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25 10:59
1. 하데스
(그런데 저 놈이 하데스가 아니라는 게 함정. 주인공은 하데스 아들입니다. ㅋㅋ)
이 게임은 사실 게임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는 별로 설명이 필요 없죠. 그만큼 대호평에 대화제였던 게임이니까요.
제가 사실 로그라이크를 안 좋아해서 그 유명한 '할로우 나이트'도 중도 포기한 사람입니다만.
이 '하데스'는 일단 막보스 두 번까진 처리했네요. 사실 진짜는 거기서부터 시작이지만 전 무한 뺑뺑이와 렙업에는 취미가 없는 사람이라... ㅋㅋ
(하지만 우리 켈베로스 멍멍이는 만날 때마다 한 번씩 쓰다듬어줬죠. 아무 의미 없지만 그래도 강아지니까!)
여러모로 아이디어가 좋으면서 디테일에 엄청 신경을 쓴 게임입니다.
주인공이 하데스의 아들인데 그놈이 지옥에서 탈출하려는 내용이니 죽어도 스타트 지점에서 다시 출발하는 게 합리화가 되고요.
하데스가 아들래미 붙잡아두려고 계속해서 지옥의 모양을 바꾼다... 는 핑계로 던전이 매번 자동 생성되어 변화하는 게 합리화가 되고요.
그 와중에 다시 출발하고 아까 만났던 캐릭터를 다시 만날 때마다 계속 대사가 바뀌어서 '단순 반복'이라는 느낌이 안 들게 해줍니다.
(신화 속 존재들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 디자인들도 나름 다 개성있고 가벼운 느낌으로 좋습니다.)
맵은 스테이지 방식에 하나 클리어하면 1번과 2번길 중 하나만 선택. 어딜 고르든 정해진 갯수대로 몇 개의 방을 통과하면 보스전. 이렇게 짜놓아서 길을 잃을 일이 없어 스트레스 덜어주고요.
뭐 특별히 한 거 없이 죽어도 다음 도전 때는 첫 도전 때보다 뭐 하나라도 더 강해지도록 게임을 설계해 놓아서 좌절에 의한 중도 포기를 막아주고요.
그 와중에 선택할 수 있는 무기들이 하나 같이 다 개성이 넘치고, 또 중간중간 얻을 수 있는 '은혜'를 통해 같은 무기라도 굉장히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 놓아서 무한 반복 게임이지만 매번 다른 느낌을 추구할 수 있구요.
괜히 유저들 괴롭힐 생각 없이 스테이지 하나 넘어갈 때마다 무조건 자동 세이브가 되어서 중간에 꺼도 거기서부터 이어서할 수 있어요.
결정적으로 가장 기본인 '액션'의 손맛이 아주 좋습니다.
로그라이크 (혹은 로그라이트) 게임을 많이 해보진 않았지만 그냥 두들겨 패고 부수는 재미로 따지자면 분명한 원탑 게임 같아요.
그 외에도 그래픽도 보기 좋고 대사도 재치 있고 뭐뭐... 정말 대충 만든 구석이 없이 정성 듬뿍 들어간 물건이네요.
(게임 플레이는 하다보면 디아블로류의 핵&슬래시 게임 하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좋은 쪽으로요.)
원래는 엔딩 한 번 보면 아무 고민 없이 즉각 삭제해버리는 게 제 스타일인데,
일단은 안 지우고 난이도 올려서 추가 탈출 시도 깨작깨작 해보고 있구요.
다른 게임들 하다가 심심할 때마다 한 판씩 해보게될 것 같아요.
2. 12분
(제작비와 게임 시스템만큼이나 심플한 포스터(?) 이미지)
제임스 맥어보이, 데이지 리들리, 윌렘 데포라는 호화 성우진으로 화제가 됐던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쳐 게임입니다.
근데 사실 전 성우는 큰 관심 없고 12분간의 타임 루프라는 게임 설정이 맘에 들어서 기다렸다가 나오자마자 달렸습니다.
(사실 제작비가 그렇게 적게 들었을 것 같진 않습니...)
지금 평가는 뭐. 사람들 좋아하는 메타 기준으론 걍 평이한 정도이고 해 본 사람들 소감은 정말 격하게 엇갈리는데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적하는 비판 포인트가 '반복이 너무 심하다'랑 '스토리가 몰입감은 있는데 결말이 너무 막장이다'라는 거거든요.
일단 전자의 경우엔 애초에 설정이 타임 루프이니만큼 어쩔 수 없으며 나름 반복시 빠른 진행을 위한 기능들이 있어서 전 괜찮았고.
스토리 막장은... 맞는 얘깁니다만. 멀티 엔딩을 두어개 보다보면 눈치 채게 되는 숨겨진 떡밥... 을 감안해서 생각해보면 그렇게까지 욕 먹을 스토린 아니었던 것 같구요.
(하지만 요런 공간 네 개로 끝나는 게임이니 역시 제작비는 많이 들지 않았을 것 같구요)
혹시 관심 있는 분이 있으시다면, 공략은 절대 보지 말고 그냥 맨땅에 헤딩하며 플레이해보시는 쪽을 추천드려요.
타임 루프라지만 거실, 침실, 화장실, 옷장으로 구성된 좁아터진 공간에 상호작용할 오브젝트도 몇 없고 대화 나눌 사람도 두엇 밖에 안 되는 게임이라 그냥 컨셉을 받아들이고 '현실 타임루프 체험'이라는 기분으로 반복 노가다 좀 수긍해주면 거의 대부분의 상황 해법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거든요.
또 플레이어의 그런 다양한 시도에 대한 리액션을 꽤 성실하게 준비해놓아서 안하던 짓 한 번 해보면 대부분 보람이 있어요. ㅋㅋ
암튼 전 그 특이한 설정과 적절한 수준의 잔머리 요구가 제 성향에 딱 맞아떨어져서 재밌게 플레이했습니다만.
하다가 진행이 막히면 이 '루프' 라는 설정이 사람 토나오게 만들긴 합니다. 그걸 본격 리얼 루프물 주인공 체험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느냐, 그냥 짜증나는 요소로 받아들이냐에 따라 감흥이 극단으로 갈릴 것 같아요. 전 괜찮았다는 쪽이구요.
(그러니까 이런 꼴 한 30~40번 정도 경험하다 보면 엔딩 보게 된다는 말씀)
참고로 플레이타임은 대략 4~5시간 정도.
공략 보고 진행하면 여기서 엄청 줄어들 텐데, 어차피 해 보실 분이라면 어지간하면 막판까진 공략 보지 마세요. 재미가 뚝 떨어질 겁니다.
제가 사실 이런 어드벤쳐류 게임 잘 못 하는 사람인데, 정말 막판에 딱 한 번 빼곤 공략 안 보고도 다 진행 가능했어요. 그리고 그 하나도 알고 나니 좀 허탈하더군요. 뺑뺑이 좀 더 돌았음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거였거든요. 아깝...
2021.08.25 11:27
2021.08.25 12:24
나아중에 혹시 하데스 다시 해보고픈 맘 드시면 방패로 해 보세요. 제가 주먹에다가 강화 아이템 몰빵해서 키우고도 하데스 한 번을 못 잡다가 짜증나서 '그냥 놀아나보자'하고 업글 전혀 안 한 순정 방패 들고 한 번에 깨버렸네요. 완전 발컨용 무기였던 것...
그리고 '12분'에 대한 제 호평은 쉽게 믿으시면 안 됩니다. 실제로 해 본 사람들 평을 좀 더 찾아보세요. 루프 때문에 반복 노가다 지겨워 죽겠다는 사람들 되게 많아요. ㅋㅋㅋ
2021.08.25 14:13
전 하데스는 커녕 그 미노타우와 테세우스도 못이겨봐서 무기의 문제는 아닐 거 같지만 ㅋㅋ 다시 시작하게 된다면 다음엔 방패로 몰빵해보겠습니다. 그때그때 보너스 점수 주는 무기로 나갔더니 숙달이 안된 것 같아요.
괜찮은 포인트앤클릭 게임은 다 좋아하는 편이라 무조건 넣어둔 건데 반복 노가다라는 건 좀 걱정되긴 하네요. 어차피 할인 들어갈 때쯤에나 구매하지 않을까 싶어요 ㅎㅎ
2021.08.25 23:32
네 구매 하신다면 많이 할인할 때 구매하세요. 전 게임을 그냥 몽땅 다 게임패스로 하는지라 평이 되게 후한 편입니다. ㅋㅋ
2021.08.26 12:48
하데스야 뭐 두말할 필요없이 구석구석 잘만든게임이죠. 전 12분에 많이 실망을 했어요. ㅋㅋ 기대가 너무 컸던것 같기도하고. 게임이 좀 서툴게 만들어진 느낌이 많이듭니다. 튜토리얼을 겸해서 최초의 루프는 디폴트 진행으로 자연스럽게 나갔으면 어땠을까 생각해요. 컷씬까지야 바라지않습니다만. ㅋ 전 스토리 자체에는 불만이 없었습니다. 다만 게임플레이 자체가 그렇게 쾌적한 경험이 아니었어요. 클라우드로 하다가 도저히 패드로는 깝깝해서 PC판을 깔았더니 시작도 안되고 크래시 크래시 겨우 해결을 했더니 해상도를 비롯해서 이것저것 최적화를 일일히 손봐야하더군요. 그러고도 포인트앤클릭이나 드래그 자체가 매끄럽지가 않아서인지 반복되는 루프보다 손이 먼저 지치더라고요. 캐릭터가 생동감이 없고 이입이 잘안되는 부분도 별로였어요. 조금 더 상호작용이 자연스러웠으면 좋았을텐데요. 덜컥거리는 경우가 많아서 몰입이 자주깨졌습니다. 어드벤쳐게임 특유의 맨땅에 헤딩하다가 "아하!"하는 순간은 재미있었어요. 그 맨땅의 헤딩이 게임내에서 정합성을 자연스럽게 얻는 과정이었으면 마스터피스가 될 수 있었을 텐데요. 불평을 늘어놓다 문득 생각하니 이러니저러니해도 재미있게 하기는 한것 같습니다 ㅎㅎ
+다른 성우들은 딱 들어도 알겠는데 맥어보이님은 완전 다른사람같더라고요 ㅋㅋ 스플릿에서도 다중인격을 그렇게 잘하더라니 느와르풍 미국액센트가 따로있었나봅니다. ㅎㅎ
2021.08.26 17:17
2021.08.26 13:33
2021.08.26 17:18
하데스 재밌어요! 저의 게임실력이 따라주지 않아서 엔딩도 아직 못본 채로 안 하게 됐지만, 데드셀과 함께 정말 잘 만든 게임 같아요.
12분 추천 감사합니다. 스팀 위시리스트에 넣어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