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랄한 최저 생계비 하루 살기...

이글루스 블로그에서 모 님(본업은 요식업)이 820원으로 식단 짜던 실험이 떠오르는군요.

그 실험 자체는 원래의 의도에서 벗어나 점점 산으로 가다가 끝났고... 의의를 찾자면 '820원으로 뭔가 만들 수는 있지만 딱 그 뿐이다' 정도겠더군요. (댓글은 좌/우 '기믹'들의 놀이터가 되어버렸고.) 거기서는 실험자의 직업이 식당 주인기 때문에 도매가로 재료를 구입하는 등의 이점이 있었는데도 - 결국 평균 식대는 1100원 가량이 되었고, 그나마도 거의 조림/무침류 같은 반찬에 1식 2찬 정도였습니다. 1식 3찬을 가끔 했기 때문에 820원을 상회했더군요. 결론적으로 식대 820원이나 그를 포함한 최저생계비는 "최저 생존비" 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도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의 비용을 통한 삶의 질 유지는 정부가 일자리도 없고 뭐도 없는 극빈층에게 긴급하고 심각한 용도의 생계 수당(그나마 주거비용 제외)을 지급할 때나 고려할 만한 수준이지, 뭔가 노동을 해서 급여를 받는 사람에게 지불할 만한 수준은 결코 아니란 생각이 들더군요. 하다못해 그 어렵고 가난하던 50년대에도 찐쌀 같은 군것질거리나 콩서리 같은 게 있었고, 60년대 가면 라면땅이 얼마나 많이 나갔습니까. 어른들은 알루마이트 누런 주전자에 막걸리 받아 마시고.

그래서 차명진 의원의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술을 안 마시면 인사불성이 안될 수 있죠. 하지만 두 가지 반례에 의해 이 원론적인 생각은 보충성이 필요하게 됩니다. - 우선 인간은 기계가 아닙니다. 태평천국운동도, 미국의 금주법도 모두 실패한 게 이유가 있죠. 인간은 욕망의 동물이고, 오락을 통해 휴식을 얻습니다. 과연 인간이 어떠한 여유도 없이 계속 일에만 매진하며 수도승같은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성철스님 장좌불와는 인간이 하려면 할 수 있는 경지긴 하지만 절대 아무나 할 수 있는 경지는 아닌 것처럼.

그리고 정말 심각한 문제는... 왜 그 모시고 간 사람이 스스로 일어서질 못했을까요. 희망이 없기 때문입니다. 절망이라는 게 반드시 큰 슬픔과 극적인 심리상태만을 묘사하는 건 아닙니다. 말 그대로 희망이 끊긴 상태죠. 사람이 바닥에 바닥을 치고 내려가다 보면 정말 무기력증에 빠집니다. 전문용어로 모티베이션이 없다, 라고 학자들은 종종 말합니다. 아무리 악빨치면서 살아도 삶은 힘들기만 하고 희망도 보이지 않으면 하루 일과 자체가 고된 노동의 시간 겨우 넘기면 술이나 마시고 빨리 취한 뒤 잊어버리는 것의 나날인 거죠.

절망을 끊고 희망을 줘야 사람이 일어날 것 아닙니까. 정치인은 그러한 비전을 제시하는 책무가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거기서 왜 못 일어날까, 라고 생각하는 건 언어도단이죠... 차라리 세상은 경쟁이니 이 정도는 니가 알아서 해라 우리가 도와주는 것은 여기까지다, 라고 말하는 건 논리 앞뒤가 맞기라도 하지, 저런 식으로 '아무 문제 없잖아?' 라는 식으로 기술하는 건 참 미묘- 합니다.

01410/그 분이 여기에서도 소개된 적 있어서 시작하는 건 봤는데, 그 이후에 안가봐서 어떻게 되었는지 몰랐어요. 당연히 최저 생계비로 생명을 이어나갈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이런걸 시도하는 사람들에게 그건 "체험"이고 "실험"이며 더욱 중요하게는 "선택"이지만, 그걸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선택"이 박탈된다는 사실이 너무 쉽게 간과되는 것 같아요.

빡쳐서 여기 댓글 길게 늘여서 저양반 홈페이지에다 써놨는데 읽을라나 모르겠네요.

추미에 의원은 같은 체험을 하고 이렇게 적었더군요.
http://blog.peoplepower21.org/Welfare/41387

저 사람은 하루 이틀 체험이 끝나면 국회의원으로 돌아가니 저 생활이 '황제'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저게 자기 힘으로 노동해서 먹고사는 사람의 일생이라면 어찌 충분하다 할까요. 어디가서 텐트치고 하루 자봤다고 노숙자도 궁전같이 잘 수 있다 하면 안되죠.

왜.. 왕자와 거지 얘기가 떠오를까요?
저 사람 기분이야 집에서 뜨신 밥 먹다가 며칠 캠핑나와 재미로 거친 밥 지어먹는 기분이겠죠.

군대도 체험으로 일주일만 갔다오면 좋죠. 옷주고 집주고 밥도 잘 주고 운동 잘 시켜주고~

사람이 밥만 먹고 사는가보죠? 겨울엔 난방도 해야하고, 세금도 내야하죠. 거기다 뭐 옷은요 벗고다니나요?
솔직히 저 글은 극빈층 일일체험수험수기. 이정도로 밖에 안보여요 감동도 없고, 재미도 없습니다. (아니 감동은 필요없나;)
엥겔지수가 높을수록 먹고살기 힘들다.. 라는걸 왜 모르죠? -_- 사진보면 밥은 참 악착같이 먹더군요.. 왜! 굶어죽긴 싫드나!

욕나오네요..

덥네요.

앵겔지수라는 말은 한번도 안들어봤나봐요-_-;

니들은 그냥 노동력 제공하면서 생존하는 것도 고맙게 여기라는 거죠.

지난 일요일 하루는 내리 자다가 라면 하나 끓여먹고 다시 자서 월요일 아침, 1,000원으로 하루를 살았으니 난 억대부자가 돼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요즘 한나라당은 ㅂㅅ인증해야 당내에서 인정받는 분위기인가요?

요즘 한나라당은 ㅂㅅ인증해야 당내에서 인정받는 분위기인가요?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