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와 짧은평] 기프트

2013.03.19 20:18

잔인한오후 조회 수:1208


목은 짧고 코는 무지하게 크고 목은 아예 없어보이는 사람이 장갑을 끼고 야구 트로피를 사랑스러운듯이 바라보며 꼼꼼히 닦습니다. 그리고 그는 닭장의 닭 두 마리 중 한 마리를 꺼내 목을 잘라냅니다. 바둥거리던 닭의 목은 잘려져 이리저리 튕겨나가다 닭장의 걸쇠에 맞아 그 안의 살아있는 닭이 풀려납니다. 사람과 살아있는 닭은 서로 쫓고 쫓기며 그 집안을 엉망으로 만듭니다. 방 안의 것들이 여기저기로 어지러지며 그런 난리 속에 야구 트로피에 달려있던 야구공이 날아가 도망가던 닭에게 삼켜집니다. 닭은 야구공을 힘겹게 식도로 내려보낸 후 항문을 통해 날려보내고, 그 야구공은 굉장한 속도로 날아가 집 앞 간판을 쓰러트립니다. 사람은 놀라서 잡은 닭을 떨어트립니다.


이후, 사람이 응원하는 경기장 중앙의 투수 자리에 닭이 야구공을 물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닭은 공을 집어삼킨 후 날려 상대를 삼진아웃시키고, 자랑스럽게 관객들에게 윙크를 날리며 영화가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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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닭이 죽어서 고기가 되는 것이 슬픈 일인지, 살아서 계속 공을 집어 삼키는게 슬픈 일인지 분간이 안 되서 불쾌했습니다. 이런 것이 선물이나 재능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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