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13 00:03
https://news.nate.com/view/20210812n22662?mid=n1006
"아들에게 온갖 욕설과 손가락질을 해도 사랑하는 아들,
딸에게는 미안하지만 딸에게 죽을 때까지 용서를 구하면서 죄인으로 살겠으니, 아들을 선처해달라"
"죽은 놈도, 죽인 놈도, 제 자식인지라"
위 사건의 부친이랍니다.
고통 속에 살고 있다고 하고 당연히 눈물지으며 말한 거긴 한데.
모르겠습니다. 정작 저 부모의 입장이 되면 정말 저런 마음이 되는 걸까?
란 생각도 들지만, 일단 저 대목만 보고는 소름끼쳤습니다.
남아선호사상이 심해지면 저정도로 무서운 거구나.
(아하 약간 두서없음)
참고로 저 역시 남아선호로 자란 막내아들이에요.
뒤늦게 알게된 바로는 딸이 여섯 있었으나 3번은 낙태였다고 하네요.
(참고로, 어렵게 얻은 자식인지라 저 역시 보살핌을 더 많이 받은 건 있긴 한데,
그렇다고 제가 사랑을 느끼며 행복하게 자란 거 같단 느낌은 들진 않습니다.
누나들과도 사이가 딱히 좋지 않고, 남아선호가 강한 아버지와는 사이가 안 좋으며,
가족으로 인한 어떤 절대적인 우울감도 조금 있습니다. 그리고 전 게이예요.)
개인적으로, 페미니즘이 생기는 이유는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당연한 페미니즘이 부정적 '페미' 뉘앙스로 변질되기도 했지만,
극단적으로 변질되지만 않는다면 페미니즘은 필요한 게 맞습니다.
(다만, 시시콜콜한 싸움보다는, 확연한 여성차별이 존재하는
파키스탄, 이란, 사우디, 인도의 더 심각한 사회의 여성들"도" 도와주는 캠페인으로 간다면,
또는 여성차별이 훨씬 심했던, 현재 노인의 삶을 사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또는 문맹자들이 글을 쓰고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거나 등의 방향으로 간다면 더 없이 공감과 응원을 받을 수 있을텐데 란 생각은 들어요.)
다시, 사건으로 돌아와서,
이번 사건에 괜히 많은 생각이 들고 맘이 아팠고 화도 났어요.
본인은 이성적으로 대한다고 생각할 지 몰라도, 본인이 무심코 내뱉는 표현 속에,
저 여성분에 대한 소소한 차별과 아들에 대한 포용이 너무 뚜렷이 느껴졌거든요.
무기징역 선고된 게, 저 아비의 눈물의 호소로 경감되었다고 합니다.
남겨진 부모가 불쌍해 이렇게 경감해줄 거라면, 그럼 신상공개라는 덤을 주든지요.
어느 누구보다 힘든 사람은 지금 저 부모겠지만,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듀게에서도 많은 분노가 일었을 만한 사건 같네요.
2021.08.13 01:10
2021.08.13 02:27
끔찍한 사건이고 반인륜적인 사건입니다만,
가해자의 부모이지만 피해자의 부모이기도 하니,
개인적으로 판결에 대해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링크된 기사만으로는 이것을 페미이슈로 삼기엔 근거가 부족하지 않나 싶네요.
가정에서 남녀 차별을 받으며 자랐다는 기사가 있나요?
누나가 남동생을 살해앴으면, 부모가 선처를 호소하지 않았을 거라는 근거가 있지도 않을 것 같아서요.
2021.08.13 02:37
'증거가 있냐'라는 레파토리대로라면 없는 거 맞죠.
그냥 느낌일 뿐이니까요. 일단 친누나를 30번 찔러 죽이고, 누나의 전재산을 자기 계좌로 이체해서 게임 아이템을 구매한 아들인데,
제대로된 부모라면, 처벌을 받겠다고 인정해야죠. 그래도 사랑하는 아들이고 품에 안고 싶다란 얘기가 정상인가요?
그리고 딸에겐 '미안하지만'이라뇨. 찔린 게 있나요?
어르신들 흔한 표현이긴 하지만 '죽은 놈'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렇고, 그냥 딸을 대한 정도가 아들보단 저 아래였던 느낌입니다.
아 물론 매일 딸을 찾아가 인사를 한다고는 돼 있죠. 그건 당연한 거고.
2021.08.13 07:26
사죄하는 마음으로 매일 인사를 간다고요? 남 대하듯하네요. 죽은 자 입장에서는 정말 끔찍한 일이겠어요. 자신을 죽인자를 옹호한 끔찍한 인간들이 매일같이 찾아오다니. 딸은 죽어서도 자식취급 못받는군요.
2021.08.13 02:50
2021.08.13 06:36
그 아버지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캐빈에 대하여]를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2021.08.13 07:08
애들이 어릴때부터 울던거 웃던거 선명하게 머릿속에 남아있을 부모들한테 '정상적'인 행동을 요구하는게 가당키나한지 모르겠네요. 말만 제일 힘든게 부모라고 하지 공감은 1도 안하시는게 아닐런지?
2021.08.13 08:29
네 공감 안합니다. 그냥 저 부모도 같이 처벌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네요. 사람 잔인하게 죽인 놈이 "욕설과 손가락질" 정도로 이 일을 퉁치고 넘어간다...??? ㄷㄷㄷ
2021.08.13 08:48
진짜 다양한 사람이 있군요. 저 아버지와 아들이 제 가족이 아님에 감사할뿐
2021.08.13 08:54
범행내용을 보면 정말 기도안찹니다. 이런 흉악한 인간이 사회에 다시 나온다니 어처구니 없는 일이죠. 딸과 아들의 입장이 바뀌어도 저 애비는 똑같이 탄원을 올렸을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 딸한테 서른번이 넘게 칼날을 찔러넣고 범행을 은폐하려 딸행세를 하고 마치 내 딸이 죽을짓을 해서 죽었다는 듯이 떠들고 취재하는 기자를 오히려 협박하는 적반하장의 싸이코패스를 어떻게 용서를 합니까. 딸부모로서의 자아보다 아들부모로서의 자아가 압도적으로 크지 않는한 이럴 수는 없을겁니다.
2021.08.13 09:01
이걸 남아선호의 관점으로 보는 건 창조 분란인 것 같습니다
2021.08.13 09:07
제발 좀 오버떨지 마세요
요즘 세상에 자식에 있어서 딸 아들이 다르다고 보세요?
낳아보지 못했으니 이딴 소리들 하겠죠
2021.08.13 19:36
2021.08.16 18:28
반백살 아직 부모집에 얹혀사는분과 먼 이야기를 하겠습니까만은 ㅎㅎ
2021.08.13 09:48
살인범이 흉악하고 절대 용서받지 못할 사람인 것과 그 부모의 상황과 행동이 모순적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이해합니다
삶이 모순이란 것을 아직 믿지 않는다는 것은 젊다는 증거겠죠
2021.08.13 10:15
'캐빈에 대하여' 보실 필요 없습니다.
우리에겐 벌써 이 문제 관련 훌륭한 영화가 있습니다. 이창동 감독의 '시' 입니다. 이 영화의 피해자는 자기 자식도 아니었어요.
그런데 이 글 아래 댓글들은 그로부터 한참 지난 지금도 퇴행적 사고를 하시는 분들 많네요.
2021.08.13 10:59
좀 애매하지 않나요? 이렇게 비교해서 퇴행적 사고라고 하는 것은요.
영화에서는 가해자의 부모들이 돈을 모아 합의를 보려고 시도하는 상황이었고, 이것은 피해지의 부모가 원하는 것이 아니죠.
영화에서 피해자의 부모가 가해자들의 선처를 요구했는데, 가해자의 보호자인 주인공이 그것을 거스르려고 한 행동이 아니잖아요.
본문의 사건은 영화와는 다르게 부모가 피해자이자 가해자의 부모인데요..
2021.08.13 11:15
네 그래서 비교하기 너무 쉽잖아요. 왜냐하면님이 죽은 딸의 부모라면 어떤입장이겠어요? 범인은 아들이 아니라 모르는 사람이고요. 모르긴몰라도 왜냐하면님은 법정 최고형으로 다스려도 모자라다는 생각이 드실걸요? 자 그럼 반대로 범인의 부모라고 생각해보세요. 피해자는 모르는 여성이고요. 저같으면 그래도 탄원하지 않겠지만 윗님들 말대로 저는 애도 못가지는 자격미달의 인간이니 부모의 마음을 알 수 없어서 그런 거라 치고, 왜냐하면님은 어쩌면 그래도 내 아들이니 감형을 호소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경우지요. 그렇지만 그 두입장이 동시에 가진 딜레마상황에서 (저 아비의 입장을 동정하는 것과 별개로) 감형을 탄원한 이 아비의 선택을 보면, 무게추가 어디로 기울었나는 자명한 것 아닌가요? 거기에 남아선호의 맥락을 읽는 게 그렇게 무리한 일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마치 그런 일이 한국에 있지도 않았던 것처럼 말이에요.
2021.08.13 11:26
서로의 생각이 평행선을 달릴 것 같네요.
저는 Unangaxer님의 남아선호~ 말씀이 개입되는 것에 동의가 되지 않네요. 이제 댓글을 끝냅니다.
2021.08.13 19:08
우난객서도 좋은 이름이군요. 찜하겠습니다.
2021.08.13 20:26
우연히 발견하고 여기서 무슨 한자성어지 한참 생각 후 웃겨 죽는 줄요.
2021.08.13 11:27
가해자 보호자인 주인공의 '선택'이라는 면에서 같다고 생각합니다. 위에 자식 안 낳아보니 모른다, 암만 그래도 키울 때의 모습 아는 부모 마음이라는 것이 있다, 이런 말씀들 하시니 가져온 영화였습니다. 그 부모의 선택, 가해자인 아들을 선택한 것에 감정이입을 하시는 분들이 있으니까요. 어떤 선택을 해야할 것인지, 어디에 감정이입을 해야할 것인가 말씀드리고 싶네요.
2021.08.13 12:02
저는 다르게 느끼는 것이, 본문의 기사는 피해자 보호자이기도 하기때문입니다.
영화에서의 주인공이 본문의 부모였다면, 어떻게 했을까에 대해서는 어느쪽에 섰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주인공은 피해자와 피해자의 부모에 대한 연민이 작용했다고 생각하거든요.(정의사회구현보다는...)
2021.08.13 12:16
위에 댓글 중에서도 이미 나온 말인데요. 더 분명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법으로 구체화되어 있는 '정의'라는 것이 피해자에 대한 연민이 바탕이 되어 만들어 지는 것 아닙니까? 정의구현과 떼놓고 보는 건 이상합니다. 미자씨가 정의구현할 거야, 라는 생각에서 한 행동은 아니지만 연민과 윤리감각이라는 것이 결국 그 길로 연결되는 겁니다.
2021.08.13 13:29
영화 시에 비유하여 말씀하셔서 저도 영화에서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데요.
그 주인공이 연민을 할 대상에서 피해자의 부모는 자기 자신이 되기 때문입니다.
자식을 2명을 잃은 사람이니까요.
그 슬픔 속에서 살인한 자식에 대해 무죄주장이 아니라, 자신의 처지를 불쌍히 여겨 달라는 건데요.
2021.08.13 14:37
이 영화를 가지고 저 사건처럼 자신이 피해자이기도 한 상황을 가상하여 생각해 본다면 자기 연민에 빠질 것 같진 않습니다. 영화의 주제와 거리가 아주 멀어지니까요.
죽은 이, 죽인 이, 그들의 부모, 이 사건에서도 가장 큰 피해를 누가 입었나 생각해야 할 것 같네요. 이 지점에서 많은 분들 의견이 갈리는 것 같습니다.
2021.08.13 10:30
부모가 용서한다 한들 자기가 한 일은 되돌릴 수 없으니...수십년동안 감옥에 있으면서 본인이 제일 괴로울겁니다.
죽은 사람한테서 더이상 아무런 말을 들을 수 없으니까요.
2021.08.13 10:54
글쎄요. 잡힌 것을 가장 후회하겠죠. 자기가 영리한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찌질하고 멍청한 쓰레기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도 괴로울 것이고.
2021.08.13 11:02
본문의 글은 가해자의 양심과 심리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누나를 살해한 살인자를 선처해달라고 요청한 부모님이 옳지 않다는 주장이고,
남녀차별이라고 주장하는 글입니다.
2021.08.13 12:17
2021.08.13 12:45
남아선호랑 아예 전적으로 연관없지는 않은데요. 이걸 억지로 떼어서 보려는게 더 억지스럽네요.
그리고 확연한 차별은 국내에도 존재합니다. 일단 우리부터 좀 정상적으로 돌아오고 나서 다른나라에 관심을 가져줘야죠. 나 먹고사는게 일단 급한데요.
2021.08.13 13:15
딸 실종신고를 한 것은 어머니고,
아들 선처를 주장한 것은 아버지죠.
아버지의 주장을 부모로 하나로 묶어서 말하는 것도 기자의 선택이죠.
그와 별개로 이 게시판의 악성 민주당 지지자들이 입 모아 아버지 편을 드는 것도 참 인상적이네요
2021.08.13 13:38
님의 댓글이 악성입니다
끌끌끌
2021.08.13 16:00
근거없는 망상은 머리속으로만 좀. 기사 몇 줄 나온 사건을 가지고 근거 하나 없이 남아선호사상을 생각해내는건 그냥 망상일 뿐입니다. 딸과 아들의 입장이 바뀌었을 때 저 부모가 선처를 바랬을지 아닐지 누구도 모르고 근거없이 누구도 함부로 추측해서는 안됩니다.
2021.08.13 19:34
2021.08.13 19:50
2021.08.13 22:41
2021.08.14 00:03
아직도 남아 선호 많이 합니다. 그리고 요즘에 간혹 보이는 딸이 더 좋다고 떠드는 사람들을 보셨다면 그들은 노후에 딸의 돌봄이 아들(며느리)보다 훨씬 더 좋거나 좋을 거란 것을 깨달은 사람들일 뿐입니다
2021.08.14 01:47
2021.08.14 09:39
무지성의 끝이군요
2021.08.14 15:35
그러게 말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는 경향이 여전히 강해서일 것이고, 한편으로는 상호 존중에서 나오는 애정관계를 자녀와 평생 맺어본적이 없어서 오로지 금전적 유인,보상으로만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 가련한 마음 탓일 것입니다.
2021.08.18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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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는 무기징역을 구형했는데 결과적으로 30년으로 판결한 양형 사유에 대한 다른 기사를 보면,
"피고인에게 무거운 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 다만(항상 판결문에 다만이라고 나오면 그 뒤는 속터지는 내용), 반성하고 있고 가장 큰 정신적 피해를 본 부모가 선처를 간절하게 바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고 하더군요.
죽은 사람은 아무 말도 못하는데, 반성은 판사에게 하고 (무려 반성문을 37장이나 썼다더군요 초등학생 벌받는 것도 아니고..) 선처는 부모가 청한거죠.
그런 사유로 형이 깎이다니, 처참하게 살해되고 유기된 사람에게 영혼이란 게 있다면 정말 원한이 사무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