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19 22:13
승진이 되어서 좋은 점은 월급이 오른다는 것. 보통 일년지나 월급오르는 것과는 차이 나게 올랐습니다. 그리고 그 월급으로 오랫동안 하고 싶었는데 하지 않았던 걸 했죠. 청소도움 회사 서비스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이제는 꽤 오래전 이야기지만, 제가 처음 스웨덴에 왔을 때만 해도 청소 도움을 사용한다는 건 보통 사람들은 생각지 못한 일입니다. 우선 사회적으로 그런 곳에 다른 사람을 고용하는 것에 대한 반대감이 많았고, 인건비가 무척 비싸서요. 사실 그때 black work, 즉 세금을 내지 않고 지급을 받는 것, 이 성행해서, 집을 수선한다거나 이런 가사적일로 사람을 고용할 때 세금공제를 해주는 재도가 실행되었습니다. (그때 왜 세금이 부자들을 더 편하게 하는 데 사용되어야 하는 가? 신문 논설들을 읽었던 기억).
집이 정말 지저분합니다. 그냥 보면 볼만 하지만, 제 눈에 보이는 먼지, 때... 뭐 집안일을 하는 사람이 없으니 당연한 이야기이죠.
2주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청소를 하기로 하고, 그 전에 한번 대청소를 하기로 했죠. 그 날, 집에 돌아와 보니 아직도 청소 도우미 께서 일하고 계셨어요. 스웨덴어로 말을 건네니 아 스웨덴어 못한다고, 영어로 하시더군요. 짧게 이야기 하고 나서 부엌에 있는데, 선물이가 저랑 영어로 대화합니다. 제가 답을 하다가, 선물아 우리는 영어로 할 필요 없어 했더니 아이 답.
'Mom, she is here and she cannot Swedish so we speak in English'
우리의 대화가 그 사람에 대한 것도 그 사람이 들어야 할 것도 아니라는 걸 아이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같은 공간안에 있을 때 누군가와 벽을 만들지 않기 위해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겠다는 아이.
아이가 참 자랑스럽습니다.
2021.11.19 23:27
2021.11.20 16:12
저는 소위 inclusive pedagogy 대상인 아이가 타인을 포함하는 행동을 하는 데 감동받았어요
2021.11.19 23:29
2021.11.20 15:55
선물이의 공식 first name은 무려 세개인데, 하나는 부르는 이름, 하나는 아빠의 이름에서 따온 것 그리고 한국이름 선물 입니다. 제가 나중에 어른 되서 여권신청할때 분명 엄마는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긴 이름을 주었나 할거라고 생각합니다.
2021.11.20 01:13
2021.11.20 16:13
어떤 면에서는 보통 또래들 보다 훨씬 어린 생각을 하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어른 보다 더 성숙한 생각을 하고, 소중한 아이입니다.
2021.11.20 13:55
훨씬 더 오래 산 사람도 지나치기 쉬운 기분을 헤아릴 줄 아는 분으로 자랐군요. 뭐 하나 보탠 것도 없는데 저까지 자랑스러워요.
2021.11.20 16:14
아직 아이에요, "아는 분"이란 표현을 읽으니 제가 괜히 쑥스러워요. ㅎㅎㅎ
2021.11.20 15:08
기특하네요
2021.11.20 16:14
가르치지 않은 걸 알아 주어서 감사합니다.
2021.11.20 16:44
오히려 편하게 대화 하자고 일부러 스웨덴말로 하자고 하는 게 보통일 상황 같은데. 정말 생각이 깊네요.
2021.11.20 19:17
너무 사랑스러운 말이라 몇 년 만에 로그인(...)을 했다면 믿으시려나요... 핫핫. 가끔 아이들은 내가 생각치도 못한 말을 해서 깜짝 놀랄때가 있어요.
2021.11.22 09:07
해외 사는 사람으로서 말을 보태면 여러 언어를 하는 사람들이 어떤 언어를 어느 자리에서 사용하느냐가 배제와 포용의 선택이 되곤 하죠.
아주 어릴 때부터 선물군의 이야기를 따라왔는데 훌륭한 소년으로 크고 있어서 랜선 친척어른(?)의 느낌으로다가 뿌듯......하기까지는 좀 과하고.. 듣기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