망을 봅니다.
비폭력 프레임에 관해서 이송희일 감독은
"'비폭력 저항'에서 방점이 '저항' 이 아니라 '비폭력'에 찍혔다"고 지적하고 있네요.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1257464484328768&id=100001956842325
퇴진 이후와 관련해 비슷한 맥락에서 오늘 손호철 교수가 프레시안에 칼럼을 기고하셨더군요.
"'광화문 항쟁',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44599&ref=twit
옛날분이라 스타일이 좀 구식이긴 하지만
중요한 지점들은 잘 지적해주신 것 같습니다.
"오죽했으면 한 후배 정치학자는 꿈에 해방 정국의 혼란 속에서 '국민의 희망'으로 미화되어 미군기로 여의도에 내리는 이승만의 모습이 나타났다고 한다.
헌데 자세히 보니 얼굴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었다는 것이다. 박근혜의 버티기, 야권의 분열 속에 내년 봄 반기문이 '구세주'로 귀국하는 섬뜩한 꿈이다."
나름 유머포인트도 있네요.
칼럼에도 나오는데 오늘 작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를 주도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의 항소심에서 검찰이 1심과 같이 징역 8년을 구형하며
"1심이 한 위원장에게 선고한 징역 5년은 지나치게 가볍다"며
"다시는 폭력집회가 재발하지 않고 평화집회가 완전히 자리잡아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원심에서의 구형대로 징역 8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하네요.
http://v.media.daum.net/v/20161121123256064
비폭력 프레임이 저들이 설치한 이데올로기적 방어막이라는 생각을 더 굳어지게 하는 발언이네요.
변호인의 발언대로 "민중총궐기는 작년과 올해가 같은데 경찰, 검찰, 법원의 시각만 달라졌"는데 말이죠.
흐름은 탄핵국면으로 가는 듯 하네요.
손호철 교수의 주장대로 광장이 고삐를 늦춘다면 탄핵국면에서 시나리오는 저들이 원하는 대로 흘러 갈 것 같습니다.
그나마 길라임이 대인배 유나킴을 건드렸으니
이번 주는 광화문에 승냥이들 깃발도 볼 수 있을 것 같아 작게나마 희망적입니다.
2016.11.21 23:47
2016.11.22 00:08
미천한 저로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 창원 고3학생의 발언을 다시 적습니다.
"저는 무조건 폭력시위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다만 필요할 경우에는 폭력을 사용함으로써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저항권을 백분 활용해 국가권력에 불복종을 이끌어내야함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결벽증적으로 비폭력 프레임에 갇힐 필요는 절대 없습니다. 일부 언론들과 경찰, 박근혜가 원하는 여기까지만 놀아라라는 것을 극복해야 저희는 승리할 수 있습니다. 아닙니까?"
2016.11.22 01:01
언제나 하는 얘기지만, 민주주의는 '차카게 살자'는게 아닙니다. 국민이 주인이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당연히 이에 반역하는 자들을 다스릴 수 있는 법적 제도장치가 있습니다. 저 학생이 말한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저항권'에 대해 새삼 생각해보게 되는군요.
2016.11.22 02:04
2016.11.22 01:08
2008년 촛불 집회에서 외치던 저항권, 쥐닭정권과 종편이 프레임을 씌워서 봉인해 버렸던 권리를 어린친구가 다시 열어 줘서 너무 반가워요. 게다가 퇴진이후를 대비해서 자신과 뜻을 같이 하는 청소년들은 모이자라니 여력이 있으면 마구마구 지원해 주고 싶네요.
2016.11.22 10:38
2016.11.22 01:08
80년대 민주화 운동에서 돌이나 각목, 화염병을 이용한 (폭력적) 시위를 한 이유는 그 당시 정치적 집회 자체가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고 있습니다. 경찰에 얻어맞지 않고 잡혀가지 않으면서 집회를 하려면 어쩔 수 없이 돌이나 화염병으로 스스로를 방어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평화적으로 국민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시대에 단지 국민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력적인 방법을 써야 한다는 생각은 굉장히 위험해 보입니다. 더구나 광화문같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폭력을 써서 사고가 난다면 그 피해는 거기 모인 시민들이 받게 되고 그렇다면 이런 자발적인 집회에 더 이상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 않을 겁니다. 그런 폭력을 이유로 집회와 시위 자체가 금지될 수도 있을 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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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보니 '저항권'은 "국가권력에 의하여 헌법의 기본원리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행하여지고 그 침해가 헌법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것으로서 다른 합법적인 구제수단으로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때에 국민이 자기의 권리, 자유를 지키기 위하여 실력으로 저항하는 권리"라고 되어 있군요.
2016.11.22 02:12
2016.11.22 11:02
무원칙의 비폭력이라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윤주 님이 생각하시는 원칙에 의한 폭력은 어떤 것인가요? 물리적인 폭력은 구체적인 대상을 향합니다. 집회에 나온 경찰 등의 제3자를 향하거나 잘못을 저지른 당사자(대통령)를 향하겠죠. 제3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억울한 피해자를 낳게 되니까요. 잘못을 저지른 당사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것 역시 옳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욕망덩어리이고 말귀를 못 알아듣는 (혹은 일부러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 사람을 때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저에게 자식과 같은 존재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저는 부모가 자식을 체벌하는 것에도 반대하지만 만의 하나라도 허용된다면 거기엔 굉장히 많은 전제가 깔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자식이 법적으로 처벌 받아 마땅한 행동을 했지만 나이가 어려서 사회적 처벌이 힘든 경우 (도둑질, 타인에 대한 폭력,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고의로 끼친 경우 등) 부모가 사회를 대신해서 벌을 주는 정도가 허용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것도 미성년의 자식이 저지르는 잘못에 대해 실질적인 책임은 부모가 지게 되는데 부모-자식 관계를 인위적으로 끊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 부모는 자식에 대한 애정을 갖고 상당기간 부양과 교육의 의무를 져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점 등등 상당히 많은 부모의 의무를 전제로 해서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까지는 용인해 왔던 게 아닌가 합니다. 부모-자식이라는 특별한 관계에서도 허용될까 말까한 체벌을 국민과 대통령의 관계에서 허용가능하다고 보는 건 적절하지 않은 비유 같아요. 대통령은 국민이 고용한 사람이고 고용한 사람이 제 욕심을 차려 불법적인 행동을 하고 말귀를 못 알아들어 그만두지 않고 버틴다면 시간이 걸려도 법적인 절차에 따라 해고하고 잘못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지 말 안 듣고 답답하다고 해서 때려서 내려오게 할 수는 없는 거죠.
어떤 사람에게 물리적 폭력을 쓸 수 있는 경우는 그 사람이 저에게 불법적으로 물리적 폭력을 쓸 때 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방위인 경우를 빼고는 생각나지 않는군요. 누가 저에게 심각한 경제적, 정신적 피해를 입혔더라도 그 사람에게 물리적 폭력을 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건 인권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법치국가에서 범죄는 법에 따라 처벌되어야 하고 그런 해결방식을 지향해야 하는 게 아닌가요.
2016.11.22 11:28
2016.11.22 18:07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억울한 죽음이 발생했다면 그 증거를 찾아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하고, 공무원의 직무유기로 사고가 발생했다면 그 역시 증거를 찾아 법적 책임을 물어야겠지요. 법 자체가 잘못 되었으면 법을 고치도록 노력해야겠고요.
시민이 경찰에게 폭력을 행사하면 경찰 역시 그에 대한 정당방위로 폭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설마 시민은 폭력을 행사해도 되고 경찰은 가만히 앉아 두들겨 맞아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건 아니겠죠?) 윤주 님이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위해 다른 사람을 때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그 주장은 다른 사람 역시 그들이 옳다고 믿는 것을 위해 윤주 님을 때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시작해야 할 것 같은데요. (저는 이 지점에서 이미 멘붕이라 이만 총총...)
2016.11.22 19:14
백남기 어르신의 경우 말씀하신 내용을 위해 대책위가 만들어졌지만 검찰이 1년 가까이 시간끌기를 하다가 어르신이 돌아가시고 나서야 사인을 규명하겠다고 부검을 신청했고 각계에서 병사 진단에 연대항의하고 부검을 위한 시신탈취를 시민들이 몸으로 막고 나서야 그나마 장례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정부와 경찰은 사과 한 마디와 어떤 책임자 처벌도 없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경우 진상조사를 위해 만들어진 특조위가 사찰을 당하고 정부인사가 개입하고 세금도둑이라는 조롱을 받으며 예산이 깎이고 결국에는 정부에 의해 강제종료되었으며 7시간 의혹의 열쇠는 대통령 지정기록물이라는 이유로 수십년간 공개불가상태입니다. 용산참사의 경우 영화까지 만들어졌지만 현재 참사현장은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들었으며 용산참사 당시 지휘관이었던 김석기 경찰은 지난 총선에서 경주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습니다. 국가권력은 결코 나이브하지 않습니다. 백만이 광장에 모여도 슬금슬금 움직이는 척 하다가 눈치를 살피며 역공세의 기회를 노리는 게 권력을 가진 자들의 본성입니다. 폭력에 반대하는 반폭력이라는 게 저도 아직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인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비폭력이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는 것은 확신할 수 있습니다. 저도 어느 누구도 털 끝 하나 다치지 않고 현재상황이 마무리 되었으면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의 단호함을 보여주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평소 언더그라운드님의 글은 잘 읽고 있습니다. 단지 인식의 지평이나 방법론 상에서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불편하게 해드렸다면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고 길라임 퇴진과 멘탈회복을 위해 함께 힘써 보죠. 저도 이만 총총합니다..
2016.11.22 01:28
'비폭력프레임'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사람이 멍청한거죠. 비폭력프레임이라는 '프레임'에 갖힌게 문제
비폭력은 적들이 만들어낸 '프레임'이 아닌 보다 더 많은 참여를 만들어내기 위하여 운동의 주체가 만들어낸 매우 효과적인 '전술'입니다.
지금보다 더 심각하게 집회와 시위에 관한 자유가 제한되어 있던 시절에도 운동권에서 격렬하게 논쟁이 되었던 사안이기도 합니다.
이걸 외부의 적?들이 만들어내는 프레임이라고 사고하는한 운동주체 내부의 전술적 논의는 더 이상 진행 될 수 없습니다.
비폭력시위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기회주의자로 매도해버리거든요.
촛불시위의 연원을 거슬러 보는 것도 유의미합니다.
조직된 대중단체, 운동단체들의 깃발이 8090년대처럼 더 이상 많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했던 노무현정권 이후 시기에
촛불은 수십만명의 자발적 시민참여를 이끌어냈고 성공적 대안으로 자리 잡아왔습니다.
경찰버스 지붕위로 올라가고 넘어가는 행동이 1112에는 있었지만 1119에는 없었고 단 한명의 연행자도 발생하지 않았죠.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막연한 공포를 이겨내고 참여할 수 있는데 더 유리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궁극적으로 집회와 시위가 페스티발이 되면 얼마나 좋은가요?
어차피 박근혜를 끌어내리고 정상적인 국가를 복원하는 일련의 과정은 지루하고 멀리 돌아가는것 같지만
결국 헌법적 절차로 진행하는 것이 가장 많은 사람들의 동의와 지지 그리고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길입니다.
만일 상대가 그 헌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무력으로 유린하면 즉, 적이 먼저 총을 뽑는다면 그 때에는 버스 지붕위에 올라가는게 아니라
버스를 뒤집고 불태워 버려도 되고 헌법을 유린한 공화국의 적들 편에 서서 그걸 폭력시위라고 욕하는 자들은 같이 불태워 버리면 됩니다.
2016.11.22 19:47
2016.11.22 03:48
민중의 저항권은 최후의 수단이고 지금 정치권에서는 그 앞에 놓인 방법들을 제시함으로써 하나하나 소거해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는거죠. 마침내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 되면 그때는 비폭력을 하자고 해도 못하게 되는겁니다.
2016.11.22 19:43
2016.11.22 12:59
2016.11.22 19:17
2016.11.22 16:25
저는 시위 나갈 때마다 이 나라 국민들 너무 착한거 아니냐 하는 생각을 합니다.
MB 정권 시위 때도 그 많은 사람들이 경복궁 인근까지 가서도 차벽 앞에서 얌전히 구호만 외치고 있었더랬죠. 적극적이고 다소 공격적일 수도 있는 저항이 시작되는 건 언제나 진압이 폭력적으로 변할 때였습니다. MB때도 물대포가 등장하면서부터였죠.
차벽 자체가 불법인 거 의외로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차벽이란 공권력이 불법적으로 무단 주차를 해놓고 평화롭게 행진하는 시위대의 행로를 물리적으로 막는 불법행위입니다. 그에 대한 적극적인 저항을 해야 했기에 줄로 묶어 차를 끌어내리려는 시도도 하고 하는거죠. 그 와중에 백남기 농민께서 물대포에 의해 사망하셨습니다.
지금은 비폭력 시위가 아니라 폭력 진압이 없는 것 뿐입니다.
이념을 떠나서 박근혜에게 계속 나라를 맡겨놓으면 경찰이든, 검찰이든, 재벌이든 자기들이 계속 기생충처럼 영양분을 빨아먹어야 하는 체제가 위험해질 수도 있으니까요. 여기에는 자기들과 같은 편인줄 알았던 박근혜가 아무 편도 아니고 오직 자기 자신과 유사가족인 최씨 일가만의 편인 걸 알게 된 여당, 종편, 경검찰 들의 배신감도 한 몫 하는 겁니다.
뭐 이럴 때 더 많은 사람이 모여서 한목소리를 내는 거 좋습니다.
박근혜를 끌어내리는 건 모두의 이익이니까요.
2016.11.22 19:19
비폭력이 답이 아니라면.. 어떤 방법이 남아있을까요?? 답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