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08 02:19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고 얘기들 하는데 제가 이제까지 그랬나봐요.
요새 새로운 직장에서 일하면서 저에 대해서 몰랐던 걸 알게 됐거든요.
예를 들면 전 제가 내성적이고 낯을 많이 가리는 건 알았지만
사람 많은 걸 이 정도로 싫어하는 줄은 몰랐어요.
사람이 많아서 공간이 좁고 그래서 싫다는게 아니라
무리속에 있고 그 속에서 소통을 하는게 저한테는 너무나 부자연스럽고 불편한 일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예전에는 단순히 내가 좀 내성적이고 처음에 낯을 좀 가릴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들어서는 제가 아예 다수의 사람이 포함된 인간관계를 포기하고 거부하고 싶을 정도로 감당하지 못한다는 걸 알았어요.
감당이라는 건, 음, 긴장한다고 해야할까요.
맞아요. 긴장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아주 불편해요.
재미없는 책을 덮듯이, 컴퓨터 전원을 끄듯이, 꺼버리고 싶어져요.
(혼자 이게 아스퍼거 증후군이 아닐까 하면서 검색도 해봤어요;;
제 사촌동생이 자폐증인 아이가 있기 때문에 나도 유전적으로 그럴 가능성이 적지는 않다고 혼자 생각했지요;;)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삶을 생각해보니,
정말 전 단체생활에 만족한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단체생활이라는 게 결국 학교생활뿐인데
한번도 즐긴 적이 없었어요.
저는 저와 맞는 사람이 1명뿐이라도 그 1명이 있으면 즐거울 뿐,
반 전체와 친해지고 싶진 않았어요.
대학교때도 마찬가지.
몇몇 친한 녀석들만 친했고 같은 과라도 다른 사람은 본체만체.
지금 와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좀 부적응자의 느낌도 들지만;
그때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1대1의 관계뿐이라 편안한 대학생활이었습니다.
'사람은 변할 수 있다'고 장미빛 희망을 품은 적도 없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안 그래요. 체득했어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제 이런 성격도 변하지 않을 것 같아요. 아니, 안 변할 겁니다.
30년이 다 되도록 변하지 않은게 갑자기 변할 리가 있나요.
제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제가 최근에 발견한 이런 저의 성격이 사회생활에는 좀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전 학원강사로 일하고 있는데 솔직히 저 같은 성격의 소유자가 살아남기는 좀 힘든 곳이죠.-_-;;
그러난 전 누구나 그러듯이, 돈을 많이 벌고 싶고 여유롭게 살고 싶고 제 일에서 보람도 느끼고 싶단 말이죠.
결국 제가 하고픈 말은.
저같은 성격이신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
성격으로 인해 겪는 사회생활,인간관계에서의 어려움에 어떻게 대처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
지금 제가 일단 생각하고 있는 것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인데요.
'정신과' 말고는 딱히 상담받을 곳이 떠오르지 않네요.
상담받을 만한 곳에 대해서도 아신다면 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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