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철딱서니 없이 제주도 간다고 룰루랄라 글썼던 여름숲입니다.

쓰고 싶은 말은 많지만 그냥 어이 없었던 얘기 하나만 우선..

 

이틀째날인가..

일정 끝내고 일행은 "어제는 회였으니 오늘은 흑돼지다!!!" 외치고 검색해 둔 식당이 여기 시장 어드메인데.. 하며 동문시장으로 뽈뽈뽈 걸어들어갔어요.

그런데 왜 우리가 왜 그아줌마 가게 앞에 멈추었던지 기억이 안나요.

그집이 생선집인지 과일집인지 젓갈집인도 기억이 안나요.

뭐라고 물어봤던지도 기억이 안나요.

정신도 못차리고 어느 순간 우리는 아줌마를 따라 골목골목을 누비며 어느 정육점 앞에 섰어요. 그아줌마는 정육점을 같이 운영하신대요.

자기집 고기가 정말 최고래요.

셋이 먹을 흑돼지를 한근 정도 이만원에 샀어요. 비싼건지 싼건지 생각할 겨를도 없었어요.

그 짧은 순간 고기를 팔면서도 자신의 정육점 고기에 대한 예찬이 대단했어요.  

 

그걸 가지고 "맞!춤!형! 식당"으로 가면 된대요.

또다시 골목을 누비며 우리를 끌고 간 식당은 정말 맞춤형식당이라고 간판이 있었고 아주머니는

"식당가면 비싸기만 하지. 자 나를 따라와. 고기 좋은거 싸게 줄께..그걸 가지고 나를 따라 식당에 가면 되는거야 왜 제주도 씩이나 와서 오겹살만 먹고 가냐

여기 가서 반찬값만 조금 내면 고기 구워먹고, 전복먹고 싶으면 전복 사다 먹고 회먹고 싶으면 회먹고 얼마나 좋은데..

아가씨들 오늘 재수좋은 줄 알아 날 만났기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어쩔뻔 했어. 오늘 운수대통이야 대통!!!

 

우리는 '오늘 길거리에서 삽질하고 다니던게 나중에 이런 보답을 받으려고 그랬나보다' 하는 조금은 들뜬 마음으로 들어가보니..

거기는 횟집..

카운터 근처에 있는 수족관에서 각종 회와 전복 낙지 등속을 골라 먼저계산하고 1인당 3천원씩 차림비 및 술값 매운탕값을 별도로 받는 곳이었어요.

 

횟집쥔: 회는 뭐 먹을거요?

일행: 우리.. 고기 먹으러 왔는데요??

횟집쥔: 그래서 회는 뭘 먹을건데

일행 : 여기 오면 고기 구워준다고 했는데요?

횟집쥔: 여기 불판없어.. 주방에서 구워다 줄수는 있어.. 조리비 1인당 5천원! 그리고 개인당 기본 차림비는 3천원 합이 8천원.. 그런데 회는 뭘 먹을건데???

 

아니 오겹살을 김치올리고 버섯올리고 마늘 구워가며 돌판에 굽지 않고 주방에서 구워다 준다고???

뭐? 8천원??

띠로리~~~~

 

셋은 일제히 눈빛을 주고 받고 빛의 속도로 돌아나왔어요.

 

뒤도 안돌아보고 나오는 내 손에는 오겹살 이만원어치....

 

어허허허~~~~~

 

어제 서울 돌아와 오겹살 궈 먹었어요.. 고기는 맛났어요.

 

어허허허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149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049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0780
123467 남들은 다 좋아하지만 나는 별로였던 맛집 [58] Ruthy 2012.08.27 5956
123466 [기사] '일밤' 정명현, 사망 알려져…'충격' [6] 쿠도 신이치 2013.01.21 5952
123465 12살 연상이라면..... [22] 라곱순 2012.09.29 5952
123464 [문의] 대전 한정식이나 일식집 추천해주세요. [5] resouth 2010.06.29 5952
123463 무릎팍 폐지 후 나온 기사 [13] @이선 2013.08.23 5951
» 제주 동문시장에서 눈뜨고 당한 얘기.. [20] 여름숲 2014.05.07 5950
123461 터키항공 기내식 [21] 자두맛사탕 2012.06.25 5949
123460 미국 대통령 가족들은 취임식에서 제이크루, 케이트 스페이드 이런 브랜드를 입었군요 [25] loving_rabbit 2013.01.22 5949
123459 2000년대 이후 신춘문예 소설 당선자들이 작가로 자리잡았나를 봤는데... [24] Ostermeier 2011.10.03 5949
123458 모나코 왕자 약혼녀, 결혼 앞두고 도망 ‘발칵’, 결국 눈물의 결혼식 치뤄... [12] 눈의여왕남친 2011.07.03 5947
123457 왕좌의 게임 - 얼음과 불의 사랑 (당연히 스포) [22] Bigcat 2015.07.23 5946
123456 하트 발사하던 에미넴 [14] 오뜨밀 2012.08.20 5946
123455 노 전대통령 거액의 차명계좌 있었답니다 [18] amenic 2012.05.10 5945
123454 홍대, 미미네. 떡볶이와 새우튀김의 어울림 [16] 01410 2010.07.19 5944
123453 항우울증약, 효능보다 부작용이 더 커 [15] 오키미키 2012.04.27 5943
123452 타블로 학력논란은 시끄러우면서 비의 주식 사건은 왜 조용합니까? [20] art 2010.07.18 5943
123451 유시민 후보, 노회찬 후보, 한명숙 후보 모두 승리자입니다. [7] niner 2010.06.03 5943
123450 박근혜의 집권이 정말 두려우세요? [129] 우노스케 2012.12.03 5942
123449 [카라] 일반인과 팬의 간극 [42] 키엘 2011.01.19 5942
123448 한국 드라마 드디어 올 것이 왔네요. [11] 달빛처럼 2013.03.19 594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