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에 나라를 구한 사람

2010.10.04 19:43

와구미 조회 수:5595

낚시성 제목으로 보일 수 있겠네요.

 

매우 운이 좋거나 뜻밖에 횡재를 한 사람에게 '전생에 나라라도 구했나 보다'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 것을 봅니다. 여기에는 횡재는 선행에 대한 마땅한 댓가라는 권선징악적인 생각이 담겨있는 동시에, 선행 중 가장 큰 것은 나라를 구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담겨져 있죠.

 

왜 하필이면 가장 큰 선행이 나라를 구하는 것일까요. 그보다도 값진 행동들은 얼마든지 있는데 말이죠. 나라가 망한다고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요. 이건 아무리 봐도 아직도 널리 팽배한 국가주의적 사고 때문에 나올 수 있는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국가주의적 사고는 아직도 많은 한국인의 머리속에 뿌리깊게 박혀있죠. 비단 기성세대뿐만 젊은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매국노', '매국xx'라는 표현도 얼마나 자주 쓰나요. 별것도 아닌 행동에 '나라를 팔아먹을 짓'이라는 표현이 굉장히 자주 등장합니다. '나라 망신 시킨다' 라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이렇게 국가가 모든 가치의 위에 있어야 하고 조금이라도 그것을 욕되게 하면(실제로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도) 갖은 비난을 다 들어야 하나요.

 

국민교육헌장은 사실상 폐기되었고 국기에 대한 맹세도 이제 낭독하지 않지만,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은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살아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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