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 Soir, 프랑스어를 공부하시는 분들께 개인적인 질문 하나 드리고 싶어요.

무려 작년 3월부터 매일 꾸준히 성실하게 하시는 것만 해도 대단해요. 당연히 늘 것이라 생각하구요. 늘 시작할 땐 톱클래스지만 초급 이상 올라가면 지진아가 되는 저질 끈기를 가진 저는, 낭랑님이 존경스러운데요!

신상 털릴까봐 급 덧글 내용 지웁니다 :-)

인터넷 이용하면 프랑스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이 불어에 노출될 수 있어요. 모르는 내용이 끊임없이 나와서 힘들다고 하셨는데... 혹시 배우는 내용이 지나치게 문어적 표현이라거나 한 게 아닌가요? 먼저 구어체 프랑스어에 익숙해 지신 다음 고급 표현으로 넘어거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처음부터 문어적인 고급 표현 들어가면 어느 언어든 정말 힘들죠.

전 유튜브질하면서 맨날 불어 노래랑 뉴스 듣고 그래요. 위의 링크 걸린 것도 좋은 곳이고요. 정말 프랑스처럼 자기네 나라 언어를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소개하고 가르치는 나라도 드물 거란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만 먹으면 찾을 수 있는 자료가 방대해요.

어학이라는 게 체중감량과 비슷한 데가 있어서 하나의 왕도가 있다기보다는 사람마다 자기에게 맞는 방법이 다르다고 봅니다. 중장기적 목표로 하는 게 정확히 어떤 것인지를 말씀해주시면 조언하기가 쉬울텐데요. (유학을 가서 인문학을 전공하느냐, 미용-패션-요리 등을 전공하느냐에 따라 길이 완전히 다르죠.)
어쨌든 설사 방법이 잘못 되었거나 한쪽으로 치우쳐 있더라도 계속하면 느는 건 확실합니다. 예컨대 독해실력이 아주 높은 레벨까지 가면 작문도 어느 정도는 되고 회화도 의외로 조금씩 풀릴 수 있죠. 물론 읽기,쓰기,듣기,말하기를 동시에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요.
독해의 경우 잘된 번역본과 원전을 비교해보면서 꼼꼼히 백쪽만 읽어도 확 달라지고요. 초급 중급 과정에선 힘들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읽는 텍스트의 종류도 다양하게 경험하는 게 좋고요. 소설, 학술서/개론서, 신문기사 이 세가지만 경험해도 크죠.

회화가 지금 안 느는 것은 거의 당연한데요. 현실적으로 최선의 방법은 알리앙스를 1년 정도 다니는 겁니다. (1년 이상 다닐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게 비용과 시간 면에서 만만치 않죠. 더구나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1년을 계속 다니는 건 쉬운 일이 아니고요.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가 배울 때만 해도 2달 과정에서 첫 날 열다섯 명이 있으면 다음 주에는 여덟 명 정도로 줄고 3주차에 들어가면 네다섯 명만 남아서 두 달을 끝까지 채웠죠. 무조건 견디면 승리하는 건데 그게 쉽지가 않죠.) 알리앙스 1년 생존에 성공하면 일단 고급스럽진 않아도 (또 속어에는 약해도) 의사소통은 꽤 가능하니까요.

회화 실력이 어느 정도 올라가면 역시 일대일 교습이 좋겠죠. 의외로 한국에 와있는 프랑스 사람들이 꽤 있고 그 중에는 한국사람과 언어교환을 원하는 친구들도 있을 겁니다. 요즘은 연대 어학당 식으로 한국어 강좌 프로그램이 있는 대학이 꽤 있던데 그 중에 불어권 학생들도 있을테니 그런 곳에 가서 문의를 해보고 echange를 원한다고 방을 붙이세요. 매주 한두 차례 만나서 한 시간은 한국어로 한 시간은 불어로 얘기를 하는 거죠. 저만 해도 당장 오늘 우리집에서 저녁 먹고간 프랑스 친구가 신촌에 살고 한국말을 배우고 있거든요. 몇주 전에 서울대에 잠깐 갔다가 길을 잃어서 실수로 어학당 건물 앞으로 갔는데 거기도 불어권 애들이 꽤 있더라고요. 찾아보면 의외로 많습니다. 역시 제일 만만한 건 한국어 강의를 듣는 놈들이고요.

그리고 만의 하나 프랑스로 어학연수라도 떠날 생각이 있으시다면 일단 닥치고 알리앙스 반년은 한 후에 가시라고 하고 싶습니다. 알리앙스 반 년 + 어학연수 반 년이 그냥 맨땅헤딩식 어학연수 1년보다 나은 경우가 많거든요. 알리앙스가 비싸봤자 어학연수 생활비에 비하면 껌값이고요.

더 많은 상담을 원하시면 쪽지 주시고요.