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곧 내용입니다. 약간 기대와 다를 수 있다면 이렇게 쌓았다, 가 아니라 어떻게 쌓을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인거죠. 그러고보니 듀나인을 달걸 그랬네요.


온라인 생활(?)을 하다보면 왠지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을 때가 있습니다. 블로거일 수도 있고, 동일한 커뮤니티의 사람일 수도 있고, 게임 중에 만난 사람일 수도 있죠. 사실 그 사람에 대해서 아는 것은 그 사람의 온라인 생활의 투영이죠. 많은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자신을 얼마나 쉽게 꾸밀 수 있는지를 알며 그렇기 때문에 온라인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좀 다르다고 생각하는게, 접근하는 방향이 다를 뿐이지 그 사람의 총체는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온라인에서는 키배를 뜨고 악플을 달며 살지만 오프라인에서는 한 가족의 가장이며 직장에서는 좋은 평판을 가진 사람이라면 전후자를 합해야지 한 쪽을 빼놓고 생각할 수는 없는 거겠죠. 어쨌거나, 그렇기 때문에 이미지를 만들기 쉽든 어렵든 온라인에서도 사람을 사귀어 볼만은 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엄청난 기대를 하는건 아닙니다. 온라인 투영이 100%라면 1% 정도로 생각하죠. 하지만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오프라인 보다는 온라인에서 더 많이 드러나기 때문에 제게는 온라인이 좀 더 걸맞지 않나 생각되기도 하고.)


하지만 저는 오프라인 생활에서도 친한 친구란 게 별로 없습니다. 어떻게 된 건진 몰라도 현재 연락이 가능한 친구가 3명 정도에요. 하지만 이 것에 대해 별로 불만이 있진 않습니다. 그 친구들과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고 못하는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조금 더 다양한 친구를 사귀고는 싶지만 제 자신의 한계치가 이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그전에 오프라인 친구라는 것도 어떻게 유지해야 되는지 잘 모릅니다. 꾸준히 만나줘야 된다거나, 내가 먼저 연락해야 된다거나 이런 점을 파악하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친구가 많다거나 부를 사람이 많다거나 한다는 건 어떤 일인지 잘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약간 기대되는 것은 혹시나 제 결혼식이나 언젠가 있을 장례식에 한 6명 정도만 온다면 어떨까 싶은 겁니다. 그도 나름 운치있는, 이라고 말하는 건 실제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해서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농담같은 거겠죠.


어쨌거나, 오프라인에서도 친구 형성과 유지에 대해 별 노하우가 없는지라 온라인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궁금하네요. 듀게에서도 가끔보면 서로 쪽지를 확인해달라는 (실제의 내용은 험악할지도 모르지만) 아기 병아리의 솜털 같은 따스한 글(?)이 올라오기도 하잖아요. 저는 댓글에서 서로 아는체하는 것은 마치 그 둘 외의 나머지 대상에게 보여주기 위한 친분관계 인 것 같아 그런 식으로 친분을 늘려나가는 것은 못 하겠고, 그렇다고 해서 쪽지로 몇 마디 하는 것도 기분이 이상해요. 왜냐면, 다른 사람이 제게 대해 생각하는 디폴트 값이 무시에서 약간 아래 쪽인 기분 나쁨, 정도로 생각하거든요. 누군가에게 말을 건다는게 그 사람에게 피곤하거나 괴로운 일이 될 수 있겠고, 결국 말을 거는 사람은 이기적(자신을 위해)으로 말을 거는게 되겠죠.


몇 번의 어떠한 핑계를 통해 이야기를 주고 받은 몇 명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분들이 한 명 한 명 프로로 데뷔 했고 말을 걸기 매우 어려워지더군요. 왠지 바쁠거 같기도 하고 해서요. 그리고 또한 말 건 것이 매우 사무적으로 말을 걸어서 친분이라고 할 걸 쌓을 것도 없었죠. 그 분들은 아마 절 기억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도 하구요. 그래서 조금 아쉬워요. 그 전까지는 별로 말 걸고 그런 사람이 없었지만 이후에는 이러저러한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거 아니겠어요? 저는 그 때나 지금이나 잘 말도 못 걸고 친분도 못 쌓으니까요. 여러분은 온라인 일대일 관계 어떻게 하고 계시나요.


과거 시대에는 펜팔이란게 있었다죠. 펜팔에는 저주의 규칙처럼 따라다니는 절대 서로 만나지 말라는 명언도 있었구요. 제가 한참 봤던 월간지 뒤쪽에는 펜팔을 원하는 아이들의 몇가지 신상명세와 주소가 적혀 있었습니다. 아쉽지만 저는 그 때는 그런걸 해볼 생각은 없었죠. 메일이 생긴 이후로 펜팔은 많이 희석이 되었고 (아니, 지금도 혹시 하는 사람이 있나요?) 이제 다들 전화를 들고다니는 시대라 아주 먼 세계의 이야기가 되어버렸죠. (아프리카에서는 유선 전화를 뛰어 넘고 무선 전화부터 들어온다니, 거기도 이제 그런일은 없겠죠) 우주 시대가 되지 않는 이상이야 펜팔 같은 것은 매우 희귀한 일이 되어버린 걸 생각하면, 전 좀 아쉽습니다. 그렇다고 글씨를 잘 쓰는 것도 아니고 매우 악필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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