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카리오

2015.12.04 14:26

잠시익명1 조회 수:2412

어제 밤에 보고왔는데 너무 분해서 자꾸 생각납니다. 

구려도 너무 구린 영화였어요. 

모 평론가님이 호평을 하셨길래 보러 갔는데 기분 정말 잡쳤어요.

모 페미니스트 포비아 분과 한동안 영화평론을 같이 하신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다분히 여성주의적 관점으로 쓴 분풀이성 스포일러입니다. 주의해주세요. 



여주는 FBI에서 에이스입니다. 

CIA의 마약조직소탕 작전에 공조할 일이 생기면서 영화가 시작해요.


근데 자칭 CIA 요원이 면접볼때 냅다

결혼했어요? 아이있어요? 물어봅니다. 


작전 떠나는데 아무리 물어도 남주들은 아무것도 안가르쳐줘요.

시계 작동원리를 알 생각일랑 하지 말고 시계바늘이나 보라는 둥 
같잖은 비유들은 역겨울 지경이었어요. 

아무것도 모른채 멕시코 후아레즈의 한복판을 끌려다니다가 돌아오니 
FBI 파트너인 흑형이 남주들 불러다가 대체 뭐하는 속셈들이냐고

사실대로 말하라고 각을 잡더군요. 그러니까 남주들이 술술 설명해줍니다;;; 

여주가 내내 캐물을 때는 콧웃음치고 있던 치들이에요;; 

게다가 저 흑형은 여주가 본인의 상관인데도 
눈썹 정리 좀 하라는 둥 옷 좀 갈아입으라는 둥. 브라 좀 새로 사라는 둥;;
맨스플레인 +성희롱까지. 

이쯤부터는 정말 너무나 불편해서 박차고 나가고 싶었습니다. 

결국 마약조직들이 여주 신상 알아내서 접근하고 단둘이 집으로 향하게 됩니다. 

섹스를 하려다 여주가 상황을 알아채자 힘으로 제압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개패듯 패고 찍어누르고 목을 졸라요.  
이 영화에 나오는 유일한 액션입니다. 남주들은 시시한 총격전 정도에요. 탕탕탕.  
여주는 맥없이 당합니다. 목을 조르는 장면은 진짜 공포스러웠어요. 
그때 남주들이 나타나서 구해주고ㅋㅋㅋㅋㅋㅋ 여주는 패닉이에요.  

여주의 외로움을 이용하는데 이게 미끼였어요. 아군과 적군 모두에게요. 

나오는 남주들이 파렴치한 살인들을 계속하는데 
이유를 물으면 다 가족의 생계 부양입니다. 

인질을 잡아 협박하면 아들만은 살려줘. 부인은 아웃 오브 안중이에요. 
협박한답시고 하는 소리 중에 
순순히 협조하지 않으면 니 딸을 20명에게 강간당하게 할거야. < 라는 대사는 정말 경악했네요. 



네. 남주는 결국 복수에 성공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화려한 저택의 보스 집에 경호가 딸랑 한 명 있나요? 이렇게 시시할 수가 없어요.

눈앞에서 참수당한 아내와 염산에 던져진 딸에 대한 트라우마는 얼마나 나불대는지 지겨워 신물이 납니다. 

하여튼 인물들이 하나같이 평면적이고 등신같아요. 


엔딩장면은 최고로 혐오스러웠어요. 

여주의 집에 무단 침입해서 총을 겨누고 

이 모든 작전 수행은 절차대로 수행되었다는 보고서에 싸인하라고 합니다. 

여주는 수척한 얼굴로 울기만 해요. 오프닝 설정은 FBI의 에이스 였다고요! 


널 보면 죽은 내 딸이 생각나 


멀쩡한 성인 여주라고요;;; 아내도 아니고 딸이라니;;; 

심지어 에밀리 블런트잖아요! 전장의 암캐는 어디로 갔냐고요! 

결국 여주는 지켜주고 보호해야할 대상이라는 도장을 쾅쾅 찍는 것도 모자라서 

넌 이 늑대의 세상에서 살아갈 수 없어. 여길 떠나. 작은 시골로 가.  

아 꼴마초 자식아. 아이고 혈압.

이 영화 전체적으로 반복해서 나오는 장면이 하나 있는데 
여주가 무기력하게 담배피는 장면이에요. 

작전출격 대기전, 총격전 직후, 목이 졸리고 난 후, 모든 일이 끝난 후. 

퀭한 얼굴과 텅 빈 눈동자로 담배를 뻑뻑 태웁니다. 

진짜 답이 없는 영화에요. 

이름이 있는 유일한 여배우가 여주 하나인 부분에서 

벡델테스트 1번부터 광탈각인데 제가 대체 무슨 기대를 했는지. 


아무튼 진짜 재미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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