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밥 차려주는 남편

2012.11.09 13:04

오늘만 조회 수:4454

듀게에서 결혼 이야기가 흥하면 정말 결혼이란 끔찍한 현실인가 싶을 정도로 뒷걸음치게 되는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뭐 이게 듀게 뿐이겠습니까, 회사에서도 결혼한 사람들이나 결혼 앞둔 사람들의 입에 오르고 내리는 이야기의 절반이 시댁이야기와 육아 이야기니까요. 저 역시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결혼해서 좋다는 것 보다는 다 나중에 해라, 후회다, 행복한 가정은 다 가식이다 이런 말이 넘쳐나죠.

 

 

전문직으로 일하던 친척언니가 아이 둘을  2년 터울로 낳으며 지금은 일을 그만 둔 상태입니다.

 

형부는 아침밥으로 토스트도 구워주고 애 둘에 치여서 밥 한끼 잘 못먹고 지내는 언니가 안타까워 밥 꼭 챙겨 먹으라며

물반 감자반 양파반인 된장찌개를 끓여주고 간답니다.

첫째 아가 요플레에 냉동 블루베리도 미리 넣어서 적당히 해동 되어 먹기 좋게 그릇에 덜어 두고 식탁위에 올려 놓고 출근한답니다. 

 

가끔 있는 일이 아니라 거의 매일을 그렇게 챙겨 준다고 하니 정말 결혼은 이런 걸 수도 있겠다 싶어서 부럽기까지 합니다.

 

 

형부의 이유는 아내를 끔찍히 사랑해서 유난을 떨고 있는게 아니라

우리 두 아이를 위해 자신의 삶과 시간을 희생하고 있는 언니에게 한없이 고맙고 미안해서 라고 했다는데요,

 

아침 챙기는거 뭐, 토스트는 기계가 구워주고 된장찌개 그거 그냥 된장 넣고 냉장고 채소 넣어서 가스렌지인지가 끓여주던데? 하며

쿨하게 말하는 형부가 멋지기도 하지만 이런 결혼 생활로 서로를 더욱 이해하고 아껴주는 부부도 있다는 걸 곁에서 보면서

결혼, 해보고 싶은 평생 연인과 가족의 유혹이 되기도 합니다.

 

굳이 아침밥을 차려주는 남편이어서라기도 보다는 부부의 관계 속에서로를 위해주고 배려하는 모습이 보여서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언니네 시월드 세상이 형부 만큼 달콤 살랑 하진 않지만 그래도 모든 인생사가 그렇듯 다 내 마음대로 만족되는건 없다는게 언니의 말,

대한민국 결혼만 불평등한 제도이고 평생 골치 아픈 시댁과 힘겨루기를 해야하는 고달픈 삶이겠냐면서, 회사생활도, 인간관계도 경제생활도

그 외에도 여러부분 끊임없이 인생사 매번 평등한 위치에서 만족하며 살아가는게 몇 % 되겠냐고 하네요.

 

 

결혼, 너무 꿈 같은 환상 속에서 그리는 것도 문제지만 미리부터 그렇게 현실적으로 보는건 좋지 않다는게 언니의 위로였죠.

 

 

듀게 글을 읽으며 결혼이란 이 두 글자가 너무 꽉 막혀서 답답하게 느껴지던 차에 형부 같은 착한 남편도 있다는 사실,

한해 한해 결혼 생활을 지속하면서 더 행복하다는 지인의 말에 숨통이 트이느 기분 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302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218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2587
116933 런던님을 신고하신 가끔영화님 글이 지워졌네요. [7] 페리체 2010.06.18 4451
116932 이승기 상대역이 신민아였군요 [6] 감동 2010.06.06 4451
116931 응답 1988 남편이 드러났어요. (스포) [22] 아난 2016.01.16 4450
116930 대한민국 박사모 선전포고 [13] amenic 2014.05.01 4450
116929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닮은 두 청년 [10] 자두맛사탕 2013.03.11 4450
116928 채널A의 논조 변화가 느껴집니다 [5] 과학혁명의구조 2012.12.10 4450
116927 프로메테우스 트위터 후기들 [10] nixon 2012.05.31 4450
116926 [속보] 北, 김정은에 ‘대장 칭호’… 후계 공식화 [11] lyh1999 2010.09.28 4450
116925 저희 아버지는 택시기사고, 전 정신분열증 약을 먹은지 16년째입니다. [25] catgotmy 2015.12.14 4449
116924 헬스장 탈의실 안에서 운동화 신는 사람... [21] 풍기문란 2014.07.15 4449
116923 성괴에 대해서 한마디 [16] 디나 2013.11.07 4449
116922 전 세계에서 인간을 가장 많이 죽인 생물(生物) 랭킹 [20] 예언자 2014.09.02 4449
116921 헌혈과 큰 체구 관련한 글에 대한 사과글 [19] 라곱순 2012.12.02 4449
116920 모쏠남과 돌싱남 중 누가 더 연애에 목마를까요? [23] 부기우기 2012.08.06 4449
116919 6개월만에 무한도전을 한 날인데...... [4] 걍태공 2012.07.21 4449
116918 키드갱 시즌2~ [6] 오명가명 2012.05.14 4449
116917 장근석 성형 관련해서 주절주절 [4] 라면포퐈 2011.10.17 4449
116916 애정만세의 류혜영씨... [8] DJUNA 2011.05.21 4449
116915 '예수는 신화다' - 예수는 실존 인물이었나 [11] being 2010.08.13 4449
116914 외신들 "한국대표팀 대패, 허정무 감독 탓" [11] 스위트피 2010.06.18 444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