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인의 식사

2010.07.12 20:24

Laundromat 조회 수:3882

저기 밑에, 혼자사시는 분들 식사 어떻게 하시냐는 글에 달린 댓글 보고 짐짓 놀랐습니다;

 

원글쓰신 분은 한 놈만 팬다는 정신으로 적게는 2~3주간 내내 같은 음식만 드시는 분이셨더군요. 자취 생활 2년이 되어가는  (해외 생활은 제외) 저는 '어허 하수이군..'하는 생각으로 가볍게 답글을 달아볼까 했지요.

 

자취를 하게되면 결국 요리를 하게된다는게 일반론이더군요.

 

저는 "그렇게 똑같은 제품을 2~3주간 매일 먹으면 당연히 질리니, 한 제품을 3~4일만 유지하고 바꾸던가, 2~3개의 제품을 돌려가며 먹으시라"는 요지의 댓글을 달 참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당연히 "제품"을 먹는 사람이거든요;;

저는 요리라는 것은 (자아실현을 위한)취미 또는 (공동생활에 대한)의무, 혹은 취미와 의무 사이 어딘가에 있는 것이지, 생존에 관한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고 있었어요. 저는 요리에 전혀 취미가 없고, 같이 사는 사람도 없기에 전혀 요리를 하지 않습니다.

 

자취인인 저의 식생활은 대게 다음과 같습니다. 저도 식탐이 많아 아침을 거르지 못합니다.

 

아침 : 바나나  or 두부 or 편의점 샌드위치나 삼각김밥 or  사과  or 자몽

 - Default로 우유나 두유나 요구르트의 걸쭉하고 배부른 음료가 늘 동반됩니다.

 - 저 중에 하나만 먹을 때도 있고, 두어개를 같이 먹을 때도 있습니다.

 - 보시면 아시겠지만 1) 마트나 편의점에서 산다 2) 포장을 까거나 혹은 표면을 씻는다 3) 먹는다 4) 껍질이나 포장지를 쓰레기통에 버린다 의 4단계가 될 수 있는 것들을 먹습니다.

 

점심 : 회사에서 점심 식사

 

저녁 : 회사에서 야근 저녁식사 or 친구들과 술자리 or 맥주 한두어캔에 간단 안주(견과류 or 과자)

 

의 생활을 2년째 하고 있습니다.

 

요새는 다이어트 중이라 점심, 저녁을 좀 다르게 먹고 있는데요. 도시락으로 회사에 싸가기도 하고, 집에서 해먹기도 합니다. 

점심, 저녁 메뉴로 먹고 있는 것이 수박, 닭가슴살 샐러드 가 주입니다.  

 

수박의 경우

1) 수박 구매 2) 깍둑설기를 하여 락앤락에 담고 냉장 보관 3) 남은 껍질은 음식용쓰레기용 봉투에 넣어 집 밖으로 배출 4) 필요시마다 그릇과 포크를 동반하여 냉장고에서 락앤락 뚜껑을 열고 수박을 담아냄 5) 수박 먹음 6) 그릇과 포크 설거지

라는 귀찮은 단계들이 추가적으로 필요합니다.

 

닭가슴살 샐러드는

1) 하림 냉동 닭가슴살 + 머스타드 소스 + 양상추 + 양배추 or 오이 구입  2) 재료들을 각가 냉동실 혹은 냉장고에 집어넣고, 필요시마다 꺼냄 3) 닭가슴살은 전자렌지 해동 후, 칼집과 소금을 조금 내서 19900원짜리 미니오븐에 20분간 구음 4) 커다란 볼을 준비하여 양상추, 양배추를 손으로 마꾸 뜯어낸다음 올리브오일+머스타드 소스+식초를 섞고 마구 비빔 5) 다 익은 닭가슴살을 야채들이 들은 볼에 찢어 발겨 넣거나, 따로 썰어 먹음  6) 다 먹은뒤 사용된 식기도구들 설거지 7) 재료들을 싼 랩 껍데기등 버리기

 

등의 더욱 귀찮은 단계들이 추가적으로 필요합니다.

 

과자, 과식, 술, 운동부족등으로 살이 좀 찌고, 휴가는 다가오고 해서 수박과 닭가슴살을 조리(?)하고 있지만, 필요에 의해서일뿐, 다이어트가 필요치 않았다면,구매 후 껍질을 까고 먹고 껍질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단순한 과정의 식사만을 할 것 같아요. 맛있는 거야 점심시간이나, 저녁약속때 많이 먹고 있으니 특별히 불만도 없고, 영양적으로도 나쁘지 않은 식사구요.   

 

이렇게 사니 전자렌지는 꼭 있어야 하는데, 가스렌지는 거의 안쓰게 되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353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278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3198
124266 프레임드 #555 [2] Lunagazer 2023.09.17 88
124265 결혼식 2인 축의금 5만원 [6] catgotmy 2023.09.17 623
124264 [왓챠바낭] 좀 이상한 추억의 영화, '숏컷' 잡담입니다 [10] 로이배티 2023.09.16 604
124263 돈키호테 catgotmy 2023.09.16 146
124262 프레임드 #554 [2] Lunagazer 2023.09.16 107
124261 무빙 다음 주가 시즌 피날레! [5] theforce 2023.09.16 568
124260 [왓챠바낭] 스페니쉬 혼종 호러, '더 패신저' 잡담입니다 [2] 로이배티 2023.09.15 323
124259 프레임드 #553 [2] Lunagazer 2023.09.15 112
124258 그래픽카드 잡담 [7] 돌도끼 2023.09.15 308
124257 미임파7 10분 공개/디지털,DVD 공개/흥행실패 면함 [6] daviddain 2023.09.15 438
124256 아틀란티스: 잃어버린 제국 (2001) [2] catgotmy 2023.09.15 215
124255 NASA의 UAP 연구 결과 발표 [1] 상수 2023.09.15 301
124254 아쿠아맨과 로스트킹덤 1차 예고편 상수 2023.09.15 158
124253 [왓챠바낭] 제목의 뜻을 아는 분이 얼마나 될지 궁금한 영화, '블러드 퀀텀' 잡담입니다 [6] 로이배티 2023.09.15 378
124252 파우스트 (1926) [1] catgotmy 2023.09.14 137
124251 프레임드 #552 [2] Lunagazer 2023.09.14 148
124250 스우파2의 감상, 춤보다 감정을 우선하는... [11] Sonny 2023.09.14 703
124249 무빙 16 17 [1] 라인하르트012 2023.09.13 406
124248 [왓챠바낭] 이탈리안 호러는 봐도 봐도 웃기고요... '데몬스' 잡담입니다 [2] 로이배티 2023.09.13 323
124247 스트릿 우먼 파이터2, 메가크루미션 영상 왜냐하면 2023.09.13 27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