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23 01:40
친구의 아버지는 특허권도 여러 개 갖고 있는 건실한 중견 기계 부품 제조업체의 오너였습니다.
하지만 흑자부도를 맞게 됐고 집안의 가세는 하루아침에 기울었습니다. 친구는 아버지가 가족들 먹고 살 것도 마련해놓지 않고
있는 거 없는 거 다 탈탈 털어 부도 뒷처리를 위한 채무 변제에 힘쓰는 것이 못마땅했습니다. 혼자서 그렇게 양심있게 행동한다고
누가 알아주기냐 하냐는 거였죠. 엎친데 덮친격으로 아버지는 직장암 판정을 받습니다. 직장암 수술 후
비록 대변봉투를 몸에 매달고 지내야 했지만 작은 회사의 기술 이사로 일본 출장을 다닐 정도로 회복됩니다.
하지만 불행은 한 꺼번에 찾아온다던가요. 얼마 후 이번에는 암이 폐로 전이됐다는 진단을 받습니다.
부도와 두 번의 암수술 후 아버지는 원래의 종교였던 기독교 신앙생활에 더 열성을 다합니다.
이 모든 일이 자신의 기도가 부족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면서요.
그런 아버지는 한 가지 바람이 있었는데 가족이 모두 함께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는 겁니다.
하지만 친구는 기독교에 반감이 큽니다. 처음 부도가 났을 때도 친구는 지역에서 가장 크고,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부모님이 다니던 교회의
담임 목사를 찾아가 따진 적이 있습니다. 이게 우리 아버지가 당신네 예수에게 그토록 열심히 기도한 대가냐고
그런 친구는 아버지의 바람을 듣고 단 칼에 거절합니다.
아버지 저한테 그런 얘기 하지 마세요. 한 번만 더 교회가자고 하시면 저 이슬람교 신자돼서
저기(거실벽) 걸려있는 십자가 떼 버리고 코란 걸어놓을랍니다.
아버지는 그 뒤로 아들에게 교회 가자는 얘기를 꺼내지 않았습니다.
친구는 아버지가 당장 다음 달에 돌아가셔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로 몸이 안좋다고 말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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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별로 안좋아하는데 아버지 마음을 아주 이해 못할 바는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