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18 20:34
첫글부터 빨려 들어가는 마력이 있습니다. 잡스를 천재라고 해놓고 스마트폰을 일종의 악마의 도구로 묘사한 것도 좋았는데
트위터와 페이스북같은 SNS반응 살피고 시간에 치이는 삶을 돌아보게 만들어서,
오랜만에 뭔가 통찰하는 듯한 문장을 만난 것 같아 반가웠습니다.
그만큼 새로운 글이 많을 줄 알았는데 제가 알기로 절반정도가 씨네21에 썼던 영화글이더라고요.
그래도 모아놓고 읽어보니 아쉬움을 상쇄해 주었지만요.
영화 관련글 중에 마스터하고 신세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언급하며
일종의 부자아빠를 추앙하는 한국사회에 대한 비유처럼 느껴지는 문장들도 꽤 인상적이었고요.
결정적으로 책에서 부와 시간, 인생에 관해 적지 않은 지면을 할애하는 작가에게 그렇게 감명받아놓고
덮고나서 네이버에 들어가 신형 아이폰에 대한 반응을 살펴보는 제 자신에 놀라곤 합니다.
아직 멀었네요.
간만에 산문집이라서 기대되네요. 씨네21 글들도 4회정도 까지만 읽고 안 읽었던터라. 이적씨 글이랑 주마다 번갈아 가며 연재됐던 터라 찾아 읽기가 좀 귀찮았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