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비바리움' 을 보고.

2021.11.29 15:57

thoma 조회 수:624

Vivarium, 2019

ed0360982ea02e2a8c22b10b1f6751bfc93394e6

로칸(로어칸? 로르칸?) 피네건, 아일랜드 감독이라고 합니다. 

드라마 '지옥'과는 비교가 안 되는 더 절망적이고 끔찍한 세계입니다. 감독이 상당히 비관적인 사람인가 봅니다. 

남녀가 중개인 소개로 어떤 동네로 갑니다. 거긴 완전 같은 생김새의 집들이 있고 그 중 한 집을 구경하는데 중개인은 사라지고 동네에 갇히는 내용이에요. 주변에 사람 흔적이 없다는 걸 빼면 완전 같은 집만 있다는 게 뭐 이상할 것도 없어요. 한국의 기존 고층아파트도 다 그러니까요. 

가상의 동네와 집과 가족을 구성해서 보여주는 것이지만 '보기에 따라서' 현대의 일상만 남은 현실이라는 것이 이 영화 속 상황과 크게 다를 게 뭐냐, 라는 시각을 가진 것 같아요. '집? 집을 원해? 옛다 집! 거기서 니네들이 뭘 하는지 보라고.' 

'뼈대만 추리면 이게 다야' 라는 소리를 하는 것 같습니다. 먹고, 자고, 생리활동하고, 애 기르고, 그리고 할 수 있는 걸 합니다. 하고 싶은 걸 하는 것이 아니고요. 남자가 우연히 손바닥만한 정원의 땅을 팔 수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차에 실린 자기 연장으로 땅을 팝니다. 땅 파는 걸 보자니 전염병 상황 때문에 최근 정원 관리나 식물 키우기가 유행이라는 게 떠올랐습니다. '이거라도 할 수 있는 것이니 하게 둬' 라고 남자가 말합니다. 사실 할 수 있는 걸 할 뿐이죠.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것도 자기가 배우고 자라면서 본 범위 안에서, 할 수 있겠다는 상상의 범위 안에서 가능한 것 같아요. 자기가 할 수 있는 걸 사브작사브작하면서 인생을 끝내는.

이게 다가 아닐 텐데...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써봤자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또 다른 가족들의 모습으로 보여 줍니다. 

아주 가끔 출근 준비 시간대에 화장실에 있으면 그런 생각이 들어요. '현재 이 위치에 사람들이 몇 명이나 있을까. 누군가 건물 단면을 잘라 볼 수 있다면 웃기겠다.' 싶은.

사람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기라고 하는데 이렇게 딱 눈 앞에 보여 주니 무시무시합니다. 생각할수록 갑갑한 영화라 추천하기 어려운 영화네요.

유일하게 좋았던 부분은 주연인 이모겐 푸츠를 알게 된 겁니다. 필모를 보니 출연 영화 중 본 영화도 있는데 기억이 안 나고 여기서 처음 제대로 보았는데 호감이 가는 배우네요. 뭔가 친구 삼고 싶은 타입? 그리고 케이트 윈슬렛을 닮았어요.

ba52334149c68dcb26035598e8c8539e6211bb83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081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989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0152
117914 [디플] 블랙홀(1979)... 어?? (스포일러?) [10] 가라 2021.12.06 469
117913 [넷플릭스] 틱,틱,,,,붐. 아, 딴 건 모르겠고. [18] S.S.S. 2021.12.06 720
117912 팬이 만든 린치의 <듄>확장판을 어제 봤습니다 [3] daviddain 2021.12.06 549
117911 박재동은 어디까지 가려는 걸까요 [3] 먼산 2021.12.06 1019
117910 (영화바낭)요 며칠 본 영화들(퍼팩트머더, 건파우더밀크셰이크 등...) [7] 왜냐하면 2021.12.06 435
117909 글쎄.. 제가 보기엔 민주당이 악수를 둔 것 같은데요? [30] 타락씨 2021.12.06 1940
117908 편견이 현상으로 드러났을 때 [20] 사팍 2021.12.06 937
117907 신정원 감독 별세... 향년 47세 [5] eltee 2021.12.05 780
117906 [바낭] 코로나와 학교 근황 [12] 로이배티 2021.12.05 746
117905 조동연님에게 사과의 말씀을 [1] 채찬 2021.12.05 728
117904 [드라마바낭] 짠내 & 떡밥 범벅 스릴러 '레프트오버' 완결까지 다 봤어요 [4] 로이배티 2021.12.05 505
117903 조동연씨 관련 속보 [8] 귤토피아 2021.12.05 1301
117902 영웅본색 (1986) [5] catgotmy 2021.12.05 286
117901 축구 ㅡ 트러플 감자칩 와그작거리고 있습니다 [3] daviddain 2021.12.05 258
117900 따돌려놓고 나가겠다니까 붙잡는 상사 적당히살자 2021.12.05 381
117899 직장에서 살아간다는 거... (인간관계) [3] Tuesday 2021.12.05 534
117898 2021 사사로운 영화 리스트 [6] 예상수 2021.12.05 508
117897 Once Upon a Time 2 [4] 어디로갈까 2021.12.05 452
117896 누구일까요? [9] 왜냐하면 2021.12.05 719
117895 돌싱글즈 보시나요? theforce 2021.12.04 38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