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03 21:58
오늘 밤 12시에 국회방송 채널에서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세 가지 색 - 화이트>를 방송합니다.
지지난 주에 방송했던 <세 가지 색 - 블루>를 아주 재밌게 봐서 저는 오늘 <세 가지 색 - 화이트>와
다다음 주에 방송하는 <세 가지 색 - 레드>까지 열심히 보려고 해요.
오늘 방송하는 화이트는 metacritic 평론가 평점이 88점으로 상당히 높고 imdb 관객 평점도 7.6점으로
아주 좋은 편이네요. 1994년 베를린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입니다.
블루는 metacritic 평론가 평점 85점, imdb 관객 평점 7.9점으로 관객 평점이 좀 더 좋은데
제 가물거리는 기억 속에서도 블루가 화이트보다 좀 더 좋았고 화이트에는 뭔가 공감이 안 되는 내용이 있었던 것 같아요.
오늘 다시 한 번 보면서 어떤 내용이었는지, 지금은 공감이 되는지 한번 알아봐야겠네요.
관심 있는 분들, 같이 봐요.
Anne-Sophie Mutter - John Williams: Nice To Be Around
2021.08.04 01:41
2021.08.04 12:21
화이트는 결국 일종의 복수극으로 이해하면 되는건가요?
2021.08.04 13:57
2021.08.04 14:23
제가 이해하는게 맞다면
프랑스에서 드센 마누라에게 구박만 받다가 걷어차인 남자가 자기 고향에서 힘을 되찾고 나서 마누라를 역관광시키는 내용이라고 봅니다.
2021.08.06 19:22
앗, 이 댓글 이제야 봤네요. ^^ (요즘 듀게에 글이 엄청 많이 올라오는 듯...)
저는 누가 질문하면 그때부터 열심히 생각하는 사람이라 벌써 희미해지는 기억을 붙잡고 벼락치기로
열심히 생각해 봤는데요...
유산 문제로 경찰이 도미니크를 찾아왔고 수사를 하지만 저는 카를이 복수를 의도했다고 보진 않아요.
도미니크는 프랑스에, 카를은 폴란드에 살고 있었는데 도미니크를 살인용의자로 만들기는 쉽지 않죠.
만약 카를이 복수를 계획했다면 좀 더 정교한 계획을 세웠을 것 같아요.
남자주인공 카를은 아내인 도미니크를 성적으로 만족시키지 못해서 아내에게서 버림받는 남자인테
왜 남자주인공을 성적으로 무능력한 남자로 설정했을까 생각해 보면...
인간의 성적 욕망은 굉장히 이기적인 욕망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상대의 욕망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자신의 욕망도 충족되지 못하는 의외로 상당히 공평한 욕망, 성적 관계를 맺는 두 사람에게
동등한 지위를 부여하는 욕망인 것 같아요.
카를은 그런 상호적인 성적 관계를 제대로 맺지 못하는 남자, 그래서 아내에게서 버림받는 남자죠.
자신을 죽여주면 돈을 주겠다는 남자가 카를에게 접근했는데 카를은 실제로 그를 죽이지 않고 공포탄을 쏴서
죽음을 경험하게 하죠. 죽음의 순간을 경험한 남자는 다시 살고 싶어해요.
상실의 순간을 경험한 후에야 비로소 잃어버린 것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것을 욕망하게 된다는 걸 알았기 때문인지
카를은 자신이 죽은 것처럼 꾸미고 도미니크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녀가 슬퍼하는지 궁금해 해요.
카를의 죽음을 통보받고 그의 상실을 경험한 것이 도미니크에게 카를에 대한 욕망을 다시 불러 일으켰는지
살아있는 카를을 만나 두 사람이 서로의 성적인 욕망을 충족시키는 행복한 순간에 도달했나 싶었는데
이번엔 카를이 도미니크를 버려두고 떠나죠.
왜 그토록 도미니크에 집착하며 미련을 떨치지 못하던 카를이 떠났을까요...
도미니크가 자신을 욕망한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카를은 더 이상 도미니크에 대한 욕망을 갖지 못하게 된 걸까요?
아니면 카를은 자신의 성적 무능력을 모욕하고 상처를 주고 떠나버린 그녀를 결국 용서할 수 없었던 걸까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카를의 눈물은 그도 자신의 마음을 어쩔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저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화이트가 의미하는 게 뭘까 궁금했어요.
프랑스 국기에서 흰색은 평등을 상징한다고 하는데 이 영화에서 평등은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상호의존성(?)으로 암시된 것 같기도 하고, (처음엔 도미니크가 카를을 떠났지만 마지막엔 카를이 도미니크를 떠나는)
그런 성적 욕망의 작용과 반작용으로 표현된 것 같기도 해요.
저에게 화이트는 소멸과 부활을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해요.
서로에 대한 욕망이 어떻게 생겨나고 어떻게 사라지는지, 그리고 어떻게 다시 살아나는지,
서로 엇갈리는 욕망의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서로를 똑같은 정도로 욕망하는 게 불가능함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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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이 영화 보면서 졸았던 것 같은데 다시 봐도 졸립네요. ^^
좀 자고 일어나면 꿈 속에서 멋진 해석이 떠오를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