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3년만에 쓰는 글이네요.

2016.09.24 02:43

후추. 조회 수:2268

생각해보면 20대의 중후반은 듀게와 함께였던게,

처음 독립했을 때의 이야기를 다 중계했고

처음 취직했을 때의 이야기를 다 중계했고

아무튼 인생의 큰일들을 아무도 안물안궁이었는데 중계하면서,

어느덧 가까이 보는 사람들은 다 듀게 파생 모임 사람들이었고, 베프한테도 전파하고, 말하자면 생각의 척도였던 것 같아요.

듀게에서 만났던 그 많은 사람들은 지금 곁에 한두 사람 정도밖에 안 남았지만, 그 또한 인생이겠지용.


지금은...뭐 듀게에 글을 쓰지 않는다고 나라는 인간이 달라졌을 리는 없지만.

소소한 일들을 미주알고주알, 말할 친구가 줄어들었다는 느낌은 드네요.

저 방금 일끝내고 소주사러갔는데 민증검사 당했거든요,

파자마 차림으로 이 시간에 술사러가면 미성년자일 확률은 없는거 아닌가...왜 하는거지...그냥 새벽에 혼자 술사먹는 나 기분좋으라고?

그걸 뭐, 새삼 남친한테 하기도 뭐하고 뭐 누구한테 할라하니까.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여기 적어봐요. 


음 암튼

저는 잘 먹고살고 있는데, 자아실현같은 것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 다른 공부를 하고 있고,

얼마 전 그 공부하는 곳의 마감을 쳐내고 그냥 뭐 남는시간에 일도 하고...그러고 있습니다.

일과 자아실현이 1도 관계가 없는데 일이 너무 잘 되는 게 고민이라면 고민이에요.

이런 경우 사람은 자아실현을 좇아야 할까, 눈앞에 떨어지는 꿀을 좇아야 할까.

꿀이라봤자 얼마나 대단하겠냐 싶고 꿈이라봤자 얼마나 대단하겠냐 싶은 것이 이 고민의 포인트입니다.

날이 갈수록 재밌는게 없군요, 그런 의미에서 질투의 화신 강추드려요(응?).


그리고, 서른이 넘으니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결혼 안 해요?'종류의 멘트를 듣습니다.

진짜 시도때도없이. 연령불문!

아마 오래 만난 남친이 있는데도 결혼을 안한다니 더 궁금해서 묻는거겠지요마는, 촌스럽고 지리합니다그려.


어쨌든

듀게가 안녕했으면 좋겠어요. 청춘의 무덤같은 곳이라는 느낌이어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888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780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8342
101385 신혼집 구하는 문제 [16] 하하하 2016.09.24 3872
101384 사고나서 후회가 되지 않는 물건들 [23] 게으른냐옹 2016.09.24 5082
101383 레진코믹스 이다의 작게 걷기 재미있네요.(조금스포) [8] 말하는작은개 2016.09.24 1585
101382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 대한 감상들 [4] 산호초2010 2016.09.24 968
101381 [듀나인]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무슨 시즌이 제일 재미나나요? [4] 피카츄 2016.09.24 1235
101380 이런저런 잡담... [4] 여은성 2016.09.24 1148
101379 그림 & 가을에는 가디건! [2] 샌드맨 2016.09.24 992
101378 [퍼옴] 10년차 스토커의 역겨움에 대한 조재현 감독의 착각 (듀나) [9] 우엉차 2016.09.24 3472
101377 (산부인과)부정출혈로 고생하셨던분 계세요? [7] 봉쥬 2016.09.24 2468
101376 어젯밤 친구랑 통화하다가 [14] Bigcat 2016.09.24 1835
101375 원빈은 과연 이것을 소화할 수 있을까요?? [12] 닥터슬럼프 2016.09.24 3206
101374 영상자료원에서 9월 25일 일요일에 무료로 상영되는 김수용의 걸작 <안개> 강추! [4] crumley 2016.09.24 972
101373 영화에서 이러면 다 죽는다던데... [3] 도야지 2016.09.24 1472
» 거의 3년만에 쓰는 글이네요. [9] 후추. 2016.09.24 2268
101371 제니퍼 로렌스,크리스 프렛 [3] 가끔영화 2016.09.24 1444
101370 결혼이란 무엇인가 등 [7] 보들이 2016.09.24 2173
101369 [다가오는 것들]을 보고 (스포 x) [2] 티미리 2016.09.23 725
101368 섬유탈취제 뭐 쓰세요? [4] 나비잠 2016.09.23 1208
101367 여초게시판은 자유게시판이라도 글을 맘대로 쓰면 안되나요? [9] 밀키웨이 2016.09.23 2171
101366 듀게에 글 쓰는 것 [5] 가끔사랑 2016.09.23 89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