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7 13:44
- 아마존 프라임 오리지널이라 거기서만 보실 수 있구요. 에피소드 8개에 편당 50분 조금 안 되는 정도. 깔끔하게 완결났습니다. 큰 스포일러는 없을 거에요.
(재활용짤! 이번 글의 짤들은 전부 예전 글의 재활용입니다.)
- 때는 현대이고 장소는 미국 시골 어딘가에 위치한 고오급 휴양지입니다. 그냥 휴양지는 아니고 독특한 컨셉이 있는데... 뭔가 마음의 병이 있는 양반들을 불러 모아다가 치유해준다는 거죠. 영험하다고 입소문이 나서 따로 광고를 안 하는데도, 값이 엄청 비싼데도 대기줄이 줄줄이래요. 그리고 그곳의 신비로운 보스가 바로 니콜 키드먼.
암튼 이 곳에 어쩌다 모여든 아홉명의 사람들이 니콜 키드먼의 괴이하고 과격하며 종종 유치하고 알고 보니 매우 위험한 치료 코스를 밟으며 변화해나가는 과정을 그리는 이야기입니다. 아. 나름 스릴러 요소도 있어요. 이 손님들이 도착한 직후부터 니콜 키드먼이 익명으로 협박을 받기 시작하거든요. 그에게도 뭔가 숨기고 있는 과거가 있구요.
- 처음에 에피소드 서너개를 확 푼 후에 매주 한 편씩 추가하는 식으로 영업을 해서 지난 주에 끝났습니다. 사실 전 드라마는 무조건 한 번에 몰아서 보지 이렇게 기다렸다 보는 스타일이 아니라 집중력이 떨어져서 좀 제대로 감상을 못한 기분이 들어서 이런 소감글을 적어도 되나... 하는 느낌이 좀 있는데요. 그래도 뭐 다 봤으니까! 그냥 적습니다만. 제 소감을 너무 믿지는 마세요. 뭐 그거야 제 모든 글에 적용되는 얘깁니다만. ㅋㅋ
(매우 까칠한 척만 하는 알고 보면 착한 사람들)
- 일단 장르가 참 애매합니다. 시작부터 뭔가 비밀스럽고 긴장되는 분위기를 내내 깔긴 합니다만, 결국엔 드라마에요. 스릴러로 양념을 친 드라마죠. 이걸 볼까 말까 망설일 분들을 위해 확실하게 못 박아 드리자면, 엄연히 드라마인 동시에 치유물입니다. 니콜 키드먼은 빌런 같은 게 아니고 정말로 '고갱님들 치유에 진심인' 사람이고 손님들은 그걸 의심하고 가끔은 맞짱을 뜨면서도 결국엔 우리 키드먼님의 큰 그림에 휩쓸려갑니다.
동시에 군상극의 느낌이 있죠. 아홉명이라고 해도 그 중 셋, 둘은 가족이라 실상은 다섯팀입니다만. 어쨌든 다들 각자의 사정이 있고 성격이 있어서 서로 부딪히고 싸우고 그러다 화해하고 서로 이해하며 가까워지고... 이런 과정을 거쳐가는 이야기에요. 이 드라마의 핵심 포인트도 그런 갈등들을 조금씩 극복해가며 이 사람들이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그래서 뿌듯하고 기특한 그림들을 연출하는 장면들에서 느끼는 감동 같은 거구요.
그러니 뭔가 어두컴컴 본격 스릴러 같은 걸 기대하는 분들은 보지 않으시는 게 좋아요. 겉보기와는 많이 다른 훈훈 감동 드라마거든요.
- 좋은 점을 꼽자면 뭐. 화면 예쁘게 잘 뽑았고 배우들 연기가 좋습니다. 솔직히 드라마의 내용은 별로 제 취향이 아니었는데, 그래도 끝까지 꾸준히 보게된 건 배우들 보는 맛이었어요. 특히 어쩌다 팀(?)으로 엮이게 되는 바비 케너베일과 멜리사 맥카시의 모습이 보기 좋아서 열심히 봤구요. 제가 원래 호감 갖고 지켜보는 중인 사마라 위빙은... 뭐 연기는 괜찮았지만 워낙 존재감이 없는 캐릭터라서 아쉬웠고. 마이클 섀넌의 찌질 궁상 아저씨 연기도 보는 재미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 외에도 루크 에반스니 레지나 홀 뭐 등등 유명한 배우들 나오니 좋아하는 배우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 보셔도 좋을 것 같구요.
(매우 위험한 척만 하는 알고 보면 선량하고 열정적인 사장님)
- 아쉬웠던 점을 꼽자면... 음. 장르가 좀 애매합니다. 꼭 스릴러처럼 홍보를 하던데 스릴러 요소는 정말 작거든요. 그런데 자꾸 스릴러인 척을 합니다. 이게 뭔가 말장난 같은데, 스릴러인 것처럼 분위기 잡는 부분은 많은데 분위기만 잡다가 그냥 다 드라마로 흘러가 버린다... 고나 할까요. ㅋㅋ 암튼 그냥 드라마라고 보는 게 맞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구요.
결말 부분의 전개가 제겐 좀 충격(?)이었습니다. 보는 내내 서얼마 그 쪽으로 가는 건 아니겠지? 라고 생각했던 방향으로 걍 맹렬히 돌파해버리는데,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진짜로 에필로그까지 다 본 직후 저의 기분은 뭐랄까, "내가 방금 뭘 본 거지???" 이런 느낌이었네요. 하하.
덧붙여서 니콜 키드먼은 뭐 그다지 좋은 연기를 보여주진 않습니다. 그냥 캐릭터 자체가 비현실 세상 속 공주 같은 캐릭터라 카리스마 있고 분위기 그럴싸한 뭐 그런 건 잘 해주시구요. 나중에 나름 인간적인 뭔가가 막 나오긴 하는데 그게 스토리상으로 제겐 너무 별로여서 연기도 그리 좋아 보이진 않았어요.
마지막으로... 클리닉에서 행해지는 갖가지 '요법'들이 영 맘에 안 들더라구요. 나마스떼 드립 치는 오리엔탈리즘 쩌는 분위기만 해도 별로인데 뭐 그냥 되게 옛날 한국 학생들 끌려가던 수련회 프로그램들 분위기 같은 게 있어서 더 별로였어요. =ㅅ=
(이게 뭐냐구요...)
- 결론을 내자면요.
음. 개인적으론 좀 많이 비추천입니다. ㅋㅋ 근데 여기서 중요한 것이, 비추천의 이유가 그냥 제 취향에 따라 갈린 거라서요.
일단 결말의 내용이 너무 제 상식(?)에 어긋나서 좀 용납이 안 됐구요.
둘째로 전 이걸 스릴러일 거라고 생각하고 봐서 제 예상과 너무 다른 전개라 더 많이 별로였던 것도 있어요. ㅋㅋ
그냥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건 스릴러가 아닌 드라마다, 대체로 힐링물에 가깝다. 라는 걸 감안하고서 배우들 연기 보는 낙으로 보신다면 괜찮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 이런 얘길 줄 알았음 애초에 안 봤을 사람이라... 하하. 뭐 그렇습니다.
+ 제가 재밌게 보지 못한 관계로 사진은 그냥 저번에 첫 회 보고 올렸던 걸 재활용했습니다. 음하하.
++ 아래는 제가 이 드라마를 맘에 안 들게 본 가장 큰 이유였던 '막판 전개'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이것도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보고 싶으신 분만 보시라고 버튼을 만들어 두... 려다가 실패했습니다. ㅋㅋㅋ
그냥 간단히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결국 이 시리즈의 결말은 극중에서 니콜 키드먼이 행하는 제 맘대로 요법을 상당히 긍정하는 방향으로 가요.
근데 그게 제 상식과 너무 어긋나서 좀 경악스러웠어요. 그래서 결말도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시리즈의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너무 괴상해 보이게 된 상태. 뭐 그렇습니다.
2021.09.27 13:56
2021.09.27 14:01
수정을 해도 잘 안 되네요. ㅋㅋㅋ 그냥 원래 의도보다 좀 덜 구체적으로 다 보이게 적었습니다.
2021.09.27 14:07
화려한 출연진에 가성비가 그닥인 모양이군요. 최근에 애플티비 테드 라소 시즌2까지 다 끝내고 다음에 오징어 게임을 볼까 이걸 볼까 고민중이었는데 둘다 안땡기네요. 사마라 위빙은 꼭 그렇더라구요. 저예산 B급에서는 주연인데 이런 좀 주목받을만한 프로젝트에서는 존재감 없는 배역을...
여담으로 최근에 올라온 아마존 오리지널 영화 <버즈 오브 파라다이스>가 있는데 평은 좀 갈리는 편이지만 저는 재밌게 봤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눈호강이 되고 두 주연배우가 매력적이어서리... 대충 비유하자면 블랙 스완 삘을 내다가 발레 버젼 퀸스 갬빗으로 마무리 된다고나 할까 ㅋ
2021.09.27 14:34
네 뭐 가성비도 가성비고 그냥 이야기가 너무 건전(?)한데 자꾸 스릴러인 척 하는 게 제일 거슬렸어요. ㅋㅋ
애플 티비까지 보시다니 ㄷㄷㄷ 정말 OTT계를 모두 섭렵하고 계시군요! 하하.
시리즈가 아니라 영화라니 좀 땡기네요. 추천 감사하구요, 기억해두겠습니다!
2021.09.27 17:18
애플이 오리지널 컨텐츠 수 자체는 적은데 그만큼 타율은 좋더라구요. 최근 극장에서도 개봉한 영화 코다도 참 좋았고 아쿠아맨의 제이슨 모모아가 주인공인 시리즈 SEE는 내용은 그냥저냥이지만 비쥬얼이나 사운드가 완전 신세계입니다. 곧 코엔 형제 신작 맥베스의 비극이 공개 예정이구요.
넷플 기본에 아마존, 애플 왔다리 갔다리 했었는데 슬슬 디즈니 플러스도 들어온다니 한달 문화생활비 지출에 부담이 커져갑니다 ㅠㅠ
2021.09.28 13:38
아마존도 오리지널 수는 (넷플릭스 대비) 적은 편인데 타율이 좀 애매한 것 같아요. 초반엔 확실히 낫다 싶었는데 요즘 오리지널들 둘러보면 뭔가 좀 허전... 타율 자체는 넷플릭스보다 높긴 한 것 같지만 절대적인 양이 워낙 적으니. ㅋㅋ
걍 OTT들 박터지게 싸우다 다 망하고 하나만 남았으면 좋겠네요. 값을 두 배로 받아도 지금처럼 여러 개 걸치느니 그게 싸게 먹힐...
2021.09.27 14:46
1화와 마지막화만 봐야겠군요. 안 좋은 습관이지만 결말이 궁금하긴 하네요.
이 프로젝트는 <빅 리틀 라이즈>의 성공으로 성사된 것일텐데, 대체로 호평이었던 (전작의) 원작 소설에 비해 이번엔 부정적인 리뷰가 많아서 좀 영상화 결과물이 안 좋을 수 있겠다 싶었어요.
2021.09.27 15:42
이 댓글을 보고 궁금해져서 구글 검색으로 소설 줄거리랑 결말을 찾아봤는데... 보니깐 원작 소설은 그래도 그럭저럭 스릴러물의 형태는 갖추고 있는 것 같은데, 드라마 버전이 그 내용을 많이 순화시킨 모양입니다. 특히 니콜 키드먼의 캐릭터 뒷 이야기 같은 건 원작에 없는 것 같은데, 드라마에선 막판에 되게 중요하게 한참을 (설득력 없게) 잡아먹거든요. 흠. 소설이 드라마 버전보단 더 제 취향에 맞을 것 같단 생각이 들지만, 뭐 어차피 제가 본 건 드라마니까요. 많이 아쉽습니다. ㅋㅋ
2021.09.28 13:45
스릴러를 기대하면서 봤다가 4화쯤에서 접었는데 결말만 봐야겠습니다. 중간 부분은 건너뛰어도 상관없을 것 같네요. 캐스팅때문에 기대를 좀 했는데 아쉽네요.
빨리 더 보이즈 시즌3이나 나왔으면!
2021.09.28 15:28
네 뭐 4화쯤까지 보셨으면 마지막 화만 봐도 대충 짐작 가능하실 거에요. 저도 캐스팅 땜에 본 드라마인데 많이 아쉽습니다. ㅠㅜ
2021.09.28 18:18
음 Undoing 본뒤라 별로 기대 안했지만, ... 무척 실망. 도대체 뭘 이야기 하고 싶은 건지 본인들이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혹시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 (HBO)보셨어요? 저한테는 올해의 드라마입니다.
2021.09.28 20:35
저번에 올리셨던 것 같은데? 하고 보니 아마존에서 띄엄띄엄 풀었군요. 남이 힐링하는 걸 보는 건 별로 힐링이 안 되는 경향이 있는 듯합니다.ㅎ
스포일러 보려고 클릭해도 안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