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체질상 드라마를 못봅니다. 불면에 시달릴 때는 일부러 넷플릭스에 있는 프로이드의 살인사건 이란 드라마를 봤는데 흥미로워서 봤는데도 한편 한편 보는 게 너무 어렵더군요. 영화 아니고서는 한시간동안 노트북으로 뭔가를 본다는 것 자체가 고역입니다. 그런데 이걸 계속 반복해야한다면? 저한테는 이게 거의 숙제로 변질되어버립니다. 어쩌면 환경 자체의 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리틀 드러머 걸은 극장에서 봤었는데 영자원에서 아예 드라마 전체를 틀어줬기에 통으로 그냥 즐겁게 봤거든요. 그러니까 결국 극장이 아닌 곳에서 한시간짜리를 거듭해 가면서 본다는 건... 저에게 너무 힘든 일인 것입니다. 그걸 해내는 분들은 대체 어떤마음으로 그걸 다 챙겨볼까 싶기도 하구요 ㅋ라지 피자 한판은 먹겠는데 피자 한조각을 삼십분에 한번씩 여덟번 먹으라 그러면 좀 미칠 것 같은...


요새 니콜라스 윈딩 레픈의 Too old to die young을 보고 있습니다. 사실 그렇게 재미있진 않아요. 제가 컨디션이 썩 안좋았던 술 먹고 완전 넉다운이 되었을 때 1화를 보기 시작했고 찜닭먹고 배가 부를 때 2화를 보고 식곤증에 넉다운이 되었거든요ㅋ 그런데 컨디션 좋을 때 봤어도 안졸았을지는 좀 의문입니다. 레픈 미친 인간이 대사 한마디를 20초씩 걸려서 합니다... 농담안하고 건너뛰기를 해야 대사와 대사가 연결이 될 정도입니다... 그러니 대사가 없이 그냥 비쥬얼 묘사만 하는 장면들은 또 미친 듯이 늘어집니다. 모든 씬이 거의 30초짜리 트래킹으로 늘어집니다. 아니면 패닝으로 반바퀴 쫘아악. 그러다가 한번씩 깜짝 놀라게 총을 쏘거나 누굴 두들겨 팹니다. 스토리적으로 보면 완전히 빵점인 작품이죠.


그런데 어쩝니까? 그렇게 졸면서 봤어도 때깔이 너무 좋아서 계속 생각나는 것을. 무료체험기간에 다 볼려고 했는데 그건 도저히 무리인 것 같습니다. 드라마를 못보는 제가 무료체험 기간 돈아낀다고 꾸역꾸역 두편씩 한꺼번에 보고 싶지가 않아요 ㅋㅋ 토요일이 마지막이긴 한데 너무 그렇게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냥 한달에 돈 내고 말죠 ㅋㅋ 6000원인가밖에 안하는데...


이 드라마를 지금 에피소드 2까지밖에 안봤으니 크게 할 말은 없습니다. 이야기할 것도 없습니다. 뭔지도 모르겠고 인물소개 같은 초반부인데 주인공 동료가 뜬금없이 총맞고 죽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뭐하는 놈인지, 쏴죽인 놈은 누구인지 드라마가 또 그 늘어지는 편집으로 설명을 하는데 딱히 인물에 관심도 없습니다. 갑자기 누가 나가 뒤지는 이 양아치들의 세상... 네온사인은 또 꼬리를 늘어트리고... 그런 느낌입니다. 사람 얼굴에는 무조건 빨간 조명 아니면 파란 조명이 드리워져있고요. 


지금 안티 히어로 격으로 나오는 헤수스란 인물이 너무 멋져서 이 드라마를 그래도 챙겨보고 있습니다. 스펠링이 지저스인 스페인 남자인데, 드라마 속에서 별명이 프린스 인 아메리카 입니다. 스페인 녀석인데 아메리카에서 살았고 그래서 스페니쉬를 잘 못해요 ㅋ 그리고 자기 삼촌이 갱스터 조직의 보스인데 그런 보스한테 친아들마냥 귀염둥이 취급을 받습니다. 이 캐릭터 같은 남자 캐릭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 드라마를 보면서 이런 캐릭터의 극단적인 유형을 내가 못봐서 그랬나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에요. 레픈 세계의 인간들이 다 그렇듯이 말 없고, 우울한 얼굴을 하고 잇는데, 몸은 또 탄탄하고, 옷은 기깔나게 챙겨입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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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런 스타일을 제대로 소화하는 사람을 여태 못봤던 것 같은 착각마저 듭니다. 어느 해외 웹에는 이런 스타일의 셔츠를 어디서 사야하냐는 질문글까지 있더군요 (답변은 생로랑.... 흐미...) 셔츠에 금목걸이 진짜 딱 건달 느낌인데 이 스패니쉬 양반이 입는 건 누가봐도 명품 광고같습니다. 저도 저렇게 입어보고 싶을 정도에요. 살 빼는데 굉장한 의욕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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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나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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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픈 월드의 남자들은 뭔가 공통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 이 헤수스라는 인물은 전작인 <네온 데몬>에서 주인공 제시의 남자친구인 딘을 연기했던 칼 글루스맨과도 좀 겹치는 이미지에요. 일단 남미 계통 얼굴에 쌍커풀이 짙고 딱 보면 어두운 인상인데 몸매는 다 모델급으로 잘 빠졌습니다. 라이언 고슬링도 남미 계통은 아니었지만 쌍커풀이 짙고 화려하지 않은 얼굴인데 눈이 초롱초롱 이뻤죠. 레픈은 사슴같은 남자를 좀 좋아하나 봅니다 ㅋ 이목구비에서 눈만 진한데 눈이 크지는 않은? 패셔너블한 걸 담는데 미쳐있는 인간이라 그런지 얼굴이 다 핸섬핸섬 미남맨 이런 느낌은 아니구요 못나지 않은 얼굴에 쌍커풀로 약간의 기름기 한방울 떨어트린 얼굴? 모델하기에 딱 좋은 얼굴들이란 생각... 주연배우는 마일즈 텔러인데 이 사람도 잘 생긴 얼굴은 아니죠. <프로젝트 엑스>에서 동네 야구부 형으로 나와서 개다리 춤 출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얼굴에 우수를 드리우는 캐릭터를 열심히 맡고 있습니다. 아무튼 헤수스는 멋있읍니다... 금붙이 드럽게 잘 어울려서 저도 종로3가역 10번 출구로 나가봐야 하는 생각이...


드라마는 비추입니다 ㅋㅋㅋ 저만 좋아하는 드라마에요 괜히 보진 마시길 에피소드 1이 무려 1시간 40분입니다 정신나간 인간 레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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