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17 12:53
아래 담배 얘기, 칵테일드레스 얘기, 모임 후기 얘기를 보니 저도 오늘은 이거저거 닥치는대로 수다떨고 싶은 의욕이 치솟네요?
예전에도 금연에 관한 글을 썼지만, 하하, 참나 제가 이렇게나 꾸준한 인간이랍니다. 금연 이후 담배를 안 피워요 담배를. 여름에 일본여행을 짧게 다녀왔는데 그때 이상하게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충동에 시달려 어찌어찌 한 두모금을 빨아 봤는데 왠일이니, 몇 년만에 빨아도 너무 달콤한 겁니다. 목구멍은 상당히 아팠지만 입안으로 퍼지는 감미로운 니코틴 향기하며, 입천장을 감싸는 연기의 감촉, 역시 술잔을 들었을 때보다 담배를 들고 있을 때 더 예뻐보이던 손가락의 간지 하며... 그런데도 그때 뿐 두 모금 후 아직도 욕망의 불꽃이 피어오르고 있는 담배를 그냥 쓰레기통에 처박아버리는 용단. 담배를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습니다. 다만 제가 다시 담배를 피우게 된다면 제 인생에서 딱 2 가지의 조건이 되었을 때라고 가정해 본 게 있는데, 설사 그게 그렇게 되더라도 담배를 다시 피우게 될 것 같지는 않아요. 아주 가끔씩 어쩌다 저렇게 한 두 모금 빨아보고 꺼버리는 정도면 충분히 만족이 되지 않을까 하거든요.
이런 글을 쓰는 건 사실 어젯밤에 운동 끝나고 편의점에 들러 우유와 맥주를 한 캔 사고 계산하려는데 때마침 들어온 세련된 오피스룩을 한 늘씬한 처자 둘이 "쫌 센 걸로 사도 상관없지?" 라고 소곤거리더니 편의점 알바에게 담배를 주문하는 거였어요. 제 기억엔 국산은 던힐과 디스에 멈춰있고 제가 즐겨피우던 외산 담배는 말보로 라이트였지만 담배를 안 피우니 이제는 국산이고 외산이고 담배이름도 모릅니다만 암튼, 그 광경을 보니 아 맞다... 술은 담배를 부르고 담배는 또 술을 땡겼지. 시간상 어디서 1,2,차 마치고 3차를 갈까말까한 시간인데 담배가 떨어졌나 싶어서 저도 저런 타이밍에 저렇게 담배를 사서 비닐을 벗기고 능숙하게 은박지를 벗겨내 첫담배를 꺼내던 그 손맛이 리얼하게 느껴지더란 말입니다. 이제 제가 담배를 피우지 않다보니 주변에 담배 피우는 (여자) 사람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던 차이기도 하고, 흡연자에 대한 압박이 예전보다 강해졌으니 이제 흡연자들이 예전보다는 많이 줄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그렇지만 피우던 사람들은 다들 피우겠지요. 이번에 오른다는 담배값이 관건이긴 한데, 저는 초반에만 조금 주춤할 뿐 흡연자가 확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진짜 좋아하고 열광하는 분들도 분명 많이 있을 것 같아 드러내놓고 말씀드리기 그렇지만, 사실 저는 두 가지 운동에 대한 편견 내지는 불호가 있어요. 골프와 볼링. 도대체 저 운동은 왜 하는 걸까 싶은 의문을 오래 갖고 있었죠. 특히 골프는 예전에 쉽게 배워볼 기회가 있었는데 저는 시작할 생각조차 안했어요. 일단, 시각적인 것에 한없이 약한 저는 골프를 치는 동작이 아름답다거나 우아하다거나 하다못해 너무 파워풀해서 섹시하다거나 하는 뭐 암튼 제 허영심을 자극할 단 1g의 근거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예요. 그리고 천편일률적인 그 골프패션은(당연히 골프를 치기에 최적화된 옷이라는 건 잘 알지만) 제가 그렇게나 싫어하는 등산복패션 만큼이나 지루해서요. 만약 골프복이 제가 좋아하는 디자인의 형태나 색감이 주류를 이뤘다면 저는 그것을 동기부여삼아 시늉이라도 해봤을 지 모르겠네요. 니가 정말 잘 치는 사람 경기를 직접 안 봐서 모른다, 프로들이 치는 건 진짜 멋지다 등등의 얘기도 많이 들어왔지만 제 눈엔 타이거 우즈나 우리동네 헬스장 회원 아저씨가 연습장에서 휘두르는 거나 달라 보이지 않는 해태눈인 지라 소 귀에 경읽기 같은 소리죠.
그리고 제 지독한 편견을 굳히기 한 것은, 자수성가로 피도 눈물도 없이 지독하게 부를 일군 일부의 사람들이, 어느 싯점부터 부를 증명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입문하게 되는 운동이 골프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겠는데 나도 이제 먹고 살만하고 방귀깨나 뀌는 축에 든다 하면 너도나도 골프부터 시작하더군요. 그리고 빠져듭니다, 맹렬히. 그러니까 일정한 부를 축적한 뒤에 그것을 증거해 나가는 단계가 있다면 그 첫단추가 골프라는 셈인데, 주변을 보면 하나같이 골프에 미쳐서 주말이고 평일이고 그 풀밭에서 헤매는 것을 보면(18홀은 기본, 27홀, 36홀을 치는 경우도 봤어요) 운동 자체가 좋아서 치는 경우도 있겠지만 사실 내용은 돈내기 골프인 경우도 많고 승부에 집착하다가 패하면 그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주변인에게 푸는 무식하고 과격한 인간들(중 한명이 제 주변에 있어서 더더욱 치가 떨리는). 게다가 골프 관련한 19금성폭력 농담들은 얼마나 횡행하며, 사실 박*태 같은 정치인이라서 더욱 문제가 되었달 뿐 그런 인간들이 널리고 널렸으리라는 걸 짐작하죠. 박*태 같은 인간 두려워서 골프를 안 하겠다는 것이냐, 아니죠. 저는 그냥 제 눈엔 멋져 보이지도 않으면서 가뜩이나 축적한 부도 없으니 더더욱 골프를 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도요. 볼링은 왜 싫으냐고 물으신다면, 골프보단 낫지만 어쨌든 그것도 폼새가 안 예뻐요, 제눈엔. 알지요, 모든 제각각의 폼새가 있고 그 기능과 효과가 있기 마련. 운동이 반드시 예뻐야 할 필요는 없으며 제 눈에 그리 보인다고 만만한 게 아니므로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빠지고 즐기는 거겠죠.
그러니 저는 이제 더늦기 전에 제가 궁극의 운동으로 꿈꾸고(미뤄놓고) 있었던 테니스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어제 잠깐 채널 돌리다가 우연히 본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테니스 경기하는 거 보고 반했기에 이렇다고는 말 못하겠어요. 왜냐하면 막판에 나온 국가대표들 말고는 다들 열심히는 했지만 폼도 어설프고 뭔가 이거다 싶은 느낌은 못받았는데 아직 라켓이고 뭐고 암것도 준비된 게 없지만, 저도 라켓을 들고 정신없이 움직이고 뛰고 싶어요. 사랑하는 사람과의 분열과 갈등이 생겼을 때 이전투구하고 신경전 벌이는 그런 거 말고 테니스 한게임으로 승부를 가를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요? 제게 날아온 공에 빈틈을 주지 않고 강력 스매싱으로 내리치고 상대방을 굴복시키리라는 아주 작은 욕망이 제겐 있어요.
물론 이게 제 망상에 불과할 뿐더러 그 과정은 입문조차 어렵고 텃세 중에 텃세가 가장 심한 종목이며 연습장을 찾기도 드물며 한낮 땡볕이라면 몇 번 뛰지도 못할 만큼 제 체력도 예전같지 않다는 걸 알면서 말예요. 제가 테니스를 하고 싶은 이유는 딱 하납니다. 제 기준에서의 운동이라 함은 적어도 이렇게나 격렬해야 한다는 것, 그 표본에 가깝기 때문이죠.
2014.09.17 13:07
2014.09.17 14:03
네, 둘 다 안 해봤지만 전혀 다른 필드의 운동이라는 건 저도 알 것 같아요. 고질적인 부상과 체력소모.
그런데 그 하드코어하고 위험한 매력 때문에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걸 보니, 이것 역시 제가 안 해뵜기 때문에 하는 말이겠지요 하하.
2014.09.17 13:30
골프, 재밌어요. 샷 하나하나가 다 저마다 특색이 있어서 정복하기가 쉽지 않으니 몇 번 치다보면 도전욕구가 막 솟구치죠. 반드시 싱글을 치리라 올해안에. 이런 다짐을 하게 만듭니다. 돈 좀 모았으니 이젠 골프좀 칠까? 아 이건 좀 심한 편견이에요. 샷 하나하나가 다 재미있고 특색이 있어요. 그리고 요즘엔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골프에 입문하는 경우도 많아요. 사람들이 예전처럼 술퍼마시는 거 안좋아하니 영업하는 데 골프만한게 없죠. 그래도 골프가 아쉬운 것이
숨을 헐떡 거리면서 코트를 누비는 맛이 없다는 거. 비오듯 쏟아지는 땀을 셔츠로 닦으며 멋진 패싱샷으로 상대코트를 유린하는 그런 맛은 없어요.
그래서 테니스죠. 역시 테니스 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숨이 껄떡껄떡 넘어가기 전까지 뛰는 걸 좋아하는 데 테니스가 바로 그 바로 직전까지 안내해 주면서도 농구나 축구같이 몸싸움이 없죠. 그래서 불의의 부상으로부터도 내 의지로 어느정도 콘트롤이 됩니다. 그러면서도 에이스가 나올때의 쾌감, 상대가 맘먹고 날린 드라이브샷을 제대로 받아쳤을 때 손맛. 서브앤 발리로 3구만에 끝낼때의 상쾌함. 등등. 하지만 이것도 운동량이 많고 격한 운동이기 때문에 평소에 몸을 꾸준히 만들어 놓지 않으면 관절을 다치기 십상이라는 거.
2014.09.17 14:05
네, 구력이 쌓인 이런 댓글이라니 제가 다 부끄럽고 겸손해 집니다. 저도 제가 편견을 갖고 있다는 걸 알기에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그냥 꺼내놨어요. 맞아요, 요즘엔 비지니스 때문에 골프를 치분 분들도 많다고 하니 제 편견은 더더욱 편견일 수 밖엔 없겠지만요.
2014.09.17 13:38
2014.09.17 14:07
폴리리듬님, 테니스 어울리실 것 같아요, 밑단에 짧게 주름 잡힌 그 원피스형 테니스복 입으시면!!(일면식도 없으면서)
2014.09.17 13:42
2014.09.17 13:53
아, 직장이 어디신지..라고 한건 테헤란로 근처시면 추천해드리고 싶은 스쿼시장 딸린 헬스클럽이 있어서였어요. 대치동에 삼원 휴스포라고.. 거기 코트가 좋거든요.
2014.09.17 14:10
직장은 테헤란로와는 거리가 있는 방향이구요, 스쿼시 얘기나 추천도 많이 들었는데 그건 뭔가 테니스의 아류라는 생각이 같잖게 자꾸 들어서요(그것도 못하고 있는게 저의 현실니다만).
2014.09.17 13:57
골프도 요즘은 딱히 부가 쌓여야 시작하는 운동은 아닌 것 같아요.&테니스는 확실히 격렬하면서도 폼나는 운동이죠.
뭐가 됐든 해봐야 그 재미를 알텐데,어째 걷기 외에는 딱히 하고 싶은 게 없네요.
(그리고 않하다->안하다)
2014.09.17 14:12
맞아요, 많이 대중화가 되었다고는 하죠. 그럼에도 일반 스포츠 같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을 만큼 필드 나가면 기본으로 나가는 돈이 또 상당하다고 들었어요. 저도 해보지도 않고 그냥 동경만 하니 이런 말 나오죠. ㅎ
2014.09.17 14:00
편견을 드러낼 때는 조심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마음 속에 담아두는 것이 제일 좋지요)
개인의 주관적인 경험에 근거한 편견을 마음 속이나 입 밖으로 내어 고백하고, 그것이 모이면 차별이 되거든요.
인종에 대한 편견, 출신지역, 거주지, 거주형태, 소득의 유무와 소득금액의 차이 등등에 대한 차별, 편견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내 취향을 존중 받고 싶으면 상대의 취향도 존중하고 함부로 평가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2014.09.17 14:20
네, 무슨 말씀인 지 알겠어요. 그래서 저도 쓸까말까 조금 고민 했지만... 부연하자면 글에 쓴대로 제 주변에 골프치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 아닌 불호를 가질 수 밖에 없는 좁은 경험치에서 연원하다보니 읽기에 껄끄러울 수도 있겠지요. 물론 그들이 무슨 잘못이고 골프를 치건 뭘 하건 나랑 무슨 상관이겠는가만, 반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전혀 안 받았다고는 말씀 못드리겠어서요. 존중은 못하겠지만 최소한 그런 운동을 좋아하는 분들의 취향을 인정은 하려고 합니다.
2014.09.17 14:02
한 때 테니스 매니아로 조금 거들어 보자면.. 보기엔 멋있지만 잘 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도무지 컨트롤이 잘 안되지요.
공을 따라갈 수 있도록 다리는 계속 움직여야하고 따라가서도 정확한 타점으로 때려야만 상대방 코트안에 안착합니다.
너무 쉽게 주면 바로 위닝샷을 허용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치기 어려운 속도와 코스로 공을 보내야 합니다.
체력도 멘탈도 강해야 잘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타고난 반사 신경과 근력은 필수이고요.
스포츠 중 가장 좋아하고 가장 아름답다고 저 역시 생각하고 있지만
그만큼 하면 할 수록 어려움을 느껴 현재는 유투브 돌아다니면서 경기 관람으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코트에서 잘치는 여자분들도 가끔 볼 수 있는데 정말 넉 놓고 봅니다. 아름답지요.
부디 좋은 성과있으시길!
2014.09.17 14:22
네, 이런 경험자의 댓글도 반갑습니다. 생각보다 아주 어렵고 힘들 거라는 이런 일반적인 예상을 뛰어넘는 격렬함이 분명 있겠지요? 제 반사신경은 타고난 편이지만, 중요한 건 제가 친다고 그렇게 아름다운 폼이 나올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도전해 보고 싶네요.
2014.09.17 15:14
골프와 테니스의 스윙이 비슷합니다. 골프 스윙은 야구랑도 비슷해서 야구선수들이 골프도 자주 치고 쉽게 빠지죠. (누구더라. 그 골프에 빠진 프로팀 감독이....)
테니스는 상체보다는 하체가 엄청 힘듭니다. 제가 해본 어떤 운동 중에서도 가장 격렬한 운동중 하나였습니다. (로드자전거, 스키, 스노보드, 골프, 수영, 펜싱 중에서 펜싱 다음으로)
윗분 말씀대로 '잘' 치기가 어려워요. 그런데 그 내가 잘 치기 어렵다는걸 알려면 1년은 걸립니다;;;;즉 1년이 지나봐야 '아 난 소질이 없구나' 를 느낄 수 있습니다.
평소에 기초체력이 있다면 1년 따라갈 수는 있는데, 기초체력(러닝, 자전거 등으로 다져진)이 없다면 이 1년을 버티기가 참 어렵습니다.
2014.09.17 15:27
골프에 대한 편견은 씁쓸하긴 합니다. 저도 골프를 배우다가 사정상 안배우게 되었지만
분명 여러 장점이 있어요. 그리고 그런 골프를 둘러싼 사회의 촌극같은 모습들은 정말, 그 운동 때문이 아니라 천박한 교양 때문이겠죠.
골프가 반드시 사회적 활동을 동반하는 팀플레이이기 때문에, 그 팀원들 개개인의 교양수준과 여가수준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거든요.
교양있게 치는 사람들은 교양있게 칩니다. 19홀(!)가는 사람은 자기들끼리 그렇게 할 거구요.
골프치다가도 타수 속이거나 개매너(티업 해놓고 안나오는거)하면 왕따 당합니다.
무엇보다 말 그대로 골프는 '레저클래스'의 레저입니다. 주말티업보다는 평일티업이 낫고, 왠만한 경제력+여유 없이는 이렇게 시간을 죽이는 운동을 할 수가 없죠.
2014.09.17 17:30
네, 저도 이런 반응들 불러일으킬 거라는 거 짐작은 했지만, 맞습니다 운동 때문이 아니라 천박한 교양 때문이겠죠. 그런 사람들은 어느 종목에나 있겠구요, 그런데 골프는 어쨌든 그래도 돈푼깨나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이 아직도 강해서요. 여러가지 하드한 운동들 많이 하셨나 봅니다^^. 저의 지난 1*년간의 피트니스 생활은 궁극적으론 태니스를 목표했기 때문인데, 과연 효과가 있었던 것인지 실험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2014.09.17 15:37
골프에 대해선 저도 비슷한 입장인데 전 어릴 때의 트라우마 같은 게 있어요. 테니스에 관해서라면... 대학교때 교양수업으로 1학점짜리 테니스 수업을 들었는데 전출을 하고도 기말이었던 벽치기 20개를 못 해 B를 맞았던 거랑, 15년 전의 그 B맞은 교양수업만 믿고 운동이라곤 담을 쌓은 비대한 몸으로 코트에 올랐다가 10분만에 뻗어서 별을 본 아픈 경험이 있습죠...ㅠㅜ 1년 가까이 꾸준히 헬스랑 수영, 달리기 등등 운동을 해서 지금은 기초체력이 좀 나아진 터라 한 시간쯤 테니스코트에서 뛰어다니는 게 가능하긴 한데, 이게 또 공을 잘 받아넘기는 거랑은 다른 문제... 아직 갈 길이 멉니다;;
2014.09.17 17:38
저도 솔직히 고백하자면, 어렸을 적 제가 다니던 중학교에선 운동장 옆의 넓은 부지를 테니스장으로 만든다고 전교생에게 흙을 고르게 하고 돌을 주워다 깔게 하고 나중에는 상급반 남학생들에게 엄청나게 무거운 롤러로 바닥을 평평하게 만드는 작업을 시켰죠. 정말 그 작업에 동원되는게 부조리하다고 느끼면서도 어쟀든 우리 손으로 테니스장을 만들면 공동 사용할 수 있는 라켓이나 그런 걸 구비해놓고 체육시간이든 뭐든 한 번씩 칠 수 있겠거니 기대하며 그 노동을 참았더랬죠. 하지만 몇 달이 걸려 완성된 테니스장을 누비는 건 교장 이하 선생님들뿐 공동 라켓은 커녕 학생들에겐 아무런 혜택도 주어지지 않았을 떄의 분노를 지금도 생생히 기억해요. 그런데 그 부정적인 기억이 오히려 테니스에 대한 관심을 갖게 만들고 그때부터 테레비에 나오는 경기를 지켜보며 꿈을(?) 키웠으니 이런 모순이 있나요.
2014.09.17 15:52
마지막에 언급하셨지만 우리나라에서 테니스 칠 때 가장 문제 되는 것이 코트입니다. 동호회에 들어가는 걸 꺼리지 않는 성격이시라면 괜찮아요. 규모가 꽤 되는 동호회들은 전용 코트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단체 생활을 싫어하고 개인적으로 즐기고 싶으시다면 코트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동네 코트는 동호회에 묶여 있고, 비동호인이 이용할 수 있는 코트들은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예약 가능한 일부 코트, 한강변에 있는 코트, 올림픽 공원, 탄천 종합운동장 코트 정도입니다. (예약 경쟁도 치열하죠..) 일부 대학들도 일반인에게 코트를 개방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것도 경쟁이 치열하구요. 지방은 상대적으로 코트 사정이 여유로운 것 같던데 서울은..ㅡㅜ 하지만 뭐 의지만 있다면, 그리고 함께 칠 상대가 있다면 극복 가능한 문제긴 해요. 아, 그리고 단식을 하시고 싶으시면 동호회 가입은 비추입니다. 동호회는 거의 복식이라고 보시면 돼요. 이것도 코트가 부족한 원인이 크겠죠.
2014.09.17 17:56
네, 결국은 동호회를 통해 진입해야 하고 동호회 들어가는 걸 꺼리지는 않겠지만. 그 장벽이 엄청 높고 텃세도 심하다고 들은 바 있어서요. 실용적인 댓글 감사해요. 단식은 당연히 꿈도 못꾸고요.
2014.09.17 15:55
2014.09.17 17:58
그르게요, 강호동의 폼이 좋지는 않았지만 공의 정확성에는 저도 좀 놀랐어요. 오히려 신현준은 의외로 집중력이 약한 듯 하기도 하고요. 저도 뭐 샤라포바가 되려는 건 아니니까, 일단 시작이나 해보고 싶어요 ㅎ
2014.09.17 17:05
2014.09.17 18:00
요즘엔 골프복도 예쁘고 다양하게 나오는 거 모르지는 않아요. 그런데 그래도 골프복의 한계는 벗어나기 힘든게 골프칠 때 입는 옷이라 그렇겠죠(응)?
25년간 꾸준히 테니스를 치는 아버지라니, 평생의 좋은 취미를 두신 분 같네요.
2014.09.17 21:42
2014.09.17 23:01
ㅎ ㅎ ㅎ 일부 사람들의 문제지 골프가 뭔죄인가요?ㅠ.ㅜ 2
그렇죠 맞아요 그런데 전 왜 어쨌든 골프가 싫을까요? 필드에서 풀냄새 맡으며 맘대로 공 날리는 운동을 대체하라면... 저는 차라리 축구 수중전이 너무 해보고 싶었다는 고백을 급기야 하게 되네요.
2014.09.17 23:08
테니스도 골프도 같이 할 사람이 있느냐가 중요한거같애요.
몇달동안 레슨만받으면 뭐든 다 재미가 없거든요.
잘 못해도 같이 게임할수있는 사람이 있으면 계속 하게 되구요.
2014.09.17 23:21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뭐든 제 스스로가 완전해지기 전까지는 최측근에도 권면하지 않는 저같은 사람은 또 입을 한일자로 다물고 연습공을 치겠죠.
2014.09.18 09:59
특정 대상에 대한 자신의 근거없는 편견을 공공연히 드러내도 부끄럽지 않으신가보네요. 골프와 테니스를 모두 즐기는 사람으로서 정말 기분 불쾌합니다. 그리고 골프패션이 천편일률적이라구요? 정해진 유니폼이 없는 골프야 말로 얼마든지 다양한 코디네이션이 가능한데, 골프패션이 천편일률적이라니, 하얀색 반팔/반바지/치마 유니폼만 입고 나오는 윔블던 테니스라도 보시면 눈이 썩겠군요.
자신의 취향에 따라서 특정 스포츠를 좋하하고 혹은 싫어할 수 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무식/무지로 인한 이런 어처구니 없는 편견은 정말 불쾌하기 짝이 없네요.
2014.09.18 11:50
일일이 쓸 필요 없어서 생략했지만 그런 편견을 갖기까지 제가 받은 정신적 피해나 부정적인 영향이 분명히 있음에도 특정 대상에 대한 제 편견에 대해 근거가 없다는 건, 님 생각이시구요. 제가 골프인 전체를 매도한 것도 아니고 경험치에서 나온 특정 대상에 대한 견해를 조금 드러낸 것이 다소 불편하게 읽힐 수 있으리라는 것을 다른 분들의 댓글을 통해 깨닫기도 했고, 골프의 긍정적인 묘미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되었는데... 그걸 공공연하게 드러낸 것이 부끄럽지 않으시냐고 저를 계도하시기엔 님의 댓글 수준부터 돌아보셔야겠습니다. 제가 골프를 싫어하고 안 할 뿐 제 주변에 골프치는 사람들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닌데 님이 골프 좋아하고 좀 친다고 해서 제가 무식 / 무지 같은 소리를 들어야 할 이유는 없는 것 같고요, 뭔가 편견만 더 추가되는군요.
2014.09.19 07:41
(댓글 달았던 것을 까먹고 있다가 뒤늦게 생각이 나서 답니다만 보실 수 있으런지....) 님이 어떤 운동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몇몇 안좋은 경험을 겪었다면 그건 그 몇몇 사람들이 문제인 것이지 그 운동의 문제가 아닙니다. 게다가 졸부들이 부를 과시하려고 하는 운동이란 식으로 쓰면, 단지 그 운동이 좋아서 술값 아껴가며 즐기는 월급장이는 뭐가 됩니까? 아무리 그 편견이 님의 경험에 근거했어도 그 경험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이 아니라면 그건 섣부른 일반화이며 근거가 희박한 편견입니다. (심지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자료가 있다 하더라도 그에 대한 해석은 아주 조심해야 합니다.) 님이 개인적인 경험때문에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 까지야 남이 뭐랄 순 없더라도, 그걸 밖으로 내뱉는 순간 타인에 대한 근거없는 공격이 되는겁니다. 마치, 특정 지역 출신이나 인종인 사람에게 개인적으로 안좋은 경험이 있다고 해서, 공공연하게 '내가 겪어봐서 아는데 xx도 출신은 사기꾼이야'라고 말해선 안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2014.09.1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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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 골프, 볼링에 비해 테니스는 굉장히 하드코어하고 위험하죠.
테니스 하면서 병원 매번 들락날락거리는 사람들 보고선 그냥 관전하기로만 맘 먹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