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이 있으면 좋겠는데요. 그 장면만 따로 떼어놓은 동영상은 찾기 힘들군요.

 

1993년 언젠가 정은임의 영화음악에서 정성일 평론가는 세계 영화사의 7대 미스터리로

마이클 스노우의 <트렌션>,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거울>, 파스빈더의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장 뤽 고다르의 <네 멋대로 해라>, 구로사와 아키라의 <란>, 루이스 브뉘엘의 <욕망의 모호한 대상> 등을

고른 적이 있지요.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거울>의 바람부는 장면은 바람과 카메라가 어떻게 같은

속도로 움직일 수 있는지, 정성일은 그게 미스테리라고 했거든요.

 

오늘 <나무, 시장, 메디아테크> 씨네토크 시간에 그 <거울>의 바람부는 장면 이야기가 나왔는데,

정성일이 외국에 나갔을 때 <거울>의 촬영감독을 만났고 어떻게 찍었는지 물어봤어요. 원래 그 장면을 찍은

장소는 갈대가 없는 곳이었대요. 타르코프스키 감독은 거기서 찍어야 되겠다고 생각을 하고,

갈대를 언제 심어야 내가 원하는 높이만큼 자라줄 것인가 다 계산을 하고, 촬영하기 2년 전에 거기에

갈대를 왕창 심었다죠. 바람은 헬리콥터로 일으켰는데, 헬리콥터 프로펠러를 어느 정도 빠르기로 돌리면

바람이 어느 정도 속도로 불지 계산을 하고, 거기에 맞춰서 카메라를 움직일 수 있었다는 거죠.

 

그것과 같이 들려준 에릭 로메르 얘기도 재미있었는데, 에릭 로메르와 같이 영화를 찍었던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에릭 로메르가 마술사라는 겁니다. 에릭 로메르가 비를 원하면 비가 오고, 에릭 로메르가 눈을 원하면

눈이 내렸다는 거죠. 트뤼포 영화에서와 달리 에릭 로메르 영화의 자연현상은 인공적인 게 하나도 없었고,

에릭 로메르 자신이 그런 것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일을 끔찍하게 싫어했었다고 합니다. 자신이 영화를 찍는 곳과

친숙해지기 위해서, 몇년 전부터 그 지역의 날씨를 매일 기록하는 일을 서슴치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마술이었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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