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을 듣고,

제일 처음 저에게 찾아온 것은 치미는 분노였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저렇게 많은 전문가들이

저 아이들을 살리고 싶다고

살아야 한다고 

그렇게 절절하게 외치고 있는데

왜, 단 한명도 구조되지 않는건지.

분명히 저 차가운 물 속에서 '어른들'이 반드시 구해줄거라고 믿으며 추위와 공포를 견디고 있을 아이들이 있는데.

심지어 몇백명이나.


그런 마음으로, 조류가 세서 못들어간다는 둥의 뉴스만 들으며 실종자 수가 줄어들고 사망자 수가 늘어나는 것만을 묵묵히 지켜봤습니다.

그깟 어른의 사정으로, 저 아이들에게 내미는 손을 중간에서 막은게 누구인지 똑똑히 보고 기억하리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요. 그저 용서할 수 없다, 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구명조끼의 끈을 묶은 채 발견된 두 아이의 뉴스를 보고

그만 지하철에서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습니다.

분명히 살아있었어요.

살아있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희망은 사라져가고,

결국은 서로의 구명조끼 끈을 묶은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요.

아니면, 한 아이가 먼저 세상을 떠나, 그 아이가 떠내려 가지 않게 하기 위해 다른 한 아이가 숨을 거둔 친구의 끈을 묶은 게 아닐까요.

하나 둘 씩 친구들이 스러져가는 가운데

남은 아이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학생증을 꼭 쥐고, 엄마 아빠를 마지막으로 부르며 이 세상을 등진 걸까요.


여객선 밖의 관찰자 모드에서, 순간 그 안으로 빨려들어간 것 같았어요.

살아있었어요.

살아있는 인간이었는데.

저는 왜 숫자로만 보고 있었을까요.

그 아이들의 삶을, 희망을, 마지막 외침을.


계속 눈물이 납니다.


안산에 가야겠어요.

아이들이 이 세상에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이 사고로 인해 남은 생을 송두리째 빼앗긴 가족들이 있다는 사실을,

절절하게 깨닫고 싶어요.


그저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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