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는 코믹막장우주활극 같지만 릭 앤 모티는 훌륭한 SF이며 때로는 보는 사람의 감정을 흔들 때도 많지요. 거기에는 음악이 큰 역할을 한 것 같아요. 릭 앤 모티에 들어간 곡들 중 좋아하는 것을 몇 개 추려봤습니다. 


경고: 릭앤모티 해당 에피소드의 스포일러들이 포함되어있습니다. 


1. Goodbye Moonmen (S2 E2)




극중 외계생명체 "방귀"를 연기한 저메인 클레먼트가 만들고 부른 굿바이 문멘입니다. 저메인은 역시 배우이기도 한 브렛 메켄지와 함께 오랫동안 플라이트 오브 더 콩코즈로 활동해온 음악가이기도 하지요. HBO에서 동명의 뮤지컬쇼를 두 시즌인가 방영하기도 했었고요. 컬트적으로 사랑받았던 쇼였는데 불행히도 캔슬이 되었어서 무척 슬펐던 기억이 납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 즉각적으로 데이비드 보위가 떠오르지요. 오마주도 오마주지만 저는 보위의 사망 이후에 만들어진 일종의 율로지같은 건 줄 알았어요 ㅋ 저메인은 위에 언급한 HBO쇼에서 보위 역할을 맡았던 적도 있었고 평상시에도 무척 영향을 받았다고 밝히곤 했거든요. 알고보니 사망 1년전에 공개된 노래더군요. 그래도 이 노래를 들으면 그에게 보내는 송사같습니다. 굿바이 문맨.



2. Look On Down From The Bridge (S1 E7)




제시카를 짝사랑하는 모티는 릭을 보채서 러브포션을 얻어냅니다. 릭에 따르면 "데이트강간약"을 말이지요. 그리고 세상은 멸망했습니다. 릭의 인류를 구하려는 노력도 수포로 돌아가고 결국 릭과 모티는 수많은 다중우주에서 운좋게 "릭이 세상을 구원하지만 곧바로 릭과 모티는 죽고마는"세상을 찾아내 자신들의 끔살당한 시체들을 묻고 슬그머니 그들의 자리에 끼어들어 살아갑니다. 그 기괴하고도 혼란스러운 장면에 쓰인 음악입니다. 90년대 꽤 알려졌던 Mazzy Star라는 밴드의 노래라는군요.



3. For the Damaged Coda (S1 E10)




이블모티가 처음 등장한 에피소드였죠. 107에피에서 언급된 다중우주의 셀수없이 많은 릭과 모티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발전합니다. 마지막에 모든 사건의 흑막이 타락한 릭이 아닌 이블모티였음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나온 음산하고 불길한 음악이 귀에 팍 꽂히더군요. Blonde Redhead라는 얼터락밴드의 곡입니다. 이 음악은 이블모티가 재등장하는 307에피에서도 다시 쓰입니다. 



4. Do You Feel It (S2 E3)




릭은 서머, 모티 두 손자들과 우주여행을 하다가 생명체를 하이브마인드로 흡수해버리는 "유니티"와 마주칩니다. AKA "할아버지의 전애인" 이었지요. 스타트렉의 보그같은 존재/종족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패러디된 하이브마인드가 또 하나 등장하기도하지요. ㅎㅎ 릭은 옛연인을 만나 다시금 무절제하게 사랑을 불태우지만 너무나도 소모적이고 자기파괴적이었던 탓에 결국 유니티에게 버림을 받고맙니다. 인정할 수 없는 우울감을 극복하기위해 몸부림치는 릭. Chaos Chaos의 노래가 릭의 비참한 마음을 선명하게 잘 전달해줍니다. "알고보니 릭도 사람"류 에피 중 하나입니다. 하이브마인드 중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목소리는 그 크리스티나 헨드릭스가 연기했습니다.  



5. Tales from the Citadel (S3 E7)




우리가 알던 릭과 모티가 아틀란티스로 여행을 간 사이에 쇼는 다중우주의 수많은 릭과 모티가 모여살고있는 시타델의 삶을 보여줍니다. 모든 시민이 1등시민 릭과 2등시민 모티들로 구성되어있는 시타델에서는....베테랑 모티와 신참 릭이 파트너가 되어 법의 이름으로 모티들을 죽이고 다닙니다. "릭없는 모티" 들은 고아원같은 교육시설에서 릭에 맞는 모티로 재탄생하기위해 "사회화"되려 노력을 하고요. 똑같은 릭들끼리 모여 사는 시타델이지만 결국 대다수는 노동을 착취당하고 소수는 무언가 당연한 인과가 있는 척하며 불공정한 분배를 합리화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블모티가 케네디처럼 나타나 종국에는 대부 스타일로 시타델을 장악합니다. 


아마 가장 높이 평가를 받는 에피소드 중 하나일 거예요. 커뮤니티 때부터 장기였던 댄 하몬의 풍자와 패스티시가 아주 돋보이는 에피소드입니다. 



6. Don't Look Back (S4 E10)




릭은 가정과 자신의 행복이 충돌해 괴로워하는 딸 베스의 내적갈등을 아주 릭스러운 방법으로 해결해줍니다. 그 방법이란 딸을 복제해 각각 인생을 살도록 하는 것이죠. 그리고는 클론과 본체의 목 속에 접근방지 폭발물을 삽입한 뒤 누가 누군지 모르게 섞어버려요. 스스로가 인정하듯 "끔찍한 아버지"이지요. 알콜중독 코스믹쓰레기인 릭이지만 한번씩 인간적인 모습을 보일 때가 있는데 그 때면 어김없이 이런 "감성뮤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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