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22 23:31
1. 안소니 홉킨스와 올리비아 콜드만이 나오는 The father 를 봤습니다.영화는 홉킨스가 연기하는 안소니의 시각을 취합니다. 알면서 보러 갔는데도, 음 뭐라할까요 마치 스릴러 물을 보고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몇년 전 가족 중 한분이 아니 가족이 치매를 겪었습니다. 그때와 영화가 겹치면서 그때 그분도 이렇게 무서워 했었지, 우리도 앤처럼 힘들었었지 하게 되더군요. 전 오래전 부터 콜드만의 팬이었는데, 콜드만이 홉킨스와 마지막 장면에 아버지가 루시가 그립다라고 할때 'we all miss her' (정화하게는 기억나지 않네요) 대답하는 장면에서, 그 간단한 대사안에 보여주지 않았던 장면들 감정을 다 전달하는 능력에 다시 한번 정말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눈물이 주루룩.
마지막 장면에서 안소니를 보면서, 위에 말한 가족도 그런 행동을 한게 기억나면서, 언젠가 선물이가 안톤 (울로프의 아들)은 아이인가요 어른 인가요를 물어보던 때를 생각했습니다. 아이라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고 어른 이라기에는 아직 멀은 거 같은 나이의 안톤. 그때 저는 반복해서 묻는 선물이에게 갑자기, 선물아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아이란다 라고 답을 해버렸어요. 그러자 선물이는 이상하게 만족한 얼굴을 하고 질문을 멈추었고요.
다시 생각해 봅니다. 그렇구나.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아이이구나.
2. 산드라 오!!!
아직 1화까지만 봤으니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1화만 봐도 이 시리즈가 그리는 아카데미를 제가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웃다가 웃음이 삼켜집니다. 제가 속한 institution은 인문계와는 좀 다른 형편이지만 (며칠전에 저희 딘은 일은 많고 할 사람을 구하는 건 힘들다고 공식장소에서 하소연 했습니다) 여러 가지가 제 직장생활과 비슷합니다. 일을 하는데 주어지는 시간이나 다른 조건들이 많이 나빠진 점, (예로 강의 시간은 더 많이 늘리라고 하면서 예산은 전혀 안늘여줌, 즉 강의 준비하는 시간을 줄여라. 그렇지만 교육의 질은 늘 유지해야 하니 결론은 개인시간에 일하시오)지금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는 기본 연구에 대한 지원이 거의 없어짐 (제 울로프는 수학 교수입니다. 이곳은 정말 연구비라는 게 하늘의 별따기 더군요). 몇년전에는 학생수가 줄어들어서 언어를 중심으로 가르치는 institution이 없어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희 대학내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었지만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은 해고 되었지요. 그 결정이 나고 나서 한 1년동안 그런 사람들을 한 곳에 (일하는 장소) 모아 두었다고 하더군요. 그때 한 동료가 없애는 건 쉽지만 다시 세우는 건 힘들다. 대학이 이렇게 단기적으로 생각을 하다니, 하더군요. 대학이 스스로 만든 과학적 연구 결과를 따르지 않은 지 오래되었다는 생각입니다.
홀란드 테일러에 대한 호평이 많던데 기대됩니다. 1화에 산드라 오와 홀란드 테일러의 course evaluation에 대한 대화. 이 장면은 제가 예전에 학교 learning platform 개발팀과 한 대화를 회상하게 했습니다. 그때 개발자가 자랑스럽게 라이크버튼을 설명하면서, 이제 학생들이 당신이 한 코멘트를 좋아하는 지 안좋아하는 지 알수 있어요 라고 말했죠. 저는 그때 나의 임무는 학생들이 배우도록 하는 것이지 학생들이 날 좋아하는 게 하는 게 아니랍니다, 라고 대답했었죠. (오해는 하지 마세요 저는 학생들 evlautation을 중요시 여깁니다. 어떤 면에서 학생들을 도와야 하나 또 어떤 면에서 학생들과 소통이 충분하지 않았나를 알기 위해서 중요한 도구라고 봅니다).
어떻게 전개 될지 궁금합니다.
3. 한국어로 글을 쓰는 건 여기 뿐입니다. 정말 오랫동안 쓰지 않아서, 이 짧은 글을 쓰는 것도 힘들군요. 이러면 속상해요. 미리 죄송하다고 양해를 구합니다.
2021.08.23 07:17
2021.08.23 13:09
저도 보여지는 공간에 대해 생각했어요. 정말 그 어느 것도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가 되는 데 한 못을 하더군요.
"여자"역을 한 다른 올리비아(성이 기억이 안나요)는 요즘 다시 자주 볼 수 있던데 참 좋네요.
(여러번 글을 고쳐야 했답니다. 힘들어요)
2021.08.23 10:33
더 체어, 넷플릭스에 있어서 하루에 다 정주행했습니다. 대학이 처한 힘든 현실을 잘 알겠더군요.
미국에있는 영문학과가 저렇게 힘드니 다른 나라는 어떻겠어 하면서 상아탑에 있는 사람들이 가여운 생각까지 들었어요.
그나저나 한국어가 생각보다 아주 자주 나옵니다. 돌잔치하는 부분은 저게 미국 맞아 싶을 정도구요.
아주 유쾌하게 시청하긴 했지만 그렇게 가벼운 내용은 아니었다는 거.
두번째 시즌이 나올까요? 궁금합니다.
2021.08.23 13:14
제가 함께하는 프로그램에 캐나다 대학 교수님한테 지난 수년간 들어온 이야기를 종합하면, 그쪽 대학이 굉장히 일하기 힘든 장소가 되었다 입니다. 뭐라할까 우리가 대학으로 부터 기대하는 인간존중이 무너진 일자리. 가끔은 생각합니다. 대학이 우리 예전에 이랬어 라고 했던 그 자기 이미지의 근본으로 생각하는 그림, 대학이 정말 그랬던 때가 있었을까?
2021.08.23 11:22
안녕하세요.
몇 년 전에 책을 내신 기억이 있는데요, 이제는 글쓰기 안 하시는가요?
2021.08.23 13:17
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오랫동안 건강이 안좋았어요. 건강이 안좋은 걸 모르고 그냥 상황이 너무 힘들어서 그런가 보다 하면서 오랫동안 보내왔었고, 알고 치료를 받은 뒤로는 코로나 때문에 일과가 늘어나고 또 다른 문제로 힘들었습니다.
글은 그냥 (쓰는 언어인 스웨덴어로) 일기만 쓰고 있었죠
2021.08.23 12:49
2. 산드라 오 출연작이라 봐야지하다가 커피공룡님 추천으로 시작했습니다. 교직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남자 백인 교수들 사이에서 여자 (유색인) 교수들이 툴툴거리는 장면들이 왜 이리 공감이 가는지요;;;;
2021.08.23 13:21
저는 아직 1화만 봤는데,
답글을 읽으니 저 박사과정때 생각나네요. 저희 기관 최고가 그때 '뭐 우리는 메디 (유색인 박사과정)이 있으니 (인종관련)평등은 성취했어'라고 말했던 걸 들었어요. 심각하게.
제가 '나는 완전 좋은 카드네, 유색인이지 여자이지 (이때만 해도 성비가 여자보다 남자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라고 농담을 했었죠. 정말 이런 식의 단순화, 힘들어요
2021.08.23 14:12
올리비아 콜만은 저도 아주아주아주 좋아하는 배우입니다. 특히 '플리백' 볼때마다 감탄을. 거기서 자칫 캐리커처로 그칠 계모 캐릭터에 깊이가 더해졌어요.
'The father'는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도 이상하게 손이 안가요, 무서워서. 다들 추천하는 작품이라 언젠가는 꼭 보고 말리라 다짐하지만 아직 맘의 준비가 안된거 같아요.
' the chair' 현재 에피소드 4까지 봤는데, 제 기대치보다 훨씬 알찬 작품이더군요. 걍 단순한 알콩달콩 롬콤으로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이야기의 깊이와 고민의 폭이 현실에 뿌리를 단단히 두고 있는게 보여 놀랐습니다.
2021.08.23 15:57
플리백은 정말 잘 만든 시리즈에요. 1, 2 시즌 다 너무 좋아요
2021.08.23 16:17
와! 만나서 정말 반갑습니다. 플리백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TV Show에요. 1시즌 마지막 에피에서 한방 맞고 그날 하루종일 가슴이 아프고 벅차올랐던 기억이 나네요. 2시즌은 기대반 걱정반이었는데 다른 의미로 1시즌을 뛰어넘어 자기파괴적이었던 주인공에게 평온과 일상을 선물해줘서 안도의 한숨과 함께 행복하게 그 이야기와 등장인물들을 제 가슴속에서 안녕하고 보내줄수 있어서 넘 좋았어요.
'The Chair' 방금 끝냈는데, 이거 참 좋네요. 가슴이 따뜻해졌어요. 제 조카이름도 쥬쥬인데 그 꼬맹이 정말 얄밉고 귀여워서 죽는줄 알았습니다.
<The Father>는 앤소니 홉킨스만 믿고 봤는데 정말 좋았습니다. 각색 연출 주연배우의 연기 등 뭐 하나 감동적이지 않은 게 없었지만 미술, 공간을 적절하게 창출한 스텝들에게도 박수를 보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