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자료원에서 <천하장사 마돈나>를 볼까말까 하다가 <낭트의 자코>를

봤어요. 물론 <천하장사 마돈나>도 좋았겠지만, <낭트의 자코>가 너무 좋아서

그냥 적어봅니다. 영화는 <셸부르의 우산>을 만든 자크 드미 감독의 어린 시절을

재연하는 방식으로 사이 사이에 감독의 인터뷰, 자크 드미 영화의 장면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어린 자크 드미 감독이 만든 영화들과 영화 만드는 과정이 너무 아기자기하고

흥미로운데다 나중에 만든 영화의 클립들도 너무 좋아요. 이 영화는 <시민 케인> 같이 누군가로 하여금

'영화 감독이 되겠다'는 꿈을 꾸게 할 만큼 스케일이 크지는 않지만 영화를 만든다는 게

얼마나 흥미롭고 아름다운 일인지 잘 보여줍니다.  한 중소도시 소년의 조용하지만 열정적인 성장기 자체로도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 같고, 자크 드미 영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도 그의 영화가 어디서 나왔는지

엿볼 수 있는 기회일 것 같고요. 마침 어제가 카트린느 드뇌브 생일이었다는데

이 영화에 삽입된 장면들 속에서 젊은 시절의 카트린느 드뇌브를 만날 수 있었다는 게

또 반가웠고요. 

앞으로 아녜스 바르다 회고전에서 <낭트의 자코>는 평일 상영 두 번이 남아있습니다. 만약 시간이 되신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꼭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카트린느 드뇌브 생일 축하!

 

 

공교롭게도, <낭트의 자코>에는 어린 자코가 극장으로 리타 헤이워드의 <길다>를

보러 가는 장면이 있는데 바로 오늘 EBS에서 낮에 <길다>를 방영합니다.

 

 

영화 끝나고 난 다음에야 알았는데, 자크 드미는 이 영화를 만든 아녜스 바르다와 부부 사이였고

이 영화를 제작하는 도중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아녜스 바르다는 <낭트의 자코>에서

자크 드미의 클로즈업, 죽음을 앞둔 남자의 자글자글한 주름, 흰머리를 보여주는데 보고 있으면

참 사랑스럽고 평온하다는 기분이 듭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보는 거라 그런 걸까요.

 

개인적인 관심사인데, 이 영화 중간에는 아이들이 의상실에서 사람이 사라진다는 이야기를

하는 게 나옵니다. 그게 저 유명한 '오를레앙 괴담'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중국(혹은 제3세계 국가)으로

여행을 갔다가 실종됐는데 몇 년 뒤에 누군가 팔다리가 잘려진 채로 구걸을 하는 걸 보았다는

괴담으로 발전했습니다.

 

마침 어제가 음력으로 열엿새였는데 달밤의 낙원상가 옥상은 참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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