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21 22:05
아까 치킨집에 앉아서 인생의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맥주와 함께 마셔버리고 있었는데 마침 음악방송을 하더군요.
먼저 AOA가 나와서 뭔가 응원 복장 같기도 하고 요즘 같은 날이면 강남 거리에서 자주 보이는 미인이긴 한데.. 화장 안하고 오후 두시에서 세시쯤 슬리퍼 끌고 돌아다니는 정체 모를 분들 같기도 한 복장으로 노래를 불렀어요. 언제부턴가.. 이런 장면은 뻔히 바라보기가 좀 난감한 사회적 압력 같은게 있습니다. 아저씨도 음악방송 좋아한다고 변명하기에 뭐한 느낌이랄까.
그 다음 순서로 소녀 시대가 옥수수 수염색하고 비슷한 머리를 하고 나와서 뭔가 신나고 귀엽고 애교스럽고 인생이 즐거워서 어쩔줄 모르겠다는 듯한 느낌으로 짧은 치마, 배꼽티 혹은 탱크탑 같은 것들을 입고 정밀 기계같지만 약간의 오차가 인간미를 더하는 춤을 추며 노래를 하더군요.
가게안에 신나는 음악이 흘러야할 이유가 별로 없었는지 볼륨은 죽여놔서 춤만 봤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느낌이 들었어요.
소녀시대는 아직 유효한 걸까? 뭔가 인지도도 있고 그동안 참 오래 춤추고 노래하기도 했고 요즘 나오는 아이돌에 비하면 완전 왕언니급이라 대기실에서도 인사받느라 고개가 뻣뻣할텐데.. 저렇게 열심히 춤추고 노래해도 되는걸까?? 직업이 가수, 그것도 댄스가수니까.. 은퇴하지 않는한 시지푸스처럼 춤추고 노래하고 애교부리고 귀여움을 떨어야겠지만.. 그리고 티비에서야 오래 나왔지만 실제로 나이들은 아직 발랄한 20대라 어색해하는게 이상할지 모르겠다만.. 왠지 어색하더라는 말이지요.
뭔가 글은 길게 썼는데.. 내용은 없군요. 그냥 오랫만에 본 음악방송도 소녀시대도 좋았다.. 정도로 정리하는게 납득하기 쉬운 결론이겠습니다 소녀시대를 끝으로 끝난 것 같아 너무 짧기는 했지만.. 별로 아쉽지는 않네요.
2015.07.21 22:37
2015.07.21 22:42
je suis madonna!
2015.07.21 22:38
2015.07.21 23:09
왠지 우울한 글입니다.
2015.07.21 23:09
2015.07.21 23:17
그러게말이에요. 사람한테 유통기한이 뭡니까 유통기한이. 남성들에게 확장된다고 해도 아직 여자에 비해 갈 길 멀었죠.
2015.07.21 23:39
뭐 그렇게 볼 수도 있고요. 국내 연예계에서 여아이돌과 남아이돌의 위치나 위상이 다르기도 하고요. 신화 같은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신화가 특이한 경우 아닌가요. 보통은 아이돌이라는 형태의 그룹들은 어려서 데뷔해서 활동하다가 나이 들면 어떻게든 해산하고 각자 활동하게 되는 게 일반적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2015.07.22 00:40
"소녀시대 언제 은퇴할까요" 라든가 "언제까지 인기 있을까요" 라고 쓰는 것하고, "유통기한"이라는 표현을 쓰는 건 다르죠. 야채나 생선도 아닌데 유통기한이라니. 일흔이 된 소녀시대 노래를 들으면 식중독에 걸리나요.
2015.07.22 07:24
2015.07.22 07:24
2015.07.22 07:37
2015.07.22 00:16
서른까지는 갈 듯
2015.07.22 01:45
소수를 바라보고 롱런하기에는 너무 대중적인 그룹이죠. 저는 얼마 안 남았다고 봅니다.
2015.07.22 03:45
심지어 소녀시대가 30대도 아닌데 티비에서 애교부리고 귀여움을 떠는 게 그리 이상한가요? 그것도 실제의 애교나 귀여움이 아니라 대중가요 속의 모션이나 춤을 얘기하시는 거잖습니까; 전 그런 식으로 걸그룹을 본 적이 없어 이글의 시선이 이해가 잘 안 가네요. 특정 연예인 보는 게 어색하단 글을 쓸 수야 있겠지만 사람에게 유통기한이라니.. 그건 일이고 직업이고 아이돌 그룹이니 언젠가는 해체되겠지만, 이글은 직업 차원이 아니라 사람 매력이나 생명력이 동이 나 없어지는 것처럼 표현하셨네요.
2015.07.22 05:49
2015.07.22 07:58
생각보다 많은 댓글에 좀 놀랐습니다. 혹시나 미숙한 글때문에 기분 나쁘셨던 분들께는 사과 드리구요. 사실 티비도 잘 안보는데다가 가요 프로그램도 오랫만.. 거기다가 소녀시대도 진짜 오랫만에 봤는데.. 뭔가 어색한 기분이 들어서 쓴글입니다. 저정도로 연륜이 있으면 다른 컨셉으로 나와야 되는거 아닌가 하는 위화감이랄까요. 특정한 개인, 혹은 여성으로써의 나이에 대한 시선이라기 보다는 소녀시대라는 네이밍, 소녀시대라는 그룹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의 유통기한이 이제 좀 지나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써본 글입니다. 혹시나.. 여성에 대해 나이들면 가치가 없어진다거나 유통기한이 정해져있다고 생각하는 그런 거라고 생각하고 기분 나빠하신 분이 계신다면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2015.07.22 08:09
댓글 쓰고보니 요 댓글과 찌찌뽕이 되버렸네요
너무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되요. 말씀하신 그런 의도로 오해 안하고 잘 읽은 사람도 많을거에요.
2015.07.22 11:52
222
2015.07.22 08:06
남녀 불문 아이돌의 유통기한이란 말은 자주 쓰이는 편이긴 하죠.
여기서 상품에 비유하는건 사람으로서의 아이돌 개개인이 아니라 아이돌을 통하여 외화되는 이미지, 여러가지 활동들 그리고 노래들이겠죠.
그러니 사람을 물건에 비유한다고 화를 내는건 그럴만한 사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절대적인건 아닌듯 합니다.
어차피 아티스트가 아니라 기획사의 매니지먼트에 의하여 만들어진 상품으로 시작되기도 하고
롱런을 한다면 만들어진 상품으로서가 아니라 자생적이고 지속적인 동력을 확보했다는 증거일 수 있겠네요.
전 다른건 몰라도 SM 소속 아이돌들은 공산품처럼 느껴져요. 백화점에 진열된 멋지구리 구리하지만 저는 별로 사고 싶지 않은....
특히 소시의 경우 상품으로 인식하는건 둘째 문제고 전 그들에게서 전혀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자아를 느낄 수가 없어요.
2015.07.22 08:25
아직도 '소녀시대' 라고 했을 때의 단어의 무게감이 상당하지 않나요? 기대하게 되고..
오래도록 보고 싶어요. 여전히 좋아요.
2015.07.22 08:45
예전같지 않죠. 신곡이 나올 때마다 듀게만 해도 뮤비가 걸리고 호불호 댓글들이 장난아니게 달렸었는데 PARTY는 뮤비 게시물 자체가 없...
한때 정말 빠소리 들을 만큼 팬질했던 저도 이제 느낌은 갤럭시 새 폰 나온다고 할 때와 비슷합니다.
뭔가 프리미엄 급이긴 한데 나온다 해도 별 관심도 없고 막상 봐도 감흥도 없고 그게 그거고.
제 폰에 소녀시대 노래들은 죄다 옛 것들이에요. 솔직히 PARTY 음원 올킬이니 뭐니도 다 언론플레이라고 생각합니다.
칼군무와 카리스마로 '얘네들 아니면 안돼!' 그런 느낌이 있었는데 요즘은 꼭 음악방송 맨 뒤에 나와야 할 급인가...싶네요.
2015.07.22 10:16
팬으로서, 그리고 자칭 페미니스트로서 '유통기한'이라는 단어에 욱하게 되네요. 그리고 아직 20대 중반밖에 안되었는데 '다른 컨셉'-이 무얼 말씀하시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소녀시대가 연차가 쌓였다고 꼭 그런 것만 해야 할까요? 지속적으로 보아온 팬으로선 천천히 소녀에서 성인여성으로 컨셉을 바꿔나가는 걸 알기에 더 의아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그런 의도는 아니시라지만 제목에 '소녀'와 '유통기한'이 함께 있는 건 여성의 나이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연관된 시선으로 읽히는 건 피하기 어렵겠죠. 위에서 언급한 마돈나만 해도 나이가 있다고... 어떤 라디오 채널에선 방송하기를 꺼려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는데 그게 생각나 더욱 씁쓸해 집니다.
2015.07.22 10:23
예쁘고 노래 잘하고 춤 잘 추는데 뭐가 문제일까요.유통기한이라니 단어 선택 참..-_-
2015.07.22 10:27
보아가 86년생이죠 ㅎ
2015.07.22 10:44
2015.07.22 10:48
2015.07.22 11:29
2015.07.22 13:10
58년생 마돈나도 무대에서 속옷만 입고 춤추고 노래하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