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12 16:11
언젠가 미야베 미유키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사랑이란 매우 잔혹한 것입니다.
터무니없는 정열이 결실을 맺어 결혼을 하더라도
그 감정이 지속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랑은 언젠가 식는 것이니까 그 잔혹함과 허무함도 써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연애 소설을 쓰기 시작합니다.
아기자기한 연애가 아닙니다.
슬프고 가슴 아픈 내용이 더 많아요.
작가는 외모가 남녀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고찰합니다.
그러기 위해 특징적인 외모를 가진 인물들을 대거 등장시키는데
대척점에 있는 두 사람이 바로 유미노스케와 신노스케입니다.
유미노스케는 처음 보는 거의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할 정도로 터무니없이 잘생긴 미소년입니다.
반면 신노스케는 유미노스케로부터 완전히 정반대에 있는 인물입니다. 한마디로, 못생겼어요.
성격도 고지식합니다.
신노스케를 세상에 보기 드문 추남으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작가가 한 말이 재미있습니다.
“여성과 마찬가지로 남성 역시 외모가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지 않습니까.
남성은 외모가 중요하지 않다거나 남성은 외모보다 능력이라는 말들을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남자의 외모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요.
여성은 외모에 대한 생각을 입에 담기 수월하고,
외모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신경을 쓰는 일도 자연스러우며,
지적받아 상처받는 감정을 표현하는 일도 쉽습니다.
그래서 굴절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남성의 경우,
외모에 신경 쓰고 있다는 말을 입 밖에 내기가 아무래도 여성에 비해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중으로 굴절되어 버리는 게 아닐까요.
계속 생각했던 것이어서 한번 써보고 싶었습니다.”
아아 그렇습니다. 남자도 외모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말인데, 제가 이번 주말에 소개팅을 하거든요.
내일모레 마흔인데 소개팅이라니 부끄럽습니다만, 간만에 좀 잘해보고 싶습니다.
혹시 전날 피부관리를 위한 팁 같은 게 있을까요?
1회용 팩이라든가. 자랑은 아니지만 해본 적이 없어서.
이런 거 어디서 얘기하기도 좀 그렇고
(이래서 "굴절되어 버리는" 모양이에요.)
링크 같은 거 걸어주시면 제가 마음속으로 복받으시라 기원해 드리겠습니다.
2014.03.12 16:14
2014.03.12 16:18
그니까 그 일회용 팩 말인데요. 뭐가 좋을까요. 제품 이름이라든가.
2014.03.12 16:18
기,승,전, 이건 모야/ 피부에 맞는 기능성 세안제로 열심히 씻고 나갔습니다+원래 피부가 좋아서
2014.03.12 16:21
이런 명심보감적 팁이라니. 고맙습니다(내일 코 밑에 여드름 나라).
2014.03.12 16:24
여보님이 같이 팩하자고 이니스프리에서 팩을 한보따리 사셨는데 매일 혼자 하십니다. 유부남에게 외모는 중요치 않나 봅니다.
2014.03.12 16:26
재밌는 글이네요:) 팩도 좋지만 머리스타일과 패션이 정말정말정말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남자는 머리빨, 옷빨입니다+_+
2014.03.12 16:28
아, 저도 이 댓글에 한 표. 하루 노력해서 얻는 피부의 변화보다는 머리와 옷에 의한 변화가 훨씬 드라마틱하죠. 주변 여성들에게 조언을 구해보세요!
2014.03.12 16:39
오호, 실로 중요한 점을 일깨워 주셨습니다. 내일 틀림없이 좋은 일이 두 가지 정도 생길 거입니다.
2014.03.12 16:26
하하, 굴절되지 않고 쭉~ 직진하시길 바라며~ 저도 1회용 마스크팩이 효과 있더라구요. 제가 좋아하는 유기농 마스크팩이 정말 좋던데..(해초가 제일 좋았는데, 지금은 해초만 안파는듯하네요?) 그리고 제 경험으로는, 신 것(과일)을 많이 먹고 자도 다음 날 아침 피부가 뽀얘진 느낌이었구요, 물을 많이 마시면 아무래도 피부가 촉촉하고, 또 일찍자면(최소 12시 이전?) 피부가 푹 쉰 느낌이 들구요. 결론은 신 과일을 많이 먹고 물을 많이 마시고 10시에 잠자리에 든다?ㅎㅎ
2014.03.12 16:28
2014.03.12 16:29
2014.03.12 16:29
너무 귀여우셔서 깜빡 넘어갔네요.^^
가라님 말씀대로 이니스프리 팩 추천합니다. 수분라인의 초록색 팩들 가격도 저렴하고 좋아요. 수분진정, 수분보충 이런 이름들이 작게 적혀 있으니 그걸 보고 참고하시길.
그리고 안색을 맑게 하는 데는 녹차세수가 좋죠. 세안하는 물에 싸구려녹차 티백을 담구어 우러낸 다음에 헹구는 물로 씻어내시면 됩니다. 유의하실 점은 세안후 하얀 수건으로 닦으면 수건에 녹차물이.^^;;;;
2014.03.12 16:40
녹차 팩이라... 마침 집에 손님접대용 1회용 녹차들도 줄줄이 있는 마당에. 고맙슴다. 가내 두루두루 복 받으시길.
2014.03.12 16:30
2014.03.12 16:32
아, 저는 왜 자꾸 이 글에 머물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찜질방 다녀온 날은 화장 안하고도 피부가 좋습니다. 다음날까지도 매끈하구요~ㅎㅎ
2014.03.12 16:41
2014.03.12 16:42
-
2014.03.12 17:11
아, 그렇습니까. 그럼 질문 하나만. 그날 만나서 '실은 오늘 이 자리에 나오기 전에 머리도 자르고 옷도 샀어요(정말 그러려고요)" 같은 얘기를 솔직하게 하면 점수를 좀 딸 수 있을까요?^^;;; 제가 말주변이 좀 없긴 한데.
2014.03.12 17:34
2014.03.12 16:44
2014.03.12 16:56
2014.03.12 17:15
앗, 음. 세상은, 좁군요-.- 칭찬해 줘서 고맙. 그럼 말이 나온 김에, 방금 송고한 내일자 한겨레 칼럼에 제가 뭘 하나 해보자고 썼는데, 그거 보고 마음에 들면 지지 좀 해주세요. 정말 해보려고요. 정말 뭘 해보려는지는 보면 아실 테고^^. 혹시 마음에 안 들면 비난은 하지 말아주시고요.
2014.03.12 17:21
2014.03.12 17:00
으하하 간만에 유쾌한 글, 복 반이라도 받아보려고 덧글 남깁니다. 전 소개팅 해본적 없는 주제에 - - 좀 도움이 될 만한 팁이라면...
위의 추천해주신 제품들 등으로 팩을 하셔서 좀 피부를 탱탱한 상태로 만들어 놓으시면 물론 좋죠. 하지만 당일날 어찌 할 건지가 중요한데 - - 그 전날 마스크 팩이나 크림을 듬뿍 바르셔서 충분히 수분을 채워주고 나서 (개인적으로는 다비 마스크 팩 추천합니다ㅎㅎ 그닥 비싸지도 않은데 가성비 좋은 것 같아요) 그 다음날에 세안한다고 뻑뻑 다 씻어내고 허옇게 뜬 얼굴로 나가시면 아니됩니다.. ㅠ ㅠ 세안은 물 세안 정도로 하시고 로션이나 스킨을 바르시고 혹시 지성이시면 코나 이마나 턱 부분을 기름종이로 살짝 눌러주심 좋겠죠.
그리고 특히 입술... 그 전날 나 밤샜어요나 나 지금 열난다능!을 자랑하려는게 아니라면 입술도 되도록 각질이 너무 일어나지 않게 유지하는게 좋겠죠. 니베아 나이트용 립밤 사셔서 (약국에서 4천원 밖에 안해요) 주무시기 전에 듬뿍 문질문질 하시고요. 각질이 많은 상태였으면 그 다음날 하얗게 떠있을테니 세안하시고 나서 수건으로 살살 문지르시면 완료! 헤어스타일이야 평소 본인에게 잘 어울리시는게 있을테니 그 스타일로 하시되 너무 힘 빡! 안준 느낌 내려면 되도록 에센스류로 머리결 좋아보이는 속임수를 쓰시는게... ㅎㅎ 이건 실크 테라피 추천드립니다옹. 물론 하늘로 치솟는 직모이시면 잘 안먹을테니 하드한 왁스로 고정하시는게 낫겠지만요. ㅎㅎ 소개팅에서 좋은 결과 있으시길!! ㅎㅎ
2014.03.12 17:03
이런 잘생기셨다는 댓글 보니 괜히 긴 덧글을 남겼다는 생각이... ㅠ ㅠ 다른 소개팅 있으신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시라 남겨놓습니다. 흥칫핏
2014.03.12 17:17
아닙니다, 아니에요. 전날 립밤 듬뿍, 이거 해볼래요. 그렇잖아도 선물받은 립밤이 잔뜩 있고 말이죠. 이왕 이렇게 된 거 복이나 왕창 받으시길 멀리서나마 기원하겠습니다. 바빠서 많이는 기원 못 해요.
2014.03.12 17:01
2014.03.12 17:20
역시 마흔에 중학생 딸을 둔 사람으로, 남자의 피부관리는 도민준씨보다 멀리 있네요.. ㅎㅎ
2014.03.12 17:33
2014.03.12 17:48
옷. 중요한건 옷입니다.
2014.03.12 17:51
제 기준에서 중요하다 생각하는 몇 가지 말씀드리죠. 어떤 부분은 제가 좀 눈밝고 예민한 녀자라서 도움이 되실 수도 있을 것이라 장담합니다.
1. 이번 주말이라 하시니 그 전에 이발은 절대 하지 마시길(머리손질을 정 해야한다면 그냥 돈 버린다 생각하고 아주 살짝만 조금만 다듬을 것)! 남자가 갓 이발해서, 파르라니 깎은 머리 보는 거 너무 싫어하는 1인이라지만 은근히 이런 여자 많을 수도 있어요. 남자는 기본적으로 머리 길이가 짧으니 조금만 잘못 커트해도 어색하고 인물이 오히려 반감될 수 있습니다.
2. 그리고 피부는 며칠새 갑자기 안 되니 갑자기 넘 무리하지 마시고 세안만 깨끗하게 하는 것으로요ㅎ ㅎ,
3. 피부보다는 콧구멍 밑에 코털이나 손톱길이와 때낌 점검, 그리고 귀지 제거. 이런 아주 사소한 부분이 정말 승패를 가름합니다.
4. 의상은 뭣을 입으실지 모르겠지만 아우터는 이너든 뭐가 되었든 목둘레나, 소매가 닳지 않은 팽팽한 것으로 입어주세요.
그리고 앉아있을 때 은근히 시선이 많이 가는 신발과 발목도 관건인데, 정갈한 구두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발목부분이 주름져 있지 않도록 늘어나지 않은 새양말을 가급적 신으십시요.
5.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건, 자세입니다. 거드름도 소심함도 아닌 평범하지만 소신있고 호감가는 동세라고나 할까요. 어느 한 군데 휘거나 굽지 않은 앉은 자세, 걸음걸이, 몸의 움직임, 동세 이런 거 스스로 잘 살펴보시고 어색한 데가 있으면 조금이라도 교정하는 게 피부관리보다는 먹힐 듯 합니다! ㅎ ㅎ
추천:1 댓글
2014.03.12 18:00
제가 좋아하는 진상이군요. 소개팅 잘 하시길.
2014.03.12 19:35
제 경험에는 동네화장품가게 만원이하 마사지크림도 효과는 똑같은거 같았어요. 감자마사지나 홍삼마사지나 이름은 비슷하니 그런 걸로 고르세요. 세안하고 찻잔스푼으로 한수저 정도 듬뿍 떠서 흰크림이 녹아서 안보일정도로 마사지 하고 휴지로 꼼꼼이 닦고 물세안하세요. 남성피부는 여성피부와 달리 두껍고 지성이라고 하니 매일 해도 될 겁니다.
안색이 굉장히 환해질꺼에요. 꾸준히 하면 피부미남소리들으실 겁니다.
요컨데 관찰과 리액션, 열린 태도가 중요하더라고요.
날 혼인시키려는 이 우주의 섭리가 상대방의 외모나 말투 하다못해 손등위의 솜털을 통해서 뭘 전달하려 하는지 느껴보세요.
2014.03.12 21:56
2014.03.12 2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