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17 08:51
미국 영화나 티비보고 또 책 읽고 하면서 내심 인상적이었던 게
미국여성들이 일반적으로 소녀때부터 결혼을 일생일대의 이벤트로 생각하고 환상을 키우고
준비나 투자도 우리나라 이상으로 많이 한다는 사실이었어요.
결혼식을 둘러싼 히스테리에 대한 클리셰들도 넘쳐날만큼 많고
그거 자체에 대한 영화도 정말 흔하잖아요.
과장인가 싶었는데 와서 정작 사람들을 만나보니 정치적인 이유로 결혼제도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들마저
이벤트 자체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각기 나름의 방식으로 풀어나가기도 하구요.
이번에 제 친구도 약혼하고 결혼식은 거의 1년 뒤인데 준비할 생각에 발을 동동 구릅니다.
뭐 연애에 대해 막연한 관심뿐이었던 소녀시절을 보냈던 탓도 있지만
저나 제 한국에서의 지인들 중에는 결혼식에 대해 구체적인 환상을 가진 경우를 거의 못봤어요.
환상이 있다면 신부 자체, 그러니까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에 대한 환상이고 나머지 부분은 "우아하게" 뭐 이런 수준.
전 오히려 예나 제나 그 반대로 베일이나 드레스가 내게 어울리는 걸까하는 우려와
가본 결혼식장들에서 본 끔찍한 신부화장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중학교때 본 평소에는 늘 귀엽던
막내이모의 송충이를 단 듯한 신부용 눈은 잊혀지지 않는 충격 중 하나거든요.
별 생각없었는데 떠올려보니
미국은 결혼식 자체가 몇시간씩 이어지는 리셉션과 연결되어 있기도 하고
물론 기본적인 형식은 있지만 결혼 당사자들에게 많은 자유가 주어지는 것 같아요. 정말로 주인공들인거죠.
장소선정이나 좀 웃기는 이벤트라든가 하는 것도 그렇구요. 심지어 꼭 주례를 세우지 않는
경우도 많고, 주례 서주시는 분을 선정하는데도 본인들의 의견이 중요하고 주례사도 회의를 거칩니다
한국에서 솔직히 주례는 세력과시같은 느낌을 꽤 받아요. 아는 사람 중에 제일 명사! 최고학력자! 뭐 이런식의.
그리고 주례사에 대한 사전 합의도 없다보니 길이에 있어서도 그렇고 내용도 별 엄한 소리를 듣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이벤트 같은 경우도 식에 와주시는 어른들 눈 의식한다고 양가 어른들쪽에서 자제시키는 편이더군요
괜히 튀는 짓 해서 입에 오르내리지 마라, 이런 거죠.
시간 자체도 짧고 일정이 촉박하죠.
어린 시절에 보기에도 결혼식홀들은 모두 정신없고 바글바글했어요.
또 저의 소녀시절 애청프로그램 1위였던 경찰청 사람들에서 그 바글거림을 이용한 범죄사건을
두건이나 보여주었죠. 1)집단 축의금 도둑 2)발렛을 가장한 차도둑
이래저래, 무슨 두시간짜리 호텔결혼식을 할 형편도 전혀 아니니 앞으로 결혼을 하게 된다고 해도 결혼식 자체는 해치워야 할 대상이지
저의 판타지가 펼쳐지는 대상이 못됩니다.
제가 너무 현실적이기만 한건지, 듀게분들도 비슷한 생각들 가지셨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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