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또는 처음으로 배신당한 것 같은 기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어요.

 

제가 처음 아는 선배한테 어떤 프로젝트 제안을 받은게 7월이었어요.

그때 선배는 자기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있는데, 주변 사람들 중에 이 일을 할 만한 사람이 없고, 능력은 제가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며 제가 그 일에 적합하겠다는 판단이 들었다는 거였습니다.

선배는 구상중이던 프로젝트를 그때 저한테만 말해줬어요. 일단 비밀로 진행하고 나중에 공개하자고. 전 그때 얼떨떨했지만 선배를 믿었는데요.

 

9월이 되고 프로젝트 소식이 조금씩 알려지자,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 일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전 그때 한참 우울해 있었어요. 왜냐면 그때 제가 사람들한테서 들은 평가가, 선배가 제안한 일을 하기엔 부적합한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저한테 그런 평가를 한 사람들은 그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어요. 하지만 선배는 제가 그런 평가를 듣는 걸 알고 있었고요. 저는 사람들한테 그런 평가를 듣고는 있지만, 일을 하게 되면 정말 잘 해낼 자신이 있었어요. 사람들이 선입견을 지웠으면 했고...

 

프로젝트가 정식적으로 공개되자, 거기에 참여하고 싶다는 사람이 몇몇 있었어요.

그러자 선배는 공정한 심사로 팀원을 뽑겠다고 이야기했고요.

둘이서만 얘기했을땐 제가 특정한 역할을 담당하기로 되어있었지만, 공식적으로 발표해서 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생겼는데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죠.

그런데 하고 싶다고 했던 사람들은, 그 선배가 저한테 얘기하기를, 'A는 이런 장점이 있지만 내가 보기엔 능력이 달리고 그 일을 하기엔 별로다.' , 'B는 능력이 많이 부족하다.' 라고 평가했던 사람들이었어요.

그런데 선배는 저한테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생겼으니, 너도 열심히 노력해서 준비하라고 말했고, 저는 조금씩 불안했습니다.

 

결국 그 일에서 제가 하고자 했던 부분은, 다른 사람이 하도록 결정이 됐어요. 전 다른 부분을 맡기로 했고요.

애초에 그 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때 제가 하고 싶어했던 부분이 따로 있었기 때문에 전 맥이 빠져서 그 일을 하기가 싫었어요.

그래서 그 일을 하고 싶어했지만 선배의 판단으로 못하게 된 다른 사람에게 제가 맡은 일을 주는게 어떻겠냐고 이야기했더니, 그 사람은 착실함이 부족해서 안 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혹시 제가 맡은 부분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러는거냐고 묻는데 전 할 말이 없었고, 알겠다고 했습니다.

 

제가 서운한건 애초에 저한테만 이야기해서 기대하게 했다는 거고요. 그럴거면 굳이 처음에 저한테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통보했듯 동등한 방식이었다면 이런 기분은 안 들었을거에요. 제가 그 일을 할 능력이 되고, 제가 적격이라고 했던 말도 저는 믿었어요.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왠지 하겠다는 사람이 없을것 같아 그 선배가 사람이 아쉬워서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한거구나 싶고요. 심지어 그 일을 하기엔 별로라고 지목해서 평가했던 사람이 그 일을 하게된걸 보면요.

제가 배신감까지 느낄 이유가 있을까 싶지만 지금은 객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싶지가 않고, 너무 짜증이 나네요.

그 일을 하고 싶어하면서, 그 일로 배울 수 있을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기대하면서 주변의 친한 친구들 몇몇에게 이야기했던 것도 팔불출같은 짓이 돼버렸고요.

당연히 해야될 일로 계획되어있던 것이 무산되자, 이제는 다른 어떤 것을 성취해야할지 막막합니다.

 

7월 중순부터 있었던 일이라서 다 써놓고 보니 대하 드라마가 되었네요... ㅡㅡ;;

 

그리고 갑자기 어떤 웹툰에서 나왔던 말이 확 떠올라서요.

주인공이 자기 친구한텐가 했던 말 같은데요.

내게 이런 시련을 줘서 고맙다, 내가 꼭 성공해서 이런 너의 호의에 부응하겠다.

이런 말이었는데... 웹툰을 보던 당시에 깔깔대며 봤던 말인데 뭔가 지금 제 심정에 딱 맞는 인용구가 될것 같아요....ㅡㅡ;;

그 웹툰 상에선 이런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 코믹한 분위기였지만요... ㅡㅡ;;

이런 말이 나왔던 웹툰 아시나요? 그 에피소드가 뭐였는지도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다시 보면서 마음을 다스리고 싶어요.

최근 하는 일마다 안 되고 있는 저는, 어제부터 우울한 노래만 들으며 울상을 짓고 있어요. 요새는 표정관리도 안 돼서 얼굴에 싫은 티가 다 나고... 어제도 계획했던 일이 안 되는걸 확인하고 나오는데 갑자기 비까지 내리길래 집에 가는 길에 혼자 드라마를 찍었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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