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안가던 거리..

2010.10.10 21:55

Apfel 조회 수:2287

제가 자주 놀았던 수원역 일부엔 기차역에서 보기 쉬운 사창가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터미널이 있는 관계로 식당에 술집 만화가게 등이 줄줄이 포진해있구요.


그리고 싼 가격에 마음껏 먹고 놀 수 있어서 대학생들이 많이 몰려가서 놀기도 했죠. 그리고 서울로 직장 다니면서 회사 근처에서 놀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안갔습니다.


오늘 집에 있다 뭐해서 심심하면 가는 백화점 아이쇼핑 하고 그리고 집에 가는 길에 문득 그 지역이 궁금햇습니다. 버스 터미널도 이전했고 사창가도 없어지는데 이 동네


는 어떻게 변했나 싶은 겁니다. 그래서 천천히 걸어봤죠. 거기 있던 서점, 커피숍, 호프집, 오락실 등등은 다 없어졌더군요. 그리고 그 근처에 있던 노점 약장사들이며 비디


오 가게 그리고 야한 소설 팔던 가게 역시 다 없어지고.. 늘 붐비던 슈퍼도 없어지고... 다 사라져 버렸더군요. 사창가를 이동해야 버스터미널이 나오는데 대학교 1학년때 


거길 통과할 배짱이 없어서 3~4학년 누나들이 팔짱 끼워주고 걸어갔던 거리도 있었구요. 다 이제 지나버린 이야기가 되버리고 있죠.


오락실이 몇 개씩 있어도 다들 돈을 쓸어담았었는데 호프집이 있고 술때문에 싸움이 잦았어도 가게 주인들은 늘 돈 챙겨가기 바빳던 동네가 버스 터미널 사라지면서 없어


지고 만화가게도 없어지고 그 자리에 들어온 비디오방은 없어진채로 간판만 남아있더군요. 그나마 남은 건 성인물 틀어주던 비디오 극장뿐. 친구가 지방에서 올라온다고 


해서 기다리면서 하루 죙일 영화보면서 버팅겼던 곳인데 거기하고 전에 고모네 식구들이 살았던 저층아파트만 남아있었습니다. 


이제 몇 해 정도 있으면 이 동네도 재개발이라면서 다 때려부수겠죠. 도심정비야 시장 고유권한이니 내가 말릴건 없는데 거기 터미널 자리에 들어온 쇼핑몰이 눈에 들어옵


니다. 무리하게 지어서 파리만 날리는 쇼핑몰.. 그거만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그 길이 끝나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몇 걸음 차이로 소매가 부딪힐 정도로 사람들이 우글거리는데 그 몇 걸음으로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 거리라니. 그냥 멀쩡한


거리고 사라진게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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