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조롱하고 비웃어야 쿨하고 똑똑한 독자인것...이라는 대세가 형성됐는데(특히 인터넷에서 더 심하고)


빨간책방도 분위기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이동진 평론가는 우호적..인걸 넘어서 팬심마저 느껴지더군요. 솔직히 약간 울컥했습니다.  어딜가나 하루키 좋아한다는 얘길 하거나 하루키 작품을 칭찬하면 아예 대놓고 병X 취급을 하는 분위기라 상당히 열이 받아있던 차라.


방송에서도 적나라하게 그 지점을 얘기하더군요. 김중혁 작가가 '나는 하루키를 좋아하지만 남들에게 그걸 말하지 않게 됐다. 왜냐면 '왜 좋아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매번 요구받는게 귀찮아서' 라든가... 또 다른 어떤 하루키의 팬인 작가가 '대놓고 말하지 못했던거지만 사실 나는 하루키의 팬'이라고 했다던가..


뭐 그렇다고 평소때랑 분위기가 달랐던건 아니고 늘 그랬듯 조목조목 차분하게 깊이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방송이었음. 늘 그랬듯 썩은 개그도 간간이 섞어가며..; 


이번 신작에 대해서도 아쉬운 점에 대해 (어조만 부드러웠지 내용상으로는) 신랄한 비판을 했는데 제가 읽으면서 생각했던 점과도 일치해서 신기했고.. 물론 저는 그렇게 정제된 표현을 할 능력이 없죠. 


그러다 내친김에 민음사에서 대놓고 홍보용으로 만든 하루키 라디오 인지 뭔지 하는 팟캐스트도 들어봤습니다. 애초에 이쪽은 의도 자체가 불순(?)하고 진행자도 대놓고 순도 100%의 하루키 오덕이라 역시 하루키 팬인 저조차도 약간 뜨악한 부분이 있긴 했지만 재밌었어요. 그나저나 이재익 작가 이 양반은 안 끼는데가 없네요;


암튼... 노르웨이의 숲 때부터 항상 본토 다음으로 많은 책이 팔리는 나라인데도 이렇게 무시되고 (심지어 그 독자까지 병X취급을 하고;) 진지한 담론이 나오지 못하는걸 보면 정말 이상합니다. 여성혐오라는 일베충적 가치관에 오염된 최근 몇년 동안은 하루키 작품이 '된장녀들의 허세아이템'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쓴 덕에 아주 만만한 먹잇감이 되기도 했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507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442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4872
117260 어둠속의 미사는 회자될 만한 작품인 것 같아요. [6] woxn3 2021.09.27 1266
117259 두번째 팔라딘을 삼도천 너머로 보내고 [7] Lunagazer 2021.09.27 571
117258 50억 유머글 [2] bubble 2021.09.27 769
117257 구글이 23년전 생겼는데 [1] 가끔영화 2021.09.27 389
117256 오징어 게임 6편을 보고 사팍 2021.09.27 409
117255 넷플릭스 '어둠속의 미사' 감상 - 노스포 [10] Diotima 2021.09.27 1438
117254 화천대유는 누구것인가?(니가 진짜 원하는 것이 뭐야?) [8] 왜냐하면 2021.09.27 824
117253 [아마존바낭] 니콜 키드먼과 쟁쟁한 친구들의 '아홉명의 완벽한 타인들'을 다 봤습니다 [12] 로이배티 2021.09.27 644
117252 리차드 도스킨의 우생학, 주디스 버틀러의 불법이지 않은 근친상간 [10] 사팍 2021.09.27 841
117251 후배들에게 일장 연설한 후 [5] 어디로갈까 2021.09.27 624
117250 넷플릭스, 두 편의 복수극 [4] thoma 2021.09.27 551
117249 <축구> 오늘은 이 사람 생일입니다 [4] daviddain 2021.09.27 261
117248 오징어 게임 5편을 보고 사팍 2021.09.27 298
117247 Eiichi Yamamoto 1940-2021 R.I.P. [1] 조성용 2021.09.27 403
117246 왜 조용한가? [23] 사팍 2021.09.27 975
117245 디아블로2 레저렉션을 잠깐 해보고 [4] catgotmy 2021.09.27 306
117244 게시판에 넘쳐나던 머저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13] 도야지 2021.09.27 1043
117243 소월을 감상함 [6] 어디로갈까 2021.09.27 434
117242 오징어 게임 4회를 보고... 사팍 2021.09.26 633
117241 오징어게임 다 보고 많이 울었어요. 안녕이젠 2021.09.26 75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